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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부동산 판도] 연봉 7000만원이면 내 집 마련? 서울서 어림없는 이유

최종수정 2018.01.03 11:30 기사입력 2018.01.03 08:30

12월 서울 아파트 5억4900만원, 1월보다 7000만원 올라…올해 서울 소폭 상승 지방 조정 가능성

[아시아경제 류정민 기자] 내 집 마련의 꿈을 키우는 직장인 A씨. 남들은 유럽이다 미국이다 해외 여행을 고민할 때 알뜰살뜰 모아 집 장만을 준비했다. 연봉은 7000만원, 결코 적지 않은 소득이다. 충분히 윤택한 삶을 누릴 상황이지만 현실은 다르다. 남들이 재테크에 눈을 뜨고 재산을 불릴 때 우직하게 직장생활에 매진한 결과는 불안한 주거생활로 이어졌다.

아이 교육 문제 때문에 서울 밖으로 벗어나기도 어렵고 전세, 반전세, 월세를 전전하다보니 애써 모은 돈은 까먹기 일쑤다. A씨의 연봉이라면 일정 시간이 지난 후 서울에서 ‘보통의’ 아파트를 구입하는데 어려움이 없지 않을까.

연봉 7000만원을 받는 사람도 서울 아파트를 사지 못한다면 그보다 훨씬 적은 연봉을 받는 수많은 ‘평범’ 직장인들은 더 답답할 수밖에 없다. 결론부터 말하면 적어도 2017년도를 기준으로 A씨 연봉으로는 서울에서 보통의 아파트를 구매하기 쉽지 않다.

3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서울의 아파트 등 주택매매가격은 평균 5억4915만원에 이른다. 강남 대치동 인근 등 아이의 사교육에 유리한 강남권은 더 비싸다. 강남권의 12월 평균 매매가격은 6억5009만원이었다.

A씨 연봉을 고려한다면 알뜰살뜰 돈을 모을 경우 서울 보통의 아파트 구입이 가능할지도 모른다. 문제는 아파트 가격은 변화한다는 점이다. 지난해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8·2 부동산 대책 등 역대급의 강력 대책을 내놓으면서 부동산 시장의 과열 흐름이 진정될 것이란 관측도 있었지만 현실은 이와 다르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지난해 1월과 비교할 때 12월 서울의 평균 주택매매가격은 올랐다. 그것도 A씨 정도의 연봉이라면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으로 인상됐다. 지난해 1월 서울의 평균 매매가격은 4억7061만원이었다. 12월은 5억4915만원이었다. 1월과 비교하면 7854만원 오른 셈이다.

A씨가 많은 연봉을 받더라도 기본적인 생활비와 자녀 교육비 등을 고려할 경우 상당액은 사용할 수밖에 없다. 7000만원이 넘는 가격 상승분을 감당할 수는 없다는 얘기다.

지난해 서울에서 주택 가격 상승을 이끈 지역은 어느 곳일까. 감정원의 아파트 매매가격 변동률을 기준으로 살펴보면 서울은 3.61%로 나타났다. 아파트 매매지수는 지난해 11월을 100으로 설정한 뒤 변동률을 조사하는 방법으로 측정했다.

지난해 1월과 비교할 때 12월의 아파트 매매지수 변동률이 가장 높은 지역은 송파구로서 8.85%로 나타났다. 강남구는 6.84%, 강동구는 5.90%로 조사됐다. 반면 중랑구는 1.81%, 강북구는 2.06%로 상대적으로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에서도 송파구와 강남구 등은 아파트 매매지수 상승률이 상대적으로 높았다는 얘기다. 이들 지역은 서울의 다른 곳보다 기본적으로 아파트값도 비싸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다른 곳과의 가격 격차는 더 벌어진다는 의미다.

그렇다면 A씨처럼 높은 수준의 연봉을 받는 사람도 서울 강남권에서 내 집 마련의 꿈을 이루는 것은 어려운 일일까. 아파트도 전용면적과 입주연도, 브랜드 등 다양한 변수에 따라 가격은 천차만별이므로 마음먹기에 따라 내 집 마련의 꿈을 이룰 수도 있다.
11월29일 주거복지로드맵을 발표하고 있는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11월29일 주거복지로드맵을 발표하고 있는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주목할 부분은 지난해 1년간 주택 매매가격 변화와 매매지수 변동률이 전하는 메시지는 서민이 내 집 마련의 꿈을 키우기에는 녹록하지 않은 환경이라는 점이다.

그렇다면 2018년은 어떤 흐름을 보일까. 수도권을 중심으로 아파트 입주 물량과 분양 물량 모두 늘어난 상황,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시행, 주택담보대출 금리 인상 등 복합 변수를 고려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채미옥 감정원 부동산연구원장은 “서울의 경우 지방의 아파트 공급 물량 확대에 따른 수요 분산 효과 때문에 가격이 계속 올라가기보다는 소폭 상승에 그칠 가능성이 있다”면서 “지방은 조정 국면에 들어설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정부는 정책의 효과가 서서히 시장에 영향을 주고 있다는 점에서 부동산 안정 가능성에 무게를 싣고 있다. 다만 정부도 주거 문제의 특수성을 고려할 때 정밀한 대응이 필요하다는 점을 인식하고 있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은 새해 신년사를 통해 “국민들이 집 걱정 때문에 학업이나 생업에 전념할 수 없다면 미래를 위해 무언가를 더 잘 하고 싶은 희망도, 성장의 욕구도 사라질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김 장관은 국토부 공무원들에게 “다 함께 잘사는 경제의 기반이 되도록 주거복지로드맵과 시장 안정화 대책을 착실히 이행하자”면서 “집은 투기의 대상이 아니라는 정부의 의지를 실천하는 첫걸음을 떼었다는 자세로 더욱 치열하게 고민하며 정교하게 정책을 추진해가자”고 당부했다.

류정민 기자 jmryu@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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