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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 기업마케팅 반토막]"후원 잘못했다 뇌물로 엮일라" 입장권 구매도 망설인다

최종수정 2017.11.27 18:22 기사입력 2017.11.27 11:30

삼성전자, 성화봉송 이벤트 이외 마케팅 거의없어

K스포츠재단 '최순실 트라우마'에 올림픽 역풍

기업 사회적 활동에 정치 논리 대는 시각 달라져야




[아시아경제 강희종 기자]지금으로부터 7년 전인 2010년 10월, 이명박 전 대통령은' G20(주요 20개국) 서울정상회의' 개최 한달을 앞두고 기업들에게 온갖 청구서를 내밀었다. 국제적인 행사의 성공적인 개최를 위해 기업들이 직간접으로 뛰어야 한다는 주문이었다.

G20 부대행사이자 글로벌 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이 참여하는 '비즈니스 서밋'이 대표적이다. 행사장인 서울 광장동 쉐라톤워커힐호텔을 운영하고 있는 SK그룹은 정부를 대신한 호스트 역할에 총력을 기울여야 했다. 당시 재계는 "기업인 출신이어서 더 지능적으로 기업을 압박한다"는 볼멘소리가 터져나왔다. 정부의 역할을 기업에 떠넘기는 관행은 박근혜 전 대통령으로 이어졌다. 그리고 마침내 대통령 탄핵 사태를 몰고 온 미르ㆍK스포츠재단 사태를 낳고 말았다.
27일 재계 관계자는 "그동안 재계는 국내에서 열리는 국제 행사에 적극 참여해야 하는 의무를 안고 있었다"면서 "자발적인 경우도 있었지만 정부와 정치권의 압박에 마지못해 응하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고 털어놨다. 과거 정권부터 지속됐던 이러한 관행은 지난해까지 이어졌다. 2011년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 때도 기업들은 각종 후원금, 홍보관 운영, 주요 경기 입장권 구매 등의 방법으로 흥행을 도왔다.

지난해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를 겪으면서 상황은 급변했다. 자의반 타의반 국가 행사에 기여했던 기업들의 활동들이 불법과 탈법 행위로 전락하고 만 것이다.

◆'최순실 트라우마' 기업 총수들, "삼성처럼 엮일라"=이는 내년 2월로 다가온 평창동계올림픽에 그대로 역풍으로 돌아오고 있다. 최순실 사건의 트라우마를 그대로 안고 있는 기업들은 평창 동계 올림픽 지원 활동에 몸을 사리고 있다.

국내 최대 스포츠 후원 기업인 삼성전자도 예외는 아니다. 삼성전자는 코카콜라, GE, 도요타, 인텔, 비자 등과 더불어 전세계 13개밖에 안되는 '월드와이드 올림픽 파트너'중 한 곳이다. 월드와이드 파트너는 전세계를 상대로 올림픽 마케팅을 전개할 수 있는 권리를 갖고 있다.

삼성전자는 그동안 열린 하계ㆍ동계 올림픽마다 대규모 마케팅 활동을 통해 자사 제품과 브랜드를 알렸다. 그러나 올해에는 성화봉송 이벤트 이외에 별다른 활동이 보이지 않는다. 이 회사 관계자는 "시기가 시기이니만큼 마케팅 부서에서 조금 조심스러워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다른 기업들의 분위기도 삼성전자와 크게 다르지 않다. 미르ㆍK스포츠재단을 후원한 기업들은 특검 수사 과정에서 뇌물죄 혐의를 벗기는 했으나 언제 다시 수사대상에 오를지 모르는 상황이다. 특검은 항소심에서 삼성전자가 미르ㆍK스포츠재단에 낸 후원금도 뇌물로 보고 공소장을 변경했다. 만약 법원이 특검의 주장을 받아들인다면 삼성 이외에 다른 기업들도 재수사를 받을 수 있다.

◆'기업의 사회적 활동' 바라보는 시각 달라져야=최근 대기업 사정 바람이 롯데그룹의 e스포츠협회 지원까지 번지고 있는 것도 기업들을 한껏 움츠려들게 하고 있다. 재계에서는 아쉬울 때마다 기업에 손을 벌리고 동참을 요구하면서 또다른 한편에선 이를 문제삼는 사회적 분위기가 지속되는 한 예전같은 스포츠지원활동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보고 있다.

기업들의 후원을 당연시하고 압박하는 관행도 사라져야 한다는 지적이다. 한 재계 관계자는 "한국처럼 규제가 많은 나라에서 민원이나 애로사항이 없는 기업은 거의 없다"며 "그럼에도 기업의 사회적 활동을 일방적으로 정경유착이나 뇌물로 본다면 누가 나서서 기부하겠는가"라고 토로했다.


강희종 기자 mindl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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