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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방송'에 나온 성소수자 토크쇼,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최종수정 2018.01.11 15:39 기사입력 2018.01.10 11:45

(사진=EBS '까칠남녀' 방송장면 캡쳐)
(사진=EBS '까칠남녀' 방송장면 캡쳐)




[아시아경제 이현우 기자] 교육방송 EBS가 때아닌 '성(性)소수자' 논란에 휩싸였다. EBS가 지난해 3월부터 시작한 국내 첫 젠더 토크쇼인 '까칠남녀'의 특집편으로 방영한 '성 소수자편'이 방송된 이후부터다. 지난달 25일과 지난 1일 2회에 걸쳐 나간 이 특집편 방송 이후 기독교 단체들은 물론 학부모 단체들의 시위가 이어지고 있다.

EBS의 경기도 일산 사옥 앞에는 까칠남녀 프로그램의 폐지 및 동성애 옹호를 반대한다는 시위가 계속되고 있다. 지난 5일에는 일부 학부모 단체 시위자들이 EBS 사옥 로비에 뛰어들어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해당 방송 이후 '전국학부모교육시민단체연합', '공교육살리기학부모연합', '우리아이지키기학부모연대' 등 학부모 단체들은 집회를 예고했으며 까칠남녀의 프로그램 게시판에도 방송폐지를 요구하는 게시글들이 숱하게 올라왔다. 심지어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도 해당 프로그램의 폐지를 요구하는 청원글들이 쇄도하고 있다.

까칠남녀는 EBS가 지난해 3월부터 매주 월요일 밤 11시35분에 방송하는 토크쇼로서, 피임이나 낙태, 페미니즘, 졸혼 등 성과 관련된 민감한 이슈에 대해 토론하는 젠더 토크쇼다. 우리나라에서는 처음 시도되는 토크쇼 장르로, 일상 속에서 무심코 지나친 성(性)에 대한 고정관념과 성역할에 대한 갈등 등을 보다 부드러운 형식으로 풀어본다는 취지에서 시작됐다. 워낙 민감한 주제들을 다뤄 방영되는 내내 여러 논란에 휩싸였지만, 성소수자 특집이 방송된 이후 더 큰 반발을 받고 있다.

성소수자에 대한 시각은 우리사회에서 상당히 민감한 주제 중 하나다. 급격한 사회변화에 따라 인식이 많이 달라지긴 했지만, 성소수자에 대한 사회적 시선은 여전히 부정적이다. 더군다나 아직 성 정체성이 확립되지 않은 미성년 학생들에게 성소수자 문제를 어떻게 가르칠지는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인 숙제로 남아있다. 영국 교육부가 지난해 말, 2019년부터 초·중등학교 수업시간에 성소수자 관련 내용을 정식으로 다룰 것이라 밝히면서 논란은 더욱 확산되고 있다. 미성년 학생들에게 가르칠 경우 나타날 문제점도 만만찮게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더구나 각국마다 지니고 있는 사회문제, 문화적 성숙도, 종교, 가치관, 문화적·세대적 차이 등을 모두 포함하고 있는 문제라 단순히 국제사회의 보편가치라는 '다양성의 가치'만을 내세워 일방향적으로 성소수자에 대한 사회적 시선을 바꿔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대단히 어려운 상황이다.
(사진=EBS '까칠남녀' 방송장면 캡쳐)
(사진=EBS '까칠남녀' 방송장면 캡쳐)


학부모 단체들이 특히 반발하는 이유는 아직 '성 정체성' 등이 확립되지 못한 사춘기를 지나고 있는 초·중등학생들이 많이 보는 '교육방송'에서 직접 커밍아웃을 한 성소수자 대표들이 교복을 입고 나와 성 소수자 옹호 및 차별금지 발언, 성적으로 내밀한 이야기들을 했다는데 있다. 이것이 교육적으로 전혀 도움이 되지 않을 뿐만 아니라 학생들의 성 정체성에도 혼란을 줄 수 있다는 것이 학부모 단체들의 주장이다.

해당 방송에 출연한 게스트들은 4명으로, 성소수자를 대표하는 단어 중 하나인 LGBT(레즈비언·게이·바이섹슈얼·트렌스젠더)에 각각 해당하는 게스트들이 등장했다. 레즈비언 대표로는 서울대학교 전 총학생회장 김보미씨, 게이 대표로는 퀴어문화축제 조직위원장 강명진씨, 양성애자 대표로는 섹스 칼럼니스트 은하선씨, 트랜스젠더 대표로는 박한희 변호사가 출연했다. 특히 JTBC의 인기 예능 프로그램인 '아는형님'의 컨셉을 따와 교실 모습의 세트장과 교복을 입은 출연진들이 나이와 경력, 분야를 떠나 모두 친구라는 설정으로 경어를 쓰지 않고 진행된 것이 특징이었다.

하지만 출연진 전원이 교복을 입고 나온 것이 오히려 논란이 됐다. 동성애자들이 교복을 입고 나와 학생들에게 교내 '동성욕'을 부추기는 분위기를 자아내는 것이 문제라는 질타를 받은 것이다. 성 소수자 대표로 나온 게스트들로부터 최대한 진솔한 이야기를 끌어내겠다는 일환이었지만, 학부모 단체들을 더 자극하는 요인이 됐다.

방송에 나온 일부 발언들의 경우, 논란의 대상이 되기도했다. 양성애자 대표로 나온 작가 은하선씨가 "지금은 여자 애인과 살고 있는데 다른 이성으로 갈아탄 적도 있다"고 한 발언이나 방송 도중 나왔던 "국내에도 성중립 화장실이 필요하다" 등의 내용이 도마 위에 올랐다. 일부 선정성 시비가 붙은 내용들을 제외하면, 전반적으로 성 소수자의 개념, 사회적 논란, 성적 지향성과 사회적 차별 및 편견 등 무거운 주제들에 대해 세분화시켜 설명하면서 차분한 분위기를 유지하는 모습을 보여줬지만, '교육방송'이란 타이틀에 요구되는 공익성에 완벽하게 부합됐는지 여부는 계속 논란이 될 전망이다.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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