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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타는 재계, 박용만 "근로시간·최저임금법 통과 때까지 국회 또 간다"

최종수정 2017.12.08 09:06 기사입력 2017.12.08 08:55

근로시간 단계적 감축·최저임금 산입범위 개편 안되면 기업들 노동 비용 폭탄
국회 문턱 닳도록 드나드는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 "통과 될 때까지 국회 올 것"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7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를 찾아 홍영표 위원장과 면담하고 있다.

[아시아경제 심나영 기자]"얼마든지 올겁니다. 올해만 벌써 (국회에) 다섯번째에요"

박용만 대한상공회의 회장은 7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국회에 또 방문할 계획이냐는 질문에 이렇게 대답했다. 박 회장은 2주전에도 국회의장과 여야 대표를 포함해 10명을 줄지어 만났다. 박 회장이 문턱이 닳도록 국회에 드나드는 모습은 근로시간 단계적 단축·최저임금 산정 관련 법 처리 지연으로 속이 새까맣게 탄 재계 표정을 여실히 보여준다. 평소와 달리 굳은 표정으로 홍영표 환경노동위원장과 마주한 박 회장은 "국회가 이대로 흘러간다면 국회의원들이 기업의 절박한 사정을 외면한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을 것"이라며 작심발언을 쏟아냈다.

박 회장이 이날 국회에 제기했던 가장 큰 현안은 근로시간 단축 문제다.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 공약에 따라 근로시간을 현재 68시간에서 52시간까지 줄이겠다는 정부 안에 대해 애초 경제계는 "노동비용이 늘어나 일자리는 안 늘고 고용 여력만 줄어들 것"이라고 반대했다. 그러나 지난달 대법원이 근로시간 단축 관련 소송에 대해 "내년 1월에 공개변론을 하겠다"고 밝힌 이후 경제계도 기류가 달라졌다. 대법원이 산업현장의 고용실태를 외면하는 판결을 내리면 꼼짝없이 근로시간을 52시간으로 단축해야 할 처지에 놓이기 때문이다.

재계는 결국 근로시간 단계적 단축안을 받아들였다. 여야 3당도 기업 규모에 따라 3단계에 걸쳐 근로시간 단축을 시행하되 휴일근무는 중복할증 없이 현행수준(통상임금의 150%)을 유지한다는 내용을 담은 합의안을 내놓았다. 그러나 이 안에 대해서도 노동계가 휴일근무 중복할증을 허용해달라는 등 각종 요구를 하며 통과 여부가 불투명 한 상황이다. 박 회장은 "(추가로 노동계 요구까지 들어주면) 더이상 기업들을 설득할 자신이 없다"며 "중소기업이 근로시간 단축 연착륙을 하는데 시간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토로했다.
최저임금과 관련해선 산입범위(산정기준) 개편이 관건이다. 정부는 기업들의 인건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 산입범위를 개편하겠다고 했다. 내년도 최저임금(시급 7530원)이 16.4%나 대폭 인상되는 만큼 재계는 최저임금 범위에 정기상여금과 복지수당은 반드시 포함해야한다고 주장한다. 지금은 기본급, 직무직책 수당 등 매월 정기적으로 받는 급여만 반영된다. 이 때문에 대기업 근로자(연봉 4000만원 이상)도 최저임금 인상 혜택을 보는 부작용이 속출하고 있다. 박 회장은 "고임금 근로자까지 최저임금 인상에 편승하고 기업부담이 지나치게 늘어나는 지금의 제도는 분명히 개선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노동계는 산입범위 개편 논의 자체를 거부한다. 최저임금 1만원부터 달성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정부가 최저임금법 개정안을 만들어 국회에 제출해도 정의당을 포함해 노동계 출신 의원들의 반대를 극복하지 못하면 무용지물이다. 박 회장의 연이은 국회 방문 호소에 홍영표 환노위원장은 "노력하겠다"고 답했지만 연내 이들 법안의 통과는 여전히 불확실하다.

박 회장은 8일에도 김동연 경제부총리와 만나 경제현안 관련 면담을 진행한다. 노동 문제 현안은 물론 대·중소기업 상생 방안 등이 주제로 오른다. 재계 관계자는 " 내년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정치권이 조기선거체제로 전환하고, 노동계의 반발을 극복하지 못하면 기업들은 노동 비용 증가 폭탄을 떠안게 된다"며 "재계의 절박한 호소를 정부와 정치권이 귀 기울여야 할 때"라고 말했다.


심나영 기자 sn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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