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북반구에서는 인구 고령화와 인구 감소 및 전지구적 가용 자원 부족으로 이런 건설생산시스템에 빨간불이 켜졌다. 고령자의 지속적 증가와 생산연령 인구의 점진적 감소로 건설 인력을 적재적소에 활용하기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 거기에 개발도상국과 저개발국의 도시화 및 개발에 따라 도시와 사회 인프라 건설에 쓸 원자재 부족으로 건설사업 추진에 막대한 차질을 빚을 상황에 있다.
이런 일들은 디지털 혁명을 이룬 기술적 수단 때문에 가능해졌다. 설계단계에서 건설하려는 시설의 정보를 모델링(BIM)해 가상현실(VR)로 미리 셈해 보고, 3D프린팅으로 부재도 공장이나 현장에서 생산해 사물인터넷(IoT) 기반의 부재별 수송과 자동 설치 등이 가능해진 덕분이다. 건설 생산 방식을 이런 방식으로 바꾼다면 사회 인프라와 건물 등 도시 건설에서도 플랫폼 서비스(PaaS)가 가능해진다. 가구업체 이케아 모델이 이와 유사하다. 자동화로 인한 일자리는 현장 시공 일자리에서 공장 생산, 조달, 현장 조립시스템 관련 일자리로 이동할 것으로 보인다.
이보다 심각한 것은 도시화와 개발에 필요한 건설 원자재를 지금과 같이 쓰고 폐기하는 선형 방식으로 사용하면 머잖아 자원은 바닥날 것이고 환경 파괴는 가속화된다는 점이다. 이를 타개하기 위해서는 자원을 재생ㆍ재사용ㆍ재활용이 가능한 순환형 생산시스템으로 전환하고, 이에 필요한 재료 개발과 생산ㆍ재생 과정을 앞의 자동화 및 공장 생산체계와 연계 작동하게 해야 한다. 순환형 생산시스템을 위해서는 재생이 가능한 건설 자재를 사용하고 생산ㆍ회수ㆍ재활용할 수 있어야 하는데, 이 과정을 멈추게 하는 독성 요소가 없어야 한다. 또 모듈을 포함한 시설의 수명을 연장하거나 유휴 시설을 공유하는 방식도 순환형 생산에 도움을 주며, 사물인터넷이나 인공지능(AI) 등 디지털 혁명의 핵심 기술에 바탕으로 둔 플랫폼 서비스도 순환생산시스템의 효율을 높여줄 것이다.
정준화 한국건설기술연구원 원장 직무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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