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베이징=김혜원 특파원] '중국의 일론 머스크'로 불리던 젊은 사업가의 야망이 일장춘몽에 그칠 처지다. 미국 테슬라에 대항하는 전기차를 만들겠다는 꿈은 여전히 포기하지 않았지만 근간 사업이 완전히 망가졌다. 지금으로부터 14년 전 비디오 스트리밍 서비스 업체로 출발해 스마트폰과 TV, 가상현실(VR), 엔터테인먼트 등 전방위로 사업 저변을 넓힌 정보기술(IT) 기업 러스왕(樂視網 ㆍ영문명 LeEco)의 창업주 자웨팅(賈躍亭) 얘기다. 전도유망했던 사업가 자웨팅은 현재 전기차 사업을 핑계로 미국에 머물고 있지만 막대한 부채를 해결하지 못해 본국에 돌아오지 못하는 사실상 도피 신세다.
자웨팅이 이끈 러스왕의 성장 스토리는 비디오 대여 업체에서 시작해 '콘텐츠 공룡'으로 거듭난 넷플릭스와 닮았다는 평을 많이 받았다. 그러나 문어발식 무리한 사세 확장은 결국 악성 부채를 양산했고 주식 매매 정지와 자산 동결로 이어져 수십만명이 투자 손실을 입기에 이르렀다. 자웨팅의 아내 간웨이는 자신의 웨이보에 "러스왕의 부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면서 "총 97억위안(약 1조5900억원)에 상당하는 러스왕 지분을 매각했으며 이 자금을 절대로 개인적 용도로 쓰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자웨팅과 그의 가족이 러스왕 자금난 해결에 나섰지만 자웨팅의 미국 체류는 더 길어질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중국 사법 당국이 그의 위법 혐의를 잡더라도 미국과 중국이 범죄인 인도 협약을 맺지 않은 탓에 강제 송환할 길이 마땅찮기 때문이다. 중국 광둥성 광저우 소재 로펌 번번의 류궈화 변호사는 SCMP와의 인터뷰에서 "증감회가 한 때 가장 핫한 블루칩이었던 러스왕에 대한 조사를 검토하기 시작했지만 중대 위법이 확인되더라도 자웨팅을 본국으로 송환할 법적 구속력은 없다"고 말했다. 자웨팅이 재기의 발판으로 삼고 경영에 참여 중인 미국 전기차 회사 패러데이 퓨처도 자금난에 허덕이는 것으로 전해졌다.
베이징 김혜원 특파원 kimhye@asiae.co.kr
꼭 봐야할 주요뉴스
"살 빼려고 맞았는데 아이가 생겼어요"…난리난 '... 마스크영역<ⓒ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