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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남대 폐교 논란]①학교와 학생의 ‘동상이몽’…재학생vs편입생 편가르기 부추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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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불이익 없게 하겠다” vs 재학생 “학교 측의 일방적 통보”

전북대학교 정문 [이미지 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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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윤신원 기자] 최근 전북대학교에 재학 중인 A씨는 서남대학교 의대생이 대거 특별편입된다는 소식을 접하고 망연자실했다. 지난해 12월 폐교가 결정된 서남대 학생 186명이 전북대로 편입하는데 이중 177명이 의대생이라는 것이다. 평소에도 600명이 넘는 의대 재학생들조차 감당하기 어려웠던 열악한 강의실과 기숙사에 170명이 넘는 인원들이 추가되면서 겪을 불편함이 문득 스쳤기 때문이다.

A씨는 “학교 측에서 학습 공간 확보를 위한 시설 확충을 약속했지만 당장 몇 년 동안의 불편함과 희생은 피할 수 없다”며 “특히 지금도 얼마 되지 않는 실습 기회도 줄어들고 인턴과 레지던트 정원 비율 감소로 결국 재학생들에게 피해가 돌아간다”고 했다. 또 “학교 측은 재학생에 불이익이 없도록 하겠다고 하면서도 학내 기숙사 대동관과 평화관도 편입생을 우선 입주시키겠다고 통보했다”며 “이는 의대생뿐만 아니라 전북대 재학생 모두 불이익을 받는 것이 아니냐”고 지적했다.
타과에 재학 중인 B씨는 “학교 측의 입장문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알게 됐다”며 “기숙사 관련 사항은 타과 학생들도 알아야 하는 사항이지만 우리는 이런 메일조차 받아보지 못했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또 “최근 학교가 학생들의 (통학)거리와 성적을 고려한 기숙사 입주 조건으로 변경했는데 서남대 의대생들의 우선 입주는 형평성에 어긋난다”고 했다. 그러면서 “학교 측의 무책임한 대거 편입생 수용과 재학생들과 소통 없는 무조건적인 희생 강요는 편입 이후 전북대와 서남대 편 가르기를 부추기는 셈이다”고 우려했다.

이처럼 전북대 내에서는 학교 측과 재학생들이 갈등을 빚고 있다. 학교 측이 지난달 폐교 명령은 받은 서남대 학생 일부를 받아들이기로 결정한 이후부터다. 국립대는 사립대와 달리 교육의 공공성을 지켜야 할 책무를 져야 하는 측면이 있다. 이와 관련해 재학생들이 요구하는 사항을 적극 수용하겠다고 밝혔지만 재학생들은 학교 측의 일방적인 통보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특별 편입을 실시하기로 한 다른 대학들도 비슷한 갈등을 겪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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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서남대 학생들도 갑작스러운 폐교 소식에 혼란스러운 상태다. 대학 폐쇄 명령을 받은 직후부터 서남대 교직원들은 일괄 사표를 제출했고 학사 업무도 중단했다. 기말고사 성적 처리가 제대로 되지 않아 재학생들은 일괄 유급될 상황에 몰리고, 예비 졸업생들은 졸업을 못할 위기에 처했다.
전북, 충남 지역 32개 대학은 서남대 재적생 2030여 명(대학원생 포함)의 학습권 보장을 위해 동일 혹은 유사 학과로의 특별 편입 기회를 제공했지만 서남대 학생들도 불편하기는 마찬가지다. 하루 아침에 자신의 학교가 공중 분해될 위기에 놓인 데다 편입의 문을 열어 준 대학의 재학생들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 주변 학교에 유사 학과가 없는 학과에 재학 중이던 서남대 학생들은 갈 곳 잃은 신세가 됐고 편입 예정인 학생들도 서류를 떼어 줄 직원이 없는 곤란한 상황이다.




윤신원 기자 i_dentit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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