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채점 결과가 나오고 성적표가 배부되면서 일선 학교와 입시학원, 심지어 시도교육청까지 해당학교, 학원 출신의 수능 만점자를 공개하기 시작했다. 만점자를 배출한 학교, 학원이라는 자부심까지는 좋았지만 일부 입시학원이나 사교육업체들이 경쟁적으로 이를 홍보하고 나서면서 고개를 갸웃하게 하는 일이 생겨났다.
학원들이 자사 강의를 들은 수능 만점자에게 수백만원에서 1000만원 이상의 돈을 장학금 명목으로 지급하는 것도 공공연한 사실이었다. 개인의 신상이나 합격수기 등을 학원 마케팅에 활용해도 된다고 허락하는 조건이었다. 학원 뿐 아니라 학교마저 학생의 신상을 공개하는 게 과연 바람직하느냐는 핀잔도 나왔다. 사전에 학생의 의사를 물었다지만 아직 수시 일정도 끝나지 않았는데 이름과 사진이 버젓이 노출되면 막판 대입 준비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는 우려였다.
평가원이 이례적으로 수능 만점자 수를 공개한 배경에 대해서는 '유리한 지표만 발표한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 일었다. 수능 채점 결과를 두고 "2018학년도 수능이 졸업생에게 (더) 유리한 것 아니냐"는 질문이 나오자 성기선 평가원장이 이를 해명하기 위해 "만점을 받은 재학생과 졸업생 수가 같다"며 그 숫자까지 밝힌 것인데 수능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었다. 평가원은 그러면서도 각 영역의 등급별 재학생과 졸업생 비율에 대해서는 "분석하지 않았다"며 입을 다물었다.
조인경 사회부 차장 ikjo@asiae.co.kr
조인경 기자 ikj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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