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입사원, 회사 고를 때 ‘연봉’보다 ‘근무시간 보장’ 더 많이 본다
[아시아경제 윤신원 기자] 최근 일과 삶의 균형을 의미하는 ‘워라밸(Work and Life Balance)’이 기업문화의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다. 입사하자마자 퇴사를 준비하는 이른바 ‘퇴준생’이 늘어나면서 기업들이 근무환경 개선을 통한 ‘임직원 사수하기’에 나선 것이다.
기업들은 워라밸 열풍에 동참하는 것은 임직원들에게 ‘휴식이 있는 삶’을 제공하면서 업무 생산성과 효율성을 향상시키기 위한 목적이라고 얘기한다. 하지만 과거 기업들은 일찍 와서 늦게 가는 직원, 야근이 잦은 직원, 휴일에 출근하는 직원들을 소위 ‘좋은 직원’이라고 여기는 경향이 컸다. 왜 기업들이 태도를 바꾸고 직원들에게 ‘워라밸’을 권할까?
‘젊은 퇴준생’을 잡기 위한 기업들의 전략이다. 최근 20~30대 사이에서는 퇴직을 준비하는 ‘퇴준생’이 많아지고 있다. 한국경영자총협회가 전국 306개 기업을 대상으로 ‘2016 신입사원 채용실태 조사’를 실시한 결과 대졸 신입사원의 1년 내 퇴사율은 무려 27.7%로 나타났다. 험난한 취업 환경에서 어렵게 직장을 얻었지만 입사하자마자 퇴사를 준비하고 1년 안에 회사를 떠난다는 얘기다.
김난도 서울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1988년부터 1994년생의 갓 사회에 진출한 젊은 직장인을 ‘워라밸 세대’로 규정했다. 김 교수에 따르면 워라밸 세대는 안정성, 보수, 승진을 우선 시 하던 부모세대와 달리 자신의 삶을 희생하고 싶어 하지 않는 것이 특징이다. 또 이런 세대가 앞으로 사회적 영향력을 가장 많이 발휘할 세대로 보기 때문에 기업들이 2030세대들의 요구를 무시할 수 없는 상황이 된 것이다.
기업들이 내세운 ‘업무 효율성 강화’라는 측면도 맞는 얘기다. 일찍이 유연근무제를 도입한 기업들은 제도 시행 이후 직원들의 근무 만족도와 업무 집중도가 높아졌고 업무 생산성 강화에 도움이 됐다고 평가했다. 실제 대한상공회의소와 맥킨지가 직장인 4만951명을 조사한 결과 주 2~3일 야근하는 직장인의 업무 생산성은 57%인 반면 주 5일 야근하는 직장인은 45%에 불과했다. 즉 과한 노동은 오히려 업무 생산성을 저하시키는 요인이 될 수 있다.
이런 2030세대의 새로운 사고방식은 기업들이 직원들을 대하는 태도를 전반적으로 바꿔 놓고 있다. 근무시간 뿐 아니라 불필요한 회의나 관행적인 회식, 군대식 조직 문화 등을 지양하는 점도 같은 맥락이다.
윤신원 기자 i_dentit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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