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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군이 남긴 정신, 글씨로 마음에 새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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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중앙도서관, 선군유권 등 희귀본 26종 87책 공개

선군유권 [사진=국립중앙도서관 제공]

선군유권 [사진=국립중앙도서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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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세영 기자] “평생에 있어 사랑하는 일은 선현의 글을 읽는, 독서하는 것이다.”
'선군유권(先君遺卷)'의 여러 시문들 중에서도 그 뜻이 가장 함축된 글귀다. 선군유권은 17세기 조선 14대 임금 선조(1567~1608)의 서자(12자)이자 광해군의 이복동생인 인흥군 이영(1604~1651)의 시문집을 큰 아들인 낭성군 이우(1637~1693)가 필사한 책이다.

국립중앙도서관은 ‘소장 선본(善本) 컬렉션’ 전시를 통해 선군유권 등 예술적·학술적으로 가치가 높은 책 스물여섯 종 여든일곱 권을 2일부터 2월 25일까지 전시한다. ‘아버지의 문집’이라는 뜻의 선군유권은 일반에 처음 공개되는 것으로 현존 유일본이다. 6층 고문헌실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볼 수 있다. 전시는 고서, 고지도, 고문서, 고서화 등 네 부문으로 나뉜다.

선군의 뜻을 정성스럽게 써내려갔다. 안혜경 고문헌과 학예연구사는 “아들 이우가 글씨를 깔끔하게 잘 쓰는 것으로 당시에도 유명했다. 아버지의 글을 정리·편집한 것인데 왕자의 문집이 많이 남아 있지 않은 점에서 그 상징성이 크다”고 했다.
옛 서화책 중에는 정조(1752~1800)가 원손 시절 8살 때 쓴 글씨인 ‘정종어필’도 인상적이다. 사군이충(事君以忠·충성으로써 임금을 섬긴다)’ 등의 세속오계 교훈을 담은 것인데, 한 면 가득히 큰 글씨임에도 힘 있게 뻗었다.

이외에도 18세기 영조(1694~1776)가 국가재정의 용도를 정한 ‘탁지정례(度支定例)’ 간행을 기념하기 위해 친필로 쓴 ‘영조어필’을 비롯해 1466년 왕명문서로 도서관이 소지한 것 중 가장 오래된 교지(敎旨·국왕이 신하에게 내려주는 문서)도 볼 수 있다.

19세기 조선의 여권으로 영어, 불어, 한문으로 기입된 ‘집조(執照)’, 김정호의 필사본 ‘대동여지도’, 윤두서, 정선, 심사정의 그림을 모은 ‘삼재화첩’ 등 주제별로 희귀 자료들을 모아 눈길을 끈다. 안 학예연구사는 “선본자료를 통해 우리나라 인쇄기술 수준과 기록문화유산의 가치를 재조명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한편, 국립중앙도서관은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된 ‘동의보감’과 우리나라의 우수한 금속활자 기술을 보여주는 ‘십칠사찬 고금통요’ 등 열종의 국가지정문화재를 포함한 고문헌 28만 책을 소장하고 있다. 지정 문화재 등 일부 자료는 영인본으로 전시된다.




김세영 기자 ksy123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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