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보리는 이날 뉴욕 유엔본부에서 북한의 인권 상황을 정식안건으로 올려 논의했다. 안보리는 지난 2014년부터 북한의 인권 상황을 정식안건으로 채택, 4년 연속 논의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북한의 전반적인 인권 유린 실태와 정치범 수용소, 해외 파견 노동자, 탈북자 강제북송, 이산가족, 한국인과 한국계 미국인을 비롯한 북한 당국에 의한 억류자 문제 등에 대한 지적이 이어졌다. 특히 북한에서 인권침해가 지속되고 있으며 국제사회의 촉구에도 개선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주를 이뤘다.
니키 헤일리 유엔주재 미국 대사는 "북한 정권에 의한 조직적인 인권침해는 북한 주민에게 고통의 원인이 되는 것 이상"이라며 "김정은이 정권을 유지하는 수단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번 달 안보리 의장국으로서 회의를 주재한 벳쇼 고로(別所浩郞) 일본 대사는 "북한의 인도주의적, 인권 상황은 매우 절박하다"고 말했다.
한반도 문제 당사국 대사 자격으로 이날 회의에 참석한 조태열 주유엔 한국대사는 "유감스럽게도 지난 1년간 북한 인권 상황은 아무런 개선도 이루어지지 않았다"면서 "북한 주민들이 겪는 인권침해의 근본원인은 (북한 정권이) 기본권을 도외시하고 민생은 돌보지 않은 채 핵무기 개발 등을 통한 체제 안전에만 몰두하는 데 있다"고 말했다.
조 대사는 "북한 핵 문제와 인권문제는 동전의 양면과도 같은 관계"라며 "북한 주민들의 인권 상황 악화를 야기하는 근본원인에 대응하지 않고 북한 인권 상황 개선을 촉구하는 것은 '연목구어'(緣木求魚)나 다름없다"고 밝혔다.
후세인 유엔인권최고대표는 북한의 주민 이동 제한, 열악한 수용소, 식량 부족 등을 지적하며 "북한 리더십이 인권을 탄압하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안보리의 대북제재가 북한에 대한 인도적 지원과 이를 위한 금융거래 등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면서 인도주의적 측면에서 대북제재 영향을 평가해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이날 본격 논의에 앞서 중국과 러시아는 개별국가의 인권문제를 안보리에서 다루는 것은 적절하지 않고 한반도 긴장을 고조시킬 것이라면서 논의 자체를 반대했다.
뉴욕 김은별 특파원 silversta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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