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현상은 20∼40대 나이대에 주로 나타나고 있는데, 이 때문에 지난해 말과 올해 초 사이에 송년회나 신년회가 1년 전에 비해 40% 쯤 줄었고, 지난 5년 동안 해마다 줄어왔다는 통계를 볼 수 있다. 물론 동아리ㆍ동창회 모임도 그에 따라 줄었다. 심지어는 젊은 부부가 아이를 얻었을 때 하는 돌잔치나 집을 샀을 때 하는 집들이도, 실제로 하지 않고 대신 소셜 미디어로 사진을 찍어 내보내고 만다.
그들은 이른바 '디지털 세대'다. 누구와 여럿이 함께 하는 것이 분명한데, 그 기기 자체를 남과 함께 사용할 수 없다. 다시 말해 늘 혼자서 사용해야만 하는 기기를 가장 잘 이용하는 세대라는 뜻이다. 인터넷은 스스로를 고립시켜 1인의 성을 갖게 해주는 기기다. 그들은 제 성 속에 사는 데 아주 익숙해져 문을 열고 밖으로 나가기가 싫고 두려울 수밖에 없다. 겨우 '밥벌이'를 위한 때를 빼면 그렇게 사는 것이 안전하고 평화롭다고 여길 수밖에 없다. 그래서 이웃사람은 '먼 그대'고 동료는 '위험 인물'이 된다. 이웃의 현관문 안에 들어서기가 음식 배달원보다 어려운 사람들이다.
사람이 모여 사는 이유가 어디에 있는가. 서로 다른 생각을 교류하기 위해서다. 다른 생각들의 만남으로 '창의'가 이루어진다. '인성'이 닦인다. '창의'와 '인성'은 곧 발전의 시작이다. 그런데 소셜 미디어는 자기와 비슷한 생각을 가진 사람들하고만 소통한다. 조금만 생각이 다른 사람이 나타나면 벌떼처럼 덤빈다. 폭력성이 극대화 된다. 그렇게 '좋아요'를 눌러주는 사람들끼리 모이다보면, 그 생각이 전체 의견이고 맞는 의견이라고 착각할 가능성이 아주 커진다. '국민의 뜻'이 따로 있는데 전체 의견에 맞는 의견이라고 믿고 행동하는 정치인이 있다면 그 결과가 어찌 될까. 20∼40대 나이대 사람들은 그렇다고 하자. 그럼 10대 앞뒤의 소년들과 유아들의 실태는 어떤가. 젖만 떨어지면 휴대전화를 장난감으로 받아서 울음을 그쳤던 이들은, 앞으로 어찌 될 것인가. 눈앞에 그들보다 열 배는 더한 모습이 그려진다.
이상문 소설가ㆍ전 국제PEN한국본부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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