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초리를 맞은 뒤라면 바지를 내려 대님을 매는 참이요, 맞기 전이라면 바짓단을 걷어 종아리를 드러내기 위해 대님을 푸는 참이다. 훈장도 학동들도 모두 웃고 있으니 매가 험하지는 않았으리. 그러나 맞은 아이의 수모감은 계량할 수 없을 터이니 등장인물들의 얼굴만으로 판단할 일은 아니다.
이란의 영화감독 압바스 키아로스타미가 만든 영화 '내 친구의 집은 어디인가(Khane-ye doust kodjastㆍ1987)'의 한 장면. 주인공 아마드는 할아버지가 담배 심부름을 시키자 머뭇거리며 다른 일을 먼저 해야 한다고 대답한다. 숙제를 안 해 선생에게 혼이 난 친구 네마자데의 공책이 가방에 딸려 들어와 돌려줄 생각에 마음이 급하다. 할아버지는 개탄한다.
"나는 저 애가 장래에 훌륭한 사람이 되도록 잘 교육받았으면 해. 내가 어릴 때 내 아버지는 나에게 일주일에 일 센트씩 용돈을 주셨어. 그리고 이틀에 한 번꼴로 나를 때리셨어. 때때로 잊은 척 돈을 주지 않으셨지만 나를 강한 남자로 만들기 위해 매질을 잊으신 적은 없어."
아마드의 할아버지는 "손자에게 담배 사오라는 말을 세 번이나 했지만 그 아이는 주의깊게 듣지 않았기 때문에 '교육'이 필요하다"고 보았다. 심지어 자식들의 '완전한 복종'을 위해 적당한 구실을 만들어서라도 때려야 한다고 주장한다.
"기술자를 따라가 길 닦는 일을 하는데 나는 6000토반을 받고 함께 일한 두 사람은 1만2000토반을 받았다. 기술자에게 이유를 묻자 그는 '당신은 두 번씩 말해야 알아듣지만 함께 일한 둘은 한 번에 알아들었다'고 했다." 할아버지는 손자가 같은 일을 당하지 않도록 가르치고 싶은 것이다.
자녀에게 매를 드는 가정은 요즘 흔하지 않다. 때려서 가르칠 수 있는 것은 없다. 나도 시간을 돌이킬 수 있다면 아들의 종아리를 절대로 때리지 않을 것이다. 그때 나는 아들에게 나가서 회초리를 구해 오라고 했다. 아들은 불평했다. "때리는 사람은 아빠인데 왜 맞는 내가 회초리를 구하는가." 당신은 어떻게 생각하는가.
문화스포츠 부국장 huhbal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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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 빼려고 맞았는데 아이가 생겼어요"…난리난 '... 마스크영역<ⓒ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