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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만리]강인함 품은 백두대간, 금빛 기운 물결친다

최종수정 2018.01.03 11:00 기사입력 2018.01.03 11:00

평창 올림픽의 해, 사람 사는 냄새 그득한 강원도로 떠나는 새해 첫 여정

2018 평창 동계올림픽의 해가 밝았다. 민족의 영산인 강원도 태백산에서 바라본 무술년 새해의 아침, 동계 올림픽 성공을 기원하듯 금빛 물결을 닮은 백두대간의 강인한 봉우리들이 아침노을에 빛나고 있다.

 

고성 대진항의 아침

 

고성 공현진의 일출...평창 올림픽의 해 성공적인 개최를 기원한다

 

 

태백산의 아침
동해 논골담 마을 풍경

 

고성 대진항의 아침

 


[아시아경제 여행전문 조용준기자]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의 해가 밝았습니다. 전 세계인의 겨울축제를 준비하는 강원도는 희망을 품고 무술년을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여행만리의 새해 첫 여정지도 강원도입니다. 사람 사는 냄새 그득한 강원도의 매력은 수 없이 많습니다. 분주한 삶의 현장인 항구와 장엄한 일출이 새해 여정으로 그만이겠지요. 먼저 최북단 고성입니다. 고기잡이에 나선 배들이 밝힌 불빛이 수평선을 물들입니다. 그물을 걷어 올리는 어부의 주름진 얼굴에 미소가 번집니다. 금빛 햇살을 따라 항구로 돌아온 뱃사람들이 금싸라기 같은 생선들을 쏟아냅니다. 펄떡 펄떡 기운을 토해냅니다. 아침을 가르는 경매 소리와 어부들의 바쁜 손길들로 포구는 시끌벅적합니다. 새해 첫 경매장은 갓 잡아 올린 생선처럼 싱싱하게 살아 움직입니다. 이것이 강원도 동해안의 아침풍경이자 '사람 사는 냄새' 입니다. 이뿐만 아닙니다. 태백산에 오르면 백두대간의 고봉들이 어깨와 어깨를 맞대는 파노라마는 장관입니다. 주목이 하얀 눈을 이고 선 모습은 자연의 신비로움을 품고 있습니다. 애국가에 등장하는 동해 추암의 해돋이는 또 어떻습니까. 이처럼 매일 매일 뜨고 지는 게 해이지만 모두가 생각하는 똑 같은 해는 아닐 것 입니다. 최북단 항구에서 시작해 남단 삼척을 지나 태백산 정상에서 기운찬 한 해를 열어 보는 것 은 어떨까요. 동계올림픽의해 강원도로 떠나는 새해여정은 그래서 남다릅니다.

 

◇고성-삶이 펄떡이는 그곳, 동해안 최북단 대진항의 희망
고성 대진항은 동해안 최북단 항구다. 사철 내내 어항 특유의 활기가 넘쳐난다. 일출명소인 정동진이나 추암에 비해 여유롭게 환상적인 해돋이를 만끽할 수 있다.

 

이른 새벽 대진항 너머 수평선 위로 고기잡이에 나선 배들이 밝힌 불로 바다는 불야성을 이룬다. 수평선을 차고 해가 솟아오를 무렵, 일출의 금빛 물결을 따라 항구로 돌아온 뱃사람들이 금싸라기 같은 고기들을 쏟아낸다.

 

아침을 가르는 경매 소리와 어부들의 바쁜 손길들로 대진항이 시끌벅적하다. 모여든 주변 상인과 관광객들이 어우러져 경매장은 갓 잡아 올린 생선처럼 싱싱하게 살아 움직인다. 고성의 아침은 이렇듯 펄떡이면 살아있다.

 

대진항을 나와 국내 최북단 유인 등대인 대진등대도 올라보자. 포구가 한 눈에 들어온다. 수평선을 차고 해가 솟아오를 무렵, 금빛 물결을 따라 항구로 돌아오는 귀선 행렬의 풍경도 놓칠 수 없는 구경거리다. 갈매기들도 정박한 고깃배들 사이로 오가는 날갯짓이 여유롭다.

 

대진등대는 다른 등대와는 달리 낭만보다는 분단과 적대, 그리고 긴장이 느껴지는 곳이다. 등대는 1973년에 세워졌다. 지금이야 대진에서 북쪽으로 마차진을 넘어 고깃배들이 넘나들지만 남북 갈등이 가장 첨예하던 시절에는 대진 등대가 곧 북방어로한계선의 기준이었다.

 

항구를 나와 북으로 달린다. 새해 첫날 전해진 북한의 평창올림픽 참가의사는 평화 올림픽의 꿈을 품게 했다. 통일전망대에 설치된 망원경으로 북녘땅 금강산을 바라보면 국토 분단의 아픔이 가슴에 와 닿는다. 맑은 날에만 모습을 드러내는 금강산 비로봉의 절경도 한 폭의 풍경화다. 고성 공현진해변도 일출명소다. 아침 햇살을 받아 반짝거리는 바다와 실루엣 바위의 모습은 장관이다.

 

▲볼거리=화진포를 빼놓을 수 없다. 바다와 호수가 만나는 석호로 갈대와 수천 마리의 철새, 100년이 넘는 소나무들로 아름답다. 김일성(화진포의 성), 이승만, 이기붕의 별장이 있다. 북방식 전통가옥인 왕곡마을도 좋다. 또 청간정, 천학정 등 바닷가 정자와 명태잡이로 유명한 거진항도 좋다.
▲먹거리=겨울엔 대구와 도치가 제철이다. 거진항에는 생대구지리탕을 잘하는 집이 여럿 있다. 도치는 회로 먹거나 지리나 알탕으로 먹으며 그 맛이 일품이다.

 

◇동해-삶의 흔적 넘어 탱글탱글 물오른 추암의 일출
추암은 동해시의 가장 남쪽에 자리 잡은 해변이다. 동해시내에서 차로 10여분 달려 추암역 굴다리를 지나면 나온다. 삼척의 증산해변과 이웃해 있다. 장엄한 일출 광경이 애국가의 첫 장면을 장식하면서 일출 명소로 알려진 곳이다.

 

백사장과 주변 경관이 아름다워 동해안의 해금강이라고도 불린다. 해변을 따라 늘어선 기암괴석들이 멋스럽다. 특히 드라마 '겨울연가'의 촬영지로 유진과 준상이 함께 한 첫 번째 바다이자 마지막 바다로도 유명하다.

 

추암 해변 해돋이 사진에서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촛대바위는 하늘을 찌를 듯이 높이 솟은 모습이 인상적이다. 주변에 자리한 기암괴석과도 무척 잘 어우러진다.

 

촛대바위는 예부터 유명했다. 1788년 단원 김홍도가 정조의 명을 받아 그린 화첩 '금강사군첩'에도 등장한다. 김홍도는 이곳 전망대에 올라 촛대바위와 주변 기암절벽을 상세히 묘사했다.

 

촛대바위는 전망대에서 보는 것도 좋지만 추암해변 끝자락에서 보는 것이 더 운치 있다. 해변 끝 해안 절벽을 따라 삼척 증산해변까지 데크가 조성돼 있다.

 

일출을 감상한 뒤에는 묵호항이 내려다보이는 비탈진 산동네에 조성된 논골담 마을로 가보자. 뱃일과 해산물 건조 등을 하며 살아온 주민들의 애환을 그린 벽화들이 촘촘하다. 머리 위로 전선이 어지럽게 지나가지만 처마와 처마가 잇닿은 골목의 담벼락마다 삶의 흔적이 가득하다. 가난했던 시절 삶은 고단했지만 가슴이 뭉클해지는 그림들이다.

 

국내에서 유일하게 도시에 위치한 동굴, '천곡천연동굴'도 볼만하다. 총 길이 1400m에 이르며 4억~5억년 전에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된다. 내부로 들어가는 순간 어떻게 도심에 이런 동굴이 있을까 의아해질 정도로 깊고 신비로운 모습이다.

 

▲볼거리=신선이 산다는 무릉계곡이 있다. 쌍폭포와 용추폭포까지 3km 트레킹길은 쉬엄쉬엄 다녀오기 좋다. 숲속에 자리한 한섬해변과 망상해변, 동해고래화석박물관, 끝자리 3일 또는 8일에 여는 전통 북평5일장도 빼놓을 수 없다.
▲먹거리=묵호항 활어회센터에서 생선을 사면 손님들이 산 생선을 회로 썰어준다. 10여명의 아주머니들이 펄펄 뛰는 생선을 잡아 순식간에 회로 만들어내는 솜씨가 일품. 천곡동의 '한우설렁탕'은 현지 주민들에게 이름났다. 묵호항 신협 옆 건물 2층의 장칼국수집(대우칼국수)도 유명하다. 고추장을 푼 얼큰하다.

 

◇태백-민족의 영산…눈 덮인 백두대간, 주목군락에서 맞는 일출 황홀
태백산(1567m)은 단군성전과 하늘에 제사를 올리는 천제단이 있는 민족의 영산이다. 예부터 한라산, 지리산 등과 함께 남한의 대표적인 명산으로 꼽혀왔다. 지난해 국립공원으로 지정됐다. 그래서인지 백두대간 능선을 박차고 오르는 일출은 의미가 각별하다.

 

등산로는 당골광장이나 유일사 입구 등 몇 곳이 되지만 유일사 쪽이 덜 힘들고 거리도 짧다. 유일사매표소에서 장군봉-천제단-망경사-당골광장 코스가 5시간 정도 걸린다.

 

정상 부근에는 태백산 '주목(朱木)'들이 즐비하다. '살아서 천년, 죽어서 천년을 간다'는 주목은 이름 그대로 줄기와 가지가 붉은색을 띄며 강인한 생명력으로 유명하다. 겨울철엔 말라 비틀어져 죽은 듯 보이면서도 봄이 오고 때가 되면 다시 물기를 머금고 파란 싹을 낸다고 한다.

 

백두대간의 능선을 넘어 붉은 기운이 솟아오른다. 대자연이 내뿜는 불덩이가 꿈틀대며 온 몸을 휘감는다. 겹겹이 쌓인 발아래 산들과 정상에 선 이들이 숨을 죽인다. 마치 하늘과 땅이 소통하는 통로에 서 있는 듯 착각에 빠지게 한다.

 

태백산 일출은 날씨에 따라 제각각이다. 발아래 구름이 끼었을 때에는 해가 운해를 뚫고 떠오르는 모습은 장엄하다. 날씨가 좋으면 태백시, 삼척시, 경북 울진군의 굵직한 연봉들 사이로 떠오른다. 특히 주봉인 장군봉 부근의 눈 덮인 주목 군락과 철쭉나무와 어우러진 설경이 볼 만하다.

 

함백산이 바로 눈앞에 있고, 매봉산 지나 두타산, 청옥산 고적대 능선이 힘차게 뻗는다. 천제단아래 단종비각을 지나면 망경사(望鏡寺)다. 절에는 용정(龍井)이라는 우물이 있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높은 곳에서 솟아 나오는 샘으로 알려져 있다. 여간해서 마르는 일이 없고 천제의 제사 때는 제사용 물로 쓰인다고 한다. 샘물은 얼음장같이 차갑지만 산행으로 데워진 갈증을 시원하게 씻어내는 데는 이만한 게 없다. 온갖 시름을 벗어 던지고 충만한 기를 받은 사람들이 발걸음이 가볍다.

 

▲볼거리=한강과 낙동강의 발원지인 검룡소와 황지를 비롯해 매봉산 풍력발전단지 배추밭, 함백산, 용연굴, 구문소, 석탄박물관 등이 있다. 매년 1월경이면 태백산 당골광장에선 눈꽃축제가 펼쳐진다.
▲먹거리=한우고기와 태백 닭갈비가 별미. 한우생고기를 연탄불에 구워먹는 맛이 일품이다. 닭갈비는 고구마, 떡, 냉이 등에 육수를 붓고 끓여 기름기가 적고 담백하다.

 

고성ㆍ태백ㆍ삼척=글 사진 조용준 여행전문기자 jun21@asiae.co.kr

 

조용준 여행전문기자 jun2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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