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北 고위급회담 제의…"북핵 등도 논의 기대"(종합)

조명균 통일부 장관이 2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남북회담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이날 브리핑에서 조 장관은 "정부는 북측에 오는 9일 판문점 평화의 집에서 고위급 남북당국간 회담을 제의한다"고 밝혔다./강진형 기자aymsdream@

[아시아경제 오현길 기자, 이설 기자] 정부가 북한에 오는 9일 고위급회담을 열어 평창 동계올림픽 참가와 관련한 문제를 협의할 것을 제안했다.

올림픽 참가 의사를 밝힌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신년사에 대한 화답 차원으로, 시기나 장소, 형식 등에 상관없이 북측과 대화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2일 조명균 통일부 장관은 서울 광화문 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평창 동계올림픽 북측 참가 등과 관련한 문제를 협의하기 위해 동계올림픽이 한 달여 앞으로 다가온 점을 감안, 9일 판문점 평화의 집에서 고위급 남북당국회담을 개최할 것을 북측에 제의한다"고 밝혔다.

조 장관은 "남북당국회담 개최 문제를 협의해 나가기 위해 판문점 남북 연락 채널이 조속히 정상화돼야 한다"면서 "판문점 연락채널을 통해 의제, 대표단 구성 등 세부절차에 대해 협의해 나갈 것을 제의한다"고 덧붙였다.

이어 "(우리측 제안에 대해)북측에서 나름대로 입장을 밝혀올 것"이라며 ""북측의 반응은 좀 기다려봐야 될 것 같다"고 덧붙였다.

특히 조 장관은 동계올림픽과 관련해 "그동안 당국차원에서 이 것과 관련해 구체적인 협의나 비공식적인 제안은 없었다"도 강조했다.

또 조 장관은 이번 회담에서 동계올림픽 참가는 물론, 남북관계에 대해 전반적으로 논의를 할 수 있는 회의테이블도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그동안 남북대화가 상당히 오랜 기간 단절돼왔고 또 북측도 김정은 신년사를 통해서 남북관계 개선에 대한 필요성을 제기한 만큼 당국이 서로 마주 앉게 된다면 여러 가지 상호 관심사항에 대해서도 논의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다만 세부적인 절차에 대해서는 협의를 통해 결정하겠다고 설명했다.

다만 조 장관은 구체적인 의제에 대해서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는 이번 회담에서 비핵화 문제도 논의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대해 "지금 상황의 북한 핵문제, 한반도 핵문제의 엄중성을 감안할 때 남북 당국 간에 마주앉게 된다면 상당히 여러 가지 서로 관심사항에 대해서 논의하게 될 것"이라면서 "그런 차원에서 북측에 제기해야 될 사항들은 북측에 전달하기 위해서 노력하겠다"고 답했다.

또 조 장관은 김정은 위원장 신년사를 두고 '한미 군사훈련과 전략자산 순환배치 중단이 대화의 조건으로 걸려있는 것'이라는 지적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입장을 밝힐 단계는 아니다"라면서 "서로 관심을 갖고 있는 사안과 관련해서 가능하다면 논의를 하겠지만 일단 평창올림픽에 북측 대표단 참가에 집중하겠다"고 했다.

조 장관은 이번 남북 회담 제의와 관련해서 미국과 긴밀히 협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남북관계를 포함한 한판도 문제와 관련해서는 미국 등 관련국들과 긴밀하게 협의를 하고 있다"며 "정부가 북한에 당국회담을 제안한 것 관련해서도 긴밀하게 협의를 해오고 있다"고 말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오현길 기자 ohk0414@asiae.co.kr
이설 기자 sseol@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