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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장칼럼] “수능 만점자 배출” 공개보다 중요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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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인경 기자] "○○학원, 수능 전과목 만점자 7명 배출", "○○학교, 수능 만점자 나왔다"

지난주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채점 결과가 나오고 성적표가 배부되면서 일선 학교와 입시학원, 심지어 시도교육청까지 해당학교, 학원 출신의 수능 만점자를 공개하기 시작했다. 만점자를 배출한 학교, 학원이라는 자부심까지는 좋았지만 일부 입시학원이나 사교육업체들이 경쟁적으로 이를 홍보하고 나서면서 고개를 갸웃하게 하는 일이 생겨났다.
일단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의 발표 직후 각 입시학원들이 내놓는 만점자 수가 너무 많았다. 대표적으로 A학원이 내놓은 자사 출신 만점자는 7명, B학원과 C학원은 각각 9명, 또 다른 D학원이 2명이었다. 만점자가 1명 나왔다는 학원도 여러 곳이었다. 한 학생이 여러 학원을 다녔을 수는 있지만, 알고 보니 여기엔 인터넷 강의(인강)을 수강한 경우가 상당 수 포함돼 있었다.

학원들이 자사 강의를 들은 수능 만점자에게 수백만원에서 1000만원 이상의 돈을 장학금 명목으로 지급하는 것도 공공연한 사실이었다. 개인의 신상이나 합격수기 등을 학원 마케팅에 활용해도 된다고 허락하는 조건이었다. 학원 뿐 아니라 학교마저 학생의 신상을 공개하는 게 과연 바람직하느냐는 핀잔도 나왔다. 사전에 학생의 의사를 물었다지만 아직 수시 일정도 끝나지 않았는데 이름과 사진이 버젓이 노출되면 막판 대입 준비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는 우려였다.

평가원이 이례적으로 수능 만점자 수를 공개한 배경에 대해서는 '유리한 지표만 발표한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 일었다. 수능 채점 결과를 두고 "2018학년도 수능이 졸업생에게 (더) 유리한 것 아니냐"는 질문이 나오자 성기선 평가원장이 이를 해명하기 위해 "만점을 받은 재학생과 졸업생 수가 같다"며 그 숫자까지 밝힌 것인데 수능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었다. 평가원은 그러면서도 각 영역의 등급별 재학생과 졸업생 비율에 대해서는 "분석하지 않았다"며 입을 다물었다.
인터넷 정보와 온라인 홍보가 넘쳐나는 요즘, 만점자까지 공개하며 수험생들을 성적으로 나누는 것은 교육적이지 않다는 논리는 빛이 바랬다. 차라리 평가원이 나서 공식적으로 등급별 재학생과 졸업생 비율이나 평균, 표준편차 등 자세한 내용을 공개하는 게 수험생과 학부모의 알권리 충족 차원에서도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조인경 사회부 차장 ikjo@asiae.co.kr




조인경 기자 ikj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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