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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력 있는데 왜 떨어졌나 했더니…'복마전' 공공기관 채용비리

최종수정 2017.12.08 11:30 기사입력 2017.12.08 11:30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 10월27일 공공기관 인사채용 비리 근절 관계장관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아시아경제 조영주 기자] 공공기관 채용과정에서 인사청탁은 물론 각종 비리가 만연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의 공공기관 채용비리 전수조사에서 2234건의 비리가 적발돼 이 가운데 143건은 문책·징계를, 23건에 대해서는 수사를 의뢰하기로 했다.

정부는 330개 공공기관 중 감사원 감사를 이미 받은 55개 기관을 제외한 275개 기관에 대한 점검을 벌인 중간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8일 밝혔다. 이와 별도로 '채용비리 신고센터'에 290건의 제보가 접수됐으며, 이들 중 21건은 수사를 의뢰한 상태다.

이번 조사에서 부정한 인사청탁과 지시는 물론 부적절한 인사위원회 구성, 부당한 평가기준 운용, 모집공고 위반, 선발인원 변경, 채용요건 미충족 등 다양한 사례들이 적발됐다.

기관장이나 기관내 고위인사가 외부로부터 인사청탁을 받고 채용절차 없이 특정인을 부당하게 채용한 것이 대표적이다. A기관장은 공개경쟁 없이 지인으로부터 소개받은 자를 특별채용하고, 이후 계약기간 종료시점이 다가오자 상위직급으로 격상해 재임용했다. 지인 자녀 이력서를 인사담당자에게 전달하면서 채용을 지시하고 계약직을 특혜 채용한 뒤 정규직으로 전환한 경우도 있었다.

인사위원회와 심사위원을 외부전문가 없이 내부 위원만으로 구성하거나 심사위원에 이해관계자를 포함해 특정인을 채용하기도 했다. B기관의 경우 채용 면접위원이 아닌 자가 임의로 면접장에 입실해 면접대상자 2명 중 1명에게만 질의하고 질의를 받은 자가 최종 합격했다. 다른 기관에서는 내부 위원만으로 구성된 심사위원들에게 부모의 성명, 직업, 근무처가 적시된 응시원서를 제공하고 기관내 고위급 자녀에게 높은 점수를 줬다.
우대사항에 대한 가점 등 전형 과정의 점수를 고의로 조작하거나 전형별 배점 등을 채용과정에서 바꾼 사례도 있었다. C기관은 채용업무 담당자가 특정 응시자들을 면접대상에 선발하기 위해 경쟁상대의 다른 응시자들의 경력점수를 하향 조정했다. 면접전형 과정에서 가점 대상자에게 가점을 주지 않아 불합격 처리되고 지역 유력인사의 자녀가 채용되는 경우도 있었다.

모집공고를 지키지 않거나 선발인원을 바꾼 기관들도 있었다. D기관은 채용공고를 경영정보 공개시스템(알리오)에 공시하지 않고 협회 등의 홈페이지에만 공시한 뒤 전직 고위직이 추천한 특정인들을 특혜 채용했다. E기관은 특정인을 서류전형에 합격시키기 위해 합격배수를 2~5배수 범위를 30배수로 조정했다가 다시 45배수롤 늘리는 방법을 동원했다.

이밖에 경력·전공 등 자격요건 부적격자를 합격 처리하기도 했다. F기관은 채용시 필요한 경력증명서, 졸업증명서 등 서류 없이 서류·면접 심사를 실시하고, 해당분야 경력이 없는 무자격자를 특별채용했다. G기관은 채용공고문에 '상경계열 박사'로 전공을 명시하고도 이와 무관한 자를 서류전형에 합격시키고, 면접에 기관장이 임의 배석하면서 특정인에 대한 지원 발언을 해 최종 합격시켰다.

정부는 부정하게 채용된 직원에 대해서는 채용 취소나 파면·해임 등 인사조치를 취하도록 할 계획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공공기관 내규나 채용공고문에 채용 취소에 대한 규정을 두고 있는 경우에는 채용 취소를 할 수 있고, 그렇지 않은 경우에도 인사위원회를 통해 강도높은 징계를 주면 된다"면서 "채용 등 비위행위자를 제재하는 내용의 '공공기관 운영에 관한 법률 개정안'이 국회에 계류돼 있어 이 개정안이 통과되면 법적 근거가 명확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이번 전수조사 보완을 위해 오는 22일까지 19개 공공기관에 대해 심층조사를 벌인다. 또 이달 말까지 행정안전부는 824개 지방공공기관을 전수조사하고, 권익위원회는 각 부처 소관 272개 기타 공직유관단체를 점검한다.

감사체계 정비, 적발·처벌 강화, 규정미비 보완 등을 포함한 채용비리 근절을 위한 제도개선 방안도 이달 중에 마련하기로 했다. 아울러 공공기관 채용비리가 근절될 때까지 채용비리 신고센터를 지속적으로 운영할 예정이다.

김용진 기획재정부 2차관은 "이번 기회를 통해 공공기관부터 채용비리 문제를 뿌리 뽑겠다는 각오로 끝까지 임할 것"이라며 "공공기관 채용절차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대폭 강화하고 이런 노력과 분위기가 사회 전반으로 확산되는 계기로 삼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조영주 기자 yjch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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