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종화 기자]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은 "정부가 대북정책과한미동맹에서 일관되고 분명한 메시지를 줘야한다"고 6일 밝혔다.
반 전 총장은 "한미동맹은 재확인되고 있다"면서도 "양국이 이전 수준의 동맹과신뢰를 회복하려면 아직 갈 길이 있어 보인다"고 언급했다.
이어 그는 "우리 정부가 확실한 의지를 가지고, 북한을 대할 때 강하게 할 때는 강하게 하고 부드럽게 할 때는 부드럽게 하는 것이 좋겠다"면서 "그런 의미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지금 북한에 대해 압박을 가하는 수밖에 없겠다고 하는 것은 상당히 현실을 반영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미·중이 한국을 제쳐두고 북한 문제에서 대타협을 도출할 수 있다는 지적에 대해 그는 "진앙지가 키신저 박사로 알려져 있어서 11월 초 미국에서 만나 한 시간 대화를 했다"면서 "키신저의 말씀은 자신은 그런 이야기를 한 적이 없고 자신의 현실주의 정치론을 비판하는 사람들이 비판하기 위해서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고 소개했다.
북한이 핵 보유국으로 인정해 달라는 요구와 관련 반 전 총장은 "국제사회가 전혀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북한이 핵 보유국 지위를 받고 그것을 계기로 미국과 담판하겠다는 것은 일어나지도 않을 일"이라고 일축했다.
또 북한이 리비아 카다피의 말로를 보며 핵보유 의지를 굳히게 됐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카다피를 생전에 여러 번 만나 이야기를 많이 했는데 그는 국민의 소리를 외면하고 42년간 독재를 하고 기행을 해 국민과 아프리카 지도자들로부터 따돌림을 많이 당했다"면서 "핵이 없어서 망했다는 것은 공연히 하는 이야기"라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남아공이 핵을 포기해서 망했나? 아프리카 1, 2위 지도국이 됐다"면서 "수천 년 인류 역사에서 한나라가 전세계를 상대로 싸워 이긴 적이 없다. 국제사회가 (북한을 향해) 똑같은 메시지 보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내 일각의 전술핵 재배치 주장에 대해 그는 "북한은 제재 속에 살지만 우리는 국제사회의 조그만 제재에도 어마어마하게 잃어버리는 상황"이라면서 "제재가 무서워서라기보다 한미동맹의 핵우산 보호 하에 있으니 서둘러 무책임하게 거론하는 것은 우리의 국제 위상에 비춰도 맞지 않다"고 지적했다.
미중관계와 관련 반 전 총장은 "11월 키신저와 만났을 때 그분 말씀은 미중이 이념이나 행태가 많이 다른 것은 사실이나 이미 세계의 지도국으로서 책임을 공유하고 있어 전쟁을 할 일은 없을 것이라고 했다. 제 생각도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약간의 방법론적 차이는 있을 수 있지만 북핵을 해결해서 한반도를 비핵화하겠다는데 미중간 전략적 이해관계가 한 치의 차이도 없다"면서 "한반도가 열강의 각축장이 아니라 협력과 공존의 장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직업 외교관 출신이 아닌 인사들이 잇따라 주요국 주재 대사로 발탁된 것에 대해 그는 "외교라는 것이 75%는 아주 건전한 상식선에서 이뤄지고 25%는 전문성이 요구된다"면서 "문제가 그야말로 심각하게 벌어졌을 때는 25%가 이야기를 해야 하고, 상식으로 하면 안 된다"고 지론을 밝혔다. 그러면서 "너무 '75%'로 가서 국민들에게 휘둘리기 시작하면 포퓰리스트 정책이 된다"고 강조했다.
김종화 기자 just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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