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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수십억 세금으로 장학금·음악회…"흥청망청"

최종수정 2017.12.25 12:58 기사입력 2017.12.19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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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노총·민주노총 서울본부, 서울시 지원 예산 '목적외·부실' 집행 논란

자료 사진=김민영 기자

자료 사진=김민영 기자

단독[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서울시가 매년 한국노동총연맹(한국노총)과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에 지원하는 수십억원이 조합원 자녀 장학금ㆍ건강검진비ㆍ음악회 개최비용 등 지원취지와는 동떨어지게 사용된 것으로 나타났다.

19일 서울시에 따르면 시는 '근로자권리보호 및 증진을 위한 조례', '노동단체 지원에 관한 조례'에 따라 근로조건 개선ㆍ노동상담, 지역 노사민정 협력 활성화, 근로자 교육 및 사기 진작 등을 위한 사업 용도로 한국노총 서울본부, 민주노총 서울본부 등에 매년 총 30억~40억원대의 예산을 지원하고 있다. 사전에 사업계획을 제출해 승인받은 후 영수증 정산을 하는 보조금 지원 방식이다.

문제는 두 단체가 이 예산을 취지에 맞지 않게 사용하고 있다는 점이다. 한국노총 서울본부의 경우 장학금 지원 사업이 가장 큰 논란거리다. 본지가 입수한 지난해 서울시의 '노동단체지원사업 집행 현황'에 따르면 한국노총 서울본부는 지난해 지원금 21억3600만원 가운데, 절반이 넘는 12억7586만4550원(운영비 포함)을 조합원 자녀 장학금(대학생 연 300만원ㆍ고등학생 연 160만원)으로 사용했다. 이를 두고 법률ㆍ조례에 명시된 사업 목적ㆍ선정 기준에 부합되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 서울시 보조금사업심의위원회는 최근 한국노총 서울본부의 장학금 지원에 대해 "실질적인 사업에 대한 지원으로 개선해야 한다"며 시정을 권고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밖에 모범 근로자 문화시찰(125명ㆍ6000만원), 산하노조 자원봉사 비용(16회ㆍ3816만8380원) 등도 지원 취지에 맞지 않는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이에 대해 이택주 한국노총 서울본부 실장은 "배우자 소득이 없고 재산세 10만원 이하로 형편이 어려운 조합원들에게만 제한적으로 엄격히 심사해서 장학금을 주고 있다"며 "단 한 푼도 부적절하게 쓰이지 않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해명했다.

민주노총 서울본부도 지난해 총 7억9073만원을 지원받았고, 이 가운데 '노동실태조사'(총 1억1340만7530원)의 일환으로 5800여만원을 들여 '서울지역 사업체 실태조사'를 하다가 부실 운영으로 흐지부지되면서 예산만 날린 후 약식 보고서로 대체하고 말았다. 노동데이터베이스구축(3007만원)ㆍ자치구 시설관리공단 실태조사(2993만7530원)도 기존 자료 재탕ㆍ단순 설문조사에 그쳤다.

민주노총 서울본부의 자체 보고서를 보면 12개 운영된 노동법률학교도 강서구의 경우 3차례 교육에 총 13명이 신청해 3명만 이수하는 등(369만원 지출) 대부분이 부실 운영됐다. 또 1억9000만원이 투입된 '역량강화 워크숍 및 지역 취약노동자 지원' 사업의 경우 '지역노동자ㆍ비정규직과의 밥상 나눔', '가을 음악회', '김장나눔 사업', '영화 보기' 등 취지에 맞지 않는 내용으로 채워졌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가장 규모가 컸던 2억5000여만원짜리 홍보ㆍ캠페인 사업은 지방계약법상 조달청 나라장터를 통한 공개경쟁입찰이 원칙임에도 불구하고 자체 인터넷 게시판을 통해 입찰을 공고한 후 소규모 홍보대행업체와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조합원 건강검진비(3780만원), 송년 음악회(8717만3500만원) 등을 두고서도 취지를 무시한 과도한 지출이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대해 이우봉 민주노총 서울본부 사무처장은 "시와 사전 협의를 거쳐 사업을 한 것으로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박주희 바른사회시민회의 사회실장은 "시민의 세금은 공익성이 있는 사업에 쓰여야 하는데 근로자 개인에게 시혜성 혜택을 주거나 취지와 동떨어진 항목에 사용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감사원 감사를 청구해야 할 정도의 사안"이라고 말했다.

관리책임이 있는 시는 손을 놓고 있다. 시는 보조금관리규칙에 따라 두 노총에 지급된 돈을 정산해 주고 있지만 현재까지 감사 한 번 제대로 한 적이 없다. 시 관계자는 "장학금 문제는 최근 관련 조례를 정비해 지원했고, 부실 운용은 경고를 주고 다음해 유사 사업을 신청할 경우 거부할 수 있을 뿐 지원금을 회수할 수는 없는 상황이며 큰 규모의 입찰은 올해부터 나라장터를 이용하도록 하고 있다"며 "음악회나 문화시찰 등은 '사기 진작'이라는 차원에서 지원이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상위법인 '노사관계발전지원에관한법률' 및 해당 운영규정에 따르면 지원된 예산은 조합원의 근로조건 유지개선 및 합리적인 노동조합 활동에 써야 한다. 세부적으로 조합원 교육, 법률구조상담, 정책연구 및 국제교류, 생산적 교섭, 비정규직 보호 및 기타 지원 등이다. 선정 기준은 공익성ㆍ실효성ㆍ타당성 및 필요성이다. 이에 따라 시의 조례도 지원 대상을 근로조건 개선ㆍ노동상담, 지역 노사민정 협력 활성화, 근로자 교육 및 사기 진작 등으로 제한하고 있다.

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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