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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칼럼]건설생산시스템 혁신의 필수조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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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준화 한국건설기술연구원 원장 직무대행

▲정준화 한국건설기술연구원 원장 직무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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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산업에서 건설생산시스템은 생산하려는 대상을 어떻게 생산하는지와 관련돼 있다. 교량을 예로 들면 교량의 형식과 구조를 계획ㆍ설계하고 이를 현장에서 자재와 장비를 동원해 시공하는 것까지를 생산시스템이라고 할 수 있다. 건설생산시스템의 효율성, 즉 건설 생산성은 해당 사업의 공법과 작업자의 숙련도 등 시공 기술과 현장 작업 조건에 직접 영향을 받으며, 공사비와 공사 기간 및 시행 기업 이익에 영향을 준다. 이 생산성은 기술력뿐 아니라 금융 조달능력 및 리스크를 포함한 종합적인 사업 관리능력에도 영향을 받는다. 결과적으로 건설 생산성은 건설사와 건설산업의 경쟁력과 직결되는 지표가 된다.

최근 북반구에서는 인구 고령화와 인구 감소 및 전지구적 가용 자원 부족으로 이런 건설생산시스템에 빨간불이 켜졌다. 고령자의 지속적 증가와 생산연령 인구의 점진적 감소로 건설 인력을 적재적소에 활용하기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 거기에 개발도상국과 저개발국의 도시화 및 개발에 따라 도시와 사회 인프라 건설에 쓸 원자재 부족으로 건설사업 추진에 막대한 차질을 빚을 상황에 있다.
건설 인력 부족 문제는 건설생산의 모듈화(표준화), 공장 생산, 시공 자동화로 돌파할 수 있다. 이를테면 교량을 부재별로 표준화하고 모듈화해 공장에서 생산하고 현장에서 자동으로 조립ㆍ시공하는 것이다. 시설의 부재를 표준화하면 모듈별로 생산ㆍ설치할 수 있고, 부분 파손 시 교체와 자재 재활용에 유리하다. 공장 생산은 건설 현장 플랜트뿐 아니라 주요 물류 거점에서 자동 생산ㆍ배송해 공사 현장에서 자동 조립ㆍ설치된다.

이런 일들은 디지털 혁명을 이룬 기술적 수단 때문에 가능해졌다. 설계단계에서 건설하려는 시설의 정보를 모델링(BIM)해 가상현실(VR)로 미리 셈해 보고, 3D프린팅으로 부재도 공장이나 현장에서 생산해 사물인터넷(IoT) 기반의 부재별 수송과 자동 설치 등이 가능해진 덕분이다. 건설 생산 방식을 이런 방식으로 바꾼다면 사회 인프라와 건물 등 도시 건설에서도 플랫폼 서비스(PaaS)가 가능해진다. 가구업체 이케아 모델이 이와 유사하다. 자동화로 인한 일자리는 현장 시공 일자리에서 공장 생산, 조달, 현장 조립시스템 관련 일자리로 이동할 것으로 보인다.

이보다 심각한 것은 도시화와 개발에 필요한 건설 원자재를 지금과 같이 쓰고 폐기하는 선형 방식으로 사용하면 머잖아 자원은 바닥날 것이고 환경 파괴는 가속화된다는 점이다. 이를 타개하기 위해서는 자원을 재생ㆍ재사용ㆍ재활용이 가능한 순환형 생산시스템으로 전환하고, 이에 필요한 재료 개발과 생산ㆍ재생 과정을 앞의 자동화 및 공장 생산체계와 연계 작동하게 해야 한다. 순환형 생산시스템을 위해서는 재생이 가능한 건설 자재를 사용하고 생산ㆍ회수ㆍ재활용할 수 있어야 하는데, 이 과정을 멈추게 하는 독성 요소가 없어야 한다. 또 모듈을 포함한 시설의 수명을 연장하거나 유휴 시설을 공유하는 방식도 순환형 생산에 도움을 주며, 사물인터넷이나 인공지능(AI) 등 디지털 혁명의 핵심 기술에 바탕으로 둔 플랫폼 서비스도 순환생산시스템의 효율을 높여줄 것이다.
첨단산업에서도 중국의 추격이 현실화되고 있고, 전통산업인 건설산업에서는 이미 중국 기업이 상위 100대 기업에서 40%를 넘을 정도로 시장 지배국이 됐다. 이를 타개 할 방법은 첫째 첨단기술을 활용해 중국이 따라올 수 없는 생산시스템 혁신을 이뤄야 한다. 건설 생산시스템의 모듈화ㆍ공장생산화ㆍ시공자동화를 위한 전략적 집중이 요구된다. 둘째로 건설 자재를 포함해 건설 생산시스템을 순환경제체계에 적응시켜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원자재와 가공자재를 순환형 재료로 변신시키는 혁신이 뒤따라야 한다. 건설부문 연구개발과 혁신 활동이 기술 혁신을 넘어 건설산업 경쟁력 제고에 도움이 되려면 바로 이런 부분을 눈여겨봐야 한다.

정준화 한국건설기술연구원 원장 직무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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