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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호의 생명이야기]<75>패혈증이 무서운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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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호 한양대 겸임교수

김재호 한양대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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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 전 신바람 박사로 불리며 건강 관련 분야에서 왕성하게 활동했던 한 유명인사가 특별한 지병도 없었는데 갑자기 패혈증으로 세상을 떠난 일이 있었다. 아울러 최근 귀순한 북한 병사가 패혈증 증세가 있다는 기사도 있었다. 패혈증과 관련해서 가끔 세간의 관심을 끄는 보도가 나오지만, 패혈증에 대한 우리의 관심은 그리 높은 편이 아니다.

우리나라의 패혈증 사망자는 1997년까지 매년 1000명 미만이었으나, 2011년까지 1000명 선을 유지하다가 2012년 2140명, 2015년 3045명, 2016년 3596명으로 가파르게 증가했다. 2016년 패혈증 사망자는 전체 사망자의 1.3% 수준으로 아직까지 많지 않지만, 증가세는 뚜렷하다.
폐렴 환자가 패혈증으로 죽으면 사망원인이 패혈증이 아닌 폐렴으로 분류되는 것처럼 사망원인 통계에서 좀처럼 패혈증 사망자로 분류되지 않으므로 사람들은 패혈증의 위험성을 알기 쉽지 않다. ‘패혈증 없는 세상’을 표방하며 2010년에 설립된 세계 패혈증 동맹(GSA)에 따르면 매년 3000만명이 패혈증에 걸려 800만명이 사망한다는데, 이는 전 세계 사망자의 14%나 된다.

미국의 질병관리센터(CDC)는 1년에 150만명의 미국인이 패혈증에 걸리며, 이 가운데 25만명이 사망하고, 병원에서 죽은 사람의 3분의 1이 패혈증 사망자라 하니 전체 사망자의 10%가 패혈증 사망자인 셈이다. 영국은 2010년 패혈증 관련 사망자가 전체 사망자의 7.7%로 알려졌다.

GSA는 2012년부터 9월13일을 ‘세계 패혈증의 날’로 정하고, 매년 행사를 통해 패혈증의 위험성과 예방의 중요성에 대해 적극 홍보하고 있다. 그동안 패혈증 사망자에 대한 통계조차 없을 정도로 패혈증에 무관심하던 세계보건기구(WHO)도 지난 5월 ‘WHO 패혈증 선언’을 채택, 패혈증의 예방을 위한 노력에 동참하고 있다.
패혈증은 감염된 세균이 혈액 속에서 번식하면서 전신에 심각한 염증을 일으켜 혈관을 통한 산소의 공급을 막으면서 장기와 조직이 손상돼 죽음에 이르는 마지막 과정에서 나타나는 증상이다. 심근경색이나 뇌졸중처럼 비상상황으로 감염 가능성이 높은 박테리아를 예측해 항생제로 치료하는데, 생존 가능성은 적절한 치료를 얼마나 빨리 받느냐에 달려있다.

패혈증을 일으키는 세균은 박테리아가 대부분이지만, 독감 바이러스, 조류독감, 돼지독감, 에볼라와 같은 바이러스나 곰팡이나 기생충이 원인이 되기도 한다. 중증 패혈증은 50%, 패혈증 쇼크가 오면 80%에 이른다는 연구결과가 있을 정도로 치사율이 높기 때문에 사전예방이 중요한데, 그 방법은 세 단계로 나눠 생각해 볼 수 있다.

철저한 위생관리로 감염을 줄이는 방법은 바람직하지만, 모든 세균으로부터 완전히 차단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한계가 있다. 세균의 종류가 다양해 위험성이 높은 폐렴구균 등의 백신을 맞는 방법은 100%는 아니더라도 위험성을 어느 정도 낮추는 효과가 있다.

패혈증을 예방하는 세 번째 방법은 면역력을 높게 유지하는 방법이다. 당뇨병이나 암 환자, 항암치료나 면역억제 치료를 받은 경우, 또는 어린이나 노인들처럼 면역력이 낮은 사람들은 패혈증에 걸릴 위험이 높다.

면역력이 강한 사람은 어떤 세균에 감염 돼도 패혈증은 물론, 질병에도 잘 걸리지 않는다. 면역력을 최상으로 유지(생명이야기 68편 참조)하는 것이 건강을 지키는 최고의 전략인 이유다.

김재호 한양대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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