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균만이 다가 아니다. 발암물질에 노출되거나 건강하지 않은 생활로 인해서 하루 수천 개씩 생기는 암세포도 우리의 생명을 위협하기는 마찬가지다. 세균과 암세포는 쉴 새 없이 우리의 생명을 위협하지만, 우리가 하루하루를 건강하게 살 수 있는 것은 백혈구라는 이름의 면역세포가 이들로부터 우리 몸을 성공적으로 지켜주는 덕분이다.
면역세포가 외부와 내부의 적인 항원을 만나면 인식과 공격의 두 단계로 제거하는데, 면역세포의 성공 여부는 항원을 얼마나 정확하게 인식하느냐와 공격력이 얼마나 강하느냐에 달려 있다. 항원을 구성하는 모든 세포들은 단백질 표지(marker)를 가지고 있는데, 면역세포들은 이 표지를 보고 ‘남’으로 인식되면 공격하고, ‘나’로 인식되면 공격하지 않는다.
면역세포의 인식 능력은 공격여부를 결정하는 근거가 되므로 매우 중요하다. 치명적인 세균에 감염되거나 암세포가 생겼을 때 면역세포가 ‘남’이 아닌 ‘나’로 인식하는 오류는 적이 위협하고 있는데도 이를 공격하지 않고 방치한다는 것을 의미하므로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암환자들에게 흔히 나타나는 중대한 문제 가운데 하나다.
감염질환 연구센터(CIDR)에 따르면, 2015년 전 세계 사망자의 71%가 비감염성 만성질환으로, 20%가 감염 질환과 영양실조와 출산 문제로, 나머지 9%가 사고와 폭력, 자해 등으로 사망했는데, 감염 질환 사망자에 암 사망자를 더하면 전체 사망자의 30% 정도는 면역세포의 실패에 기인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자가면역 질병이나 면역과민증으로 고생하는 사람까지 생각하면 면역실패의 피해는 심각하다.
면역세포의 성공의 열쇠는 항원에 대한 정확한 인식능력과 강력한 공격력이다. 자신들의 잘못된 생활이 유전자의 형태로 존재하는 면역세포의 활동을 방해하고 심지어 망가뜨리기까지 한다는 사실을 반드시 기억하고, ‘생명스위치를 켜는 생활’(생명이야기 6편 참조)을 생활화해 강한 면역력을 유지해야 건강한 삶을 살 수 있다.
김재호 한양대 겸임교수
꼭 봐야할 주요뉴스
'3000원 샤넬밤'도 품절대란…다이소 "다음 대박템... 마스크영역<ⓒ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