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스스타트 도전 이승훈의 무기 '체력', 매일 8시간 이상 훈련…강력한 우승후보
강적과 경쟁 나선 이상화는 '동력'…日 고다이라 나오와 안방서 자존심 싸움
마지막 각오 다진 모태범의 '노력'…"스포트라이트 없어도…"
[아시아경제 김흥순 기자] '어게인 2010!'
이승훈(30ㆍ대한항공)과 이상화(29ㆍ스포츠토토), 모태범(29ㆍ대한항공)은 남녀 스피드스케이팅 '트로이카'다. 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에서 나란히 금메달을 따낸 뒤 10년 가까이 우리 빙속(氷速)을 대표했다. 이들이 손꼽아 기다린 무대가 2018 평창 동계올림픽이다.
이승훈은 쇼트트랙에서 스피드스케이팅으로 전향해 코너를 돌면서 인ㆍ아웃 코스로 경쟁 선수들을 추월하는 기술이 뛰어나다. 2014년 소치 대회 이후 은퇴를 고심하던 그가 평창까지 달리도록 결심한 이유도 매스스타트다. 그는 "올림픽 매스스타트에서 첫 금메달리스트가 되고 싶다"고 했다. 이승훈은 지난 시즌 월드컵에서 이 종목 랭킹 1위(412점)를 했다. 올 시즌도 세 차례 대회에서 금메달 두 개를 따 월드컵 랭킹 1위(218점)를 달린다. 강력한 우승후보다.
이승훈의 훈련량은 엄청나다. 매일 8시간 이상 얼음을 지친다. 그는 "경쟁 선수들이 초반부터 빠른 속도로 치고나가는 등 변칙 전술을 많이 쓴다. 이들을 이겨내려면 강한 체력이 필요하다"고 했다. 매스스타트는 국가별로 두 명씩 출전한다. 우리 대표팀은 한 명이 선두권에서 경쟁자들의 독주를 견제하고, 에이스는 중위권에서 힘을 비축한 뒤 막판에 속도를 내는 전략을 쓴다. 그래서 이승훈과 정재원(17ㆍ동북고)의 호흡이 중요하다. 정재원은 첫 출전한 올 시즌 월드컵에서 이 종목 랭킹 7위(104점)에 올라 가능성을 보였다.
여자 단거리 스타 이상화는 500m에서 밴쿠버와 소치 대회까지 잇달아 금메달을 땄다. 2013년 11월17일 미국 솔트레이크시티에서 열린 월드컵에서는 이 종목 세계기록(36초36)도 세웠다. '빙속 여제'는 도전할 목표가 사라진 데다 무릎과 종아리 부상 등이 겹쳐 경쟁할 동력을 잃었다. 그러나 안방에서 하는 올림픽이 그를 격려했다. 이상화가 평창 링크마저 정복하면 보니 블레어(55ㆍ미국)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이 종목 3연속 우승을 달성한다.
쉽지 않은 싸움이다. '강적' 고다이라 나오(32ㆍ일본)를 이겨야 한다. 고다이라는 지난 시즌부터 월드컵에서 이 종목 15연승을 달렸다. 지난해 2월 삿포로 동계아시안게임과 ISU 스프린트선수권 등 주요 국제대회를 포함하면 23연승이다. 1000m에서도 세계기록(1분12초09ㆍ2017년 12월11일)을 세우는 등 2관왕을 겨냥하고 있다.
이상화도 격차를 빠르게 좁히고 있다. 지난 12월10일 미국 솔트레이크시티에서 열린 4차 월드컵 500m 2차 레이스에서는 36초79로 2위를 하면서 1위 고다이라(36초54)를 0.15초 차로 추격했다. 12월9일 열린 1차 레이스에서는 초반 100m 기록(10초26)이 고다이라(10초27)보다 빨랐다. 그는 "고다이라와 경쟁하면서 내 속도도 빨라지고 경기 감각도 되찾고 있다. 진짜 승부는 올림픽"이라고 했다.
모태범은 부침이 심했다. 밴쿠버에서 500m 금메달, 1000m에서 은메달을 따 남자 단거리의 강자로 떠올랐으나 소치에서는 메달을 놓쳤다. 500m에서 3위에 0.23초 뒤져 입상권 진입에 실패했고, 1000m에서는 12위를 했다. 이후 방황이 길었다. 몸 관리에 실패해 몸무게가 107㎏까지 불었다. 그는 "스케이트 선수를 그만둘 생각까지 했다. 올림픽이 우리나라에서 열리지 않았다면 방황을 끝내지 못했을 것"이라고 했다.
모태범은 500m와 1000m에 나간다. 올 시즌 월드컵 성적으로는 메달권이 멀다. 500m 23위(76점), 1000m는 16위(69점)다. 그는 "스포트라이트가 없어도 내가 준비한 과정을 결과로 보여주고 싶다. 1000m에 초점을 맞추고 마지막이라는 각오로 모든 걸 쏟아 붓겠다"고 했다.
김흥순 기자 spor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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