전략 수정한 洪…복당문 활짝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윤동주 기자 doso7@

[아시아경제 성기호 기자]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바른정당을 탈당한 남경필 경기지사와 김세연 의원의 복당을 받아들이기로 했다. 바른정당 탈당파의 한국당 추가 복당에 부정적 태도를 취해오던 홍 대표가 노선을 급선회하면서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정치권은 홍 대표의 태도 변화가 올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인물난이 해소되지 않았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인재 영입이 더뎌지면서 대대적인 전략 수정이 불가피해졌다는 설명이다. 아울러 국민의당과의 통합을 반대해 지난 9일 바른정당 탈당 의사를 밝힌 두 사람은 올 지방선거에서 야권의 유력한 카드로 꼽힌다. 이들의 입당이 한국당의 인물난을 해소하면서 동시에 지방선거 승부처에서 든든한 뒷심을 제공할 것이란 얘기다.

김 의원은 이날 탈당계 제출 직후 한국당에 복당 신청을 했고 남 지사도 조만간 복당을 신청할 것으로 알려졌다.

홍 대표는 두 사람이 탈당 선언을 한 뒤 "정당 선택에는 자유가 있다"며 "한국당은 들어오시려는 분들을 배척하는 정당이 아니다"라며 사실상 복당 수용 의사를 밝혔다.

홍 대표는 지난달 말까지만 해도 남 지사에 대해 "얼마든지 시간이 있다. 이번에 당을 위해 한 번 쉬고 중앙 정치권에 자연스럽게 돌아와야 한다"며 "경기도 사람들의 자존심을 살려 줄 수 있는 후보를 낼 것"이라고 언급했다. 남 지사가 아닌 새로운 인물을 공천할 것이란 뜻이었다. 김 의원에 대해서도 홍 대표는 같은 입장을 취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홍 대표는 최근 대구ㆍ경북(TK)과 충남ㆍ대전 등을 돌면서 인재 영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번 지방선거는 단순히 시장ㆍ군수ㆍ지방의원을 뽑는 선거가 아니라 자유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한 것으로 전 지역을 석권해야 한다"고 말했지만 정작 인재 영입이 차질을 빚고 있다. 다른 때 같으면 지방선거를 앞두고 한국당 후보로 출마하기 위해 유력 인사들의 입당과 출마 선언이 이어졌지만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 대구ㆍ경북지역을 제외하면 아직까지 출마 희망자를 손에 꼽을 정도다. 문재인 대통령과 여당의 지지율이 고공비행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홍 대표가 염두에 둔 것으로 알려졌던 홍정욱 전 의원과 장제국 동서대 총장, 안대희 전 대법관 등도 잇따라 불출마를 선언했다.

경기도의 경우 상황은 더욱 꼬였다. 홍 대표가 영입을 추진해온 최중경 전 지식경제부 장관은 출마 의사를 밝히지 않고 있다. 지방선거를 앞둔 야당의 입장에서 경기 지역은 '험지 중의 험지'로 꼽힌다. 이재명 성남시장과 전해철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 여권 후보가 강세를 띤 탓이다. 이런 상황에선 현역인 남 지사를 외면하기 없었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김 의원의 복당은 부산시장 선거를 염두에 둔 포석이란 해석이 제기된다. 부산은 한국당 소속인 서병수 현 시장이 버티고 있지만 홍 대표가 서 시장의 재출마에 부정적인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 의원은 본인의 의사와는 상관없이 그동안 야권의 유력 부산시장 후보로 거론돼 왔다. 이에 대해 김 의원은 "거기까지 생각해볼 겨를이 없었고 지금 말씀드릴 것은 아닌 것 같다"고 선을 그은 상태다.

성기호 기자 kihoyeyo@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