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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벌의 앓는 소리?…법인세인상 파장 4題

최종수정 2017.12.07 09:03 기사입력 2017.12.07 09:03


[아시아경제 이경호 기자]내년부터 과세표준이 3000억원이 넘는 90여개 기업의 법인세 최고세율이 현행 22%에서 25%로 오른다. 과세표준은 통상 사업소득에서 이런 저런 비용을 다 제하고 남는 소득에 부과하는 기준을 말한다. 1000원을 팔아 200원을 남겼다면 200원에 대해 세금을 부과하는 것이다.

지금까지는 200원의 22%인 44원을 세금으로 냈다면 앞으로는 50원을 내야 한다. 반도체 슈퍼사이클을 접하며 연간 영업이익이 50조가 넘어설 것으로 보이는 삼성전자의 경우 이런 저런 세금공제를 제하면 법인세가 2조5천억원 수준에서 2조7천억원 수준으로 는다. 현대차도 9400억에서 1조180억원으로 두 회사 모두 2천억원이 늘어난다. 삼성전자와 현대차 등 90여개 기업의 총 세 부담증가액은 2조원정도로 추산된다. 한해 수 조에서 수십조의 영업이익을 낸 기업들로서는 2조원이 크지 않아 보일 수 있다.

-증세의 목표를 이해하지 못하겠다

기업들이 법인세 인상에 우려를 나타내는 이유는 대략 네 가지다. 우선 증세의 목적과 목표가 불분명하다. 증세의 주된 목적은 재정건전성을 확보하려는 취지다. 하지만 이미 수출이 연속 증가하고 반도체,전자,석유화학 등등 중심으로 기업들의 실적이 개선되고 있어 실적증가에 따라 법인세 역시 자연스럽게 늘어날 수 밖에 없다.내년에는 세계경제도, 국내 경제도 경기회복 가능성이 있어 경제가 성장하면 세수(세금수입)도 늘어난다. 경제적인 논리보다는 정치적인 목적(양극화와 불평등 해소, 재벌개혁) 하에 이뤄진 것으로 해석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세부담이 늘는데 고용,투자 그대로 하긴 어렵다

두 번째, 세부담이 결국 고용과 투자의 여력을 위축시킨다. 90여개 기업이 2조원을 추가 부담하면 1개사당 평균 2000억원이다. 삼성전자나 현대차 등 상위 기업이 부담이 더 커지는 것을 제외한 금액이다. 세 부담이 늘어나면 기업으로서는 인건비를 줄이지 못한다면 추가 고용을 하지 않거나 복지를 확대하지 않게 된다. 연구개발이나 시설투자, 배당,성과급을 줄일 수도 있다. 가장 쉬운 길은 제품가격을 올리는 길이다. 하지만 물가상승 부담 등으로 이 역시 쉽지 않은 결정이다. 납세비용이 늘어나는 것을 알면서도 증세 이전에 잡아놓은 사업을 "그대로 가겠다"는 경영자는 없다.

-보여지는 세금과 실제 세금과 차이가 있다

세 번째, 22%의 법인세 최고세율의 수준이 상대적으로 낮아보여도 실제 부담(유효세율)은 이미 높다. 한국경제연구원이 지난 5년간 유효법인세율을 분석한 결과, 삼성전자는 20.1%로, 경쟁기업인 애플(17.2%), 퀄컴(16.6%), TSMC(9.8%) 등과 비교해 매우 높은 법인세를 부담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법정세율 대비 유효세율 비율 역시 83.1%로 가장 높았고, 애플(44.2%), 인텔(57.6%), 퀄컴(42.7%) 등 미국기업은 명목 세율과 비교해 실제 부담하는 비중이 절반에 불과하다.
석유화학 업종의 경우, LG화학(25.1%)은 업계 1, 2위인 미국 다우케미칼(24.7%)과 독일 바스프(21.5%) 그리고 일본 도레이(22.9%), 대만 포모사(30.6%)보다도 높은 법인세율을 부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LG화학(103.7%)이 부담하는 법정세율 대비 유효세율 비중 역시 경쟁기업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모든 나라가 감세…한국만 증세시대로 가나

네번째, 글로벌 조세경쟁에서 한국만 역주행하고 있다. 내수기업도 아니고 글로벌 시장을 상대로 전 세계에 사업장을 두고 있는 글로벌 기업들에 각국의 조세정책은 경영상의 중요한 판단 기준이 된다. 산업자본과 금융자본의 국가간 이동을 좌우하는 변수이기도 하다. 그래서 조세정책은 국가간에 가장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는 정책이다. 조세재정연구원에 따르면 법인세율 인하의 흐름은 2000년대 이후 꾸준히 지속된 현상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의 평균 법인세율은 2000년 32.2%에서 2016년 24.7%로 하락했다. 2016년과 2017년 법인세를 내린 나라는 스페인,이스라엘,일본,노르웨이,호주, 캐나다(이상 2016년),호주,스페인,프랑스, 영국, 헝가리, 이스라일, 이탈리아, 일본, 룩셈부르크, 노르웨이, 슬로바키아(이상 2017년) 등이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핵심공약인 감세법안(현행 35%→20%)은 지난 16일 하원을 통과했고, 이후 상원에서 법안이 통과되면 한ㆍ미 간 법인세 역전현상이 벌어지게 된다. 일본 아베정부도 지난 21일 2018년 세제 개편에서 설비투자 및 임금인상 촉진을 위해 법인세의 실효세율을 현행 30%에서 25%까지 인하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반면 프랑스 정부는 세수 확보를 위해 320개 대기업에 일시적으로 법인세를 인상하려 했지만, 지난 9일 관련 법안이 상원에서 부결됐다. 프랑스 기업들은 법인세 인상은 세금 폭탄이라며 정부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이경호 기자 gungh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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