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현우 기자] 북한이 3일 판문점 연락채널을 다시 개통하겠다고 밝히면서 그동안 경색되던 남북간 대결구도에 변화의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다. 특히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 이후에도 대북제재 속에 한국정부를 줄곧 '괴뢰정부', '괴뢰패당' 등으로 표현하던 것을 순화해 '남조선 청와대', '문재인 대통령' 등으로 표현했다. 북한이 우리 정부와 대통령에 대해 이처럼 순화된 표현을 쓴 것은 노무현 정부 이후 처음이다.
이날 북한은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이 조선중앙방송에 출연해, 김정은 노동당위원장의 위임에 따른 입장을 발표하면서 "평창올림픽경기대회 대표단 파견 문제를 포함하여 해당 개최와 관련한 문제들을 남측과 제때에 연계하도록 3일 15시(서울시간 3시30분)부터 북남 사이에 판문점 연락통로를 개통할 데 대한 지시를 주셨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이 직접 평창 동계올림픽 대표단 파견 의사를 밝힌 신년사에 대해 청와대가 환영의사를 밝히고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일 국무회의에서 지지와 실무대책 수립을 지시한 것에 대한 화답으로 풀이된다.
사실 북한의 대남 비방 수위는 우리나라 정권에 따라 변해왔고, 특히 남북간 대결국면이 강화된 정부시기엔 격한 표현들을 사용해왔다. 전두환·노태우 전 대통령 시기에는 '파쇼도당', '괴뢰도당', '부정부패 왕초', '역도' 등 매우 과격한 수식어를 썼다. 김영삼 전 대통령에 대해서도 '정치매춘부', '정치협잡배', '사대매국노', '문민역도' 등의 거친 표현을 거리낌없이 사용했다.
표현이 잠시 유화적으로 변했던 것은 김대중 전 대통령 시기였다. 이때도 6.15 공동선언 이전까지는 '파쇼광신자', '괴뢰통치배' 등 비방 일색이었다가 2000년 6·15 공동선언 이후 '남조선 집권자'로 순화됐다. 노무현 전 대통령 시기에 이르러서야 직접적으로 이름을 거명하며 비난하는 걸 자제해왔다.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
꼭 봐야할 주요뉴스
"학교 다니는 거 의미 없어" 그만뒀더니…3배 더 ... 마스크영역<ⓒ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