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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날씨에 땀이…” 2018 수능 국어영역 직접 풀어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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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날씨에 땀이…” 2018 수능 국어영역 직접 풀어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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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고정호 기자, 김하균 기자, 문수빈 기자, 최형진 기자]“왜 이렇게 어려워? 식은땀이 다 나네”
네 명의 ‘아시아경제’ 인턴 기자들은 23일 치러진 2018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국어영역의 ‘환율 오버슈팅’ 지문과 ‘디지털 통신 시스템의 부호화 과정’ 지문에 딸린 문항들을 풀어본 뒤 혀를 내둘렀다. 이들은 최대한 수험생의 입장을 느껴보고자 11문제에 17분의 제한 시간을 뒀으나, 타이머가 끝나자 “시간을 좀 더 달라”는 요청이 이어졌다. 실제 수능 시험장에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다.

하지만 5분의 시간이 더 주어졌음에도 결과는 좋지 않았다. 특히 29번 문항과 41번 문항을 맞춘 사람은 단 한명도 없었다. 채점을 마친 기자들 사이에는 잠깐 어색한 기운이 감돌았으나, 이들은 이내 입을 모아 문항이 지나치게 어렵다는 불만을 털어놓기 시작했다.

치열하게 고민했지만 오답을 면치 못했다

치열하게 고민했지만 오답을 면치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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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들은 공통적으로 “생소한 개념을 다룬 지문인데다 그에 따르는 하위 개념들이 계속 등장하는 것이 어렵게 느껴졌다”고 토로했다.

고정호(27) 기자는 “다른 문항들은 지문에 주어진 내용으로 답을 낼 수 있다고 해도 29번 문항과 41번 문항의 경우 지문에 나온 ‘환율 오버슈팅’ 현상과 ‘차동 부호화’의 작동 원리를 이해하지 못하면 풀기 어려운 것 같다”면서 “개념을 이해한 뒤 풀이에 적용한다고 해도 시간적으로 무리가 있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특히 대학교에서 컴퓨터공학을 전공한 김하균(26) 기자는 “‘디지털 통신 시스템의 부호화 과정’은 학부 2학년 전공 수업에서 1시간 동안 배우는 내용이다”라며 “그런 내용을 지문으로 접하고 제한된 시간 안에 문항들을 풀어내는 것이 가능한지 모르겠다”고 의문을 표했다. 그는 이어 “집에 가면 이번에 수능을 친 동생을 따뜻하게 안아줘야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또한 최형진(27) 기자는 “내가 수능을 쳤을 때보다 지문 길이가 길어진 것 같다”면서 “게다가 답을 찾아내기 위해서는 지문을 꼼꼼히 읽어야 해서 마치 사막에서 바늘찾기를 하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그러자 문수빈(22) 기자가 “아직도 눈앞에서 활자가 날아다닌다. 한바탕 ‘활자 파티’를 한 기분이다”고 거들었다.

실제 수능 시험이 종료된 이후 학생들은 두 지문을 언급하며 이번 국어영역이 이른바 ‘불수능’이었다고 평했다. 이에 대해 김병진 이투스 교육평가연구소장은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이 두 지문이 상대적으로 까다로웠을 것이라며 “‘환율 오버슈팅’ 지문은 ‘EBS 환율 지문’에서 다룬 내용을 토대로 하였으나 실제 적용 과정에서 어려웠을 수 있으며 ‘디지털 통신 시스템의 부호화 과정’ 지문은 독해에 어려움이 있었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지문에서 다뤄진 ‘환율 오버슈팅’은 환율이 단기간에 균형을 뛰어넘어 과잉조정되는 경우를 가리키는 금융용어이며 일반적으로 대학교 경제학과에서도 2학년 이후 전공과목에서 다루는 이론으로 알려졌다. 또한 ‘디지털 통신 시스템의 부호화 과정’ 지문은 부호화 기술이나 데이터 시스템에 대한 배경 지식이 없다면 쉽사리 이해하기 어렵다는 평이 이어졌다.

이번 시험 최고난이도 문항이라고 평가되는 41번 문항은 수험생들로부터 '코딩 영역이냐'는 볼멘소리를 듣기도 했다

이번 시험 최고난이도 문항이라고 평가되는 41번 문항은 수험생들로부터 '코딩 영역이냐'는 볼멘소리를 듣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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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인턴 기자들 중 아무도 맞추지 못했던 29번 문항과 41번 문항은 이번 국어영역 시험의 ‘킬러 문항’으로 불린다. ‘킬러 문항’이란 오답률이 높은 문항들을 부르는 말로 이같은 문항들은 최상위권 변별을 위해 배치된다. 두 문항 모두 지문의 내용을 <보기>와 관련지어 추론하는 문항으로 지문 내용을 명확하게 이해하지 못한다면 정답을 내기가 어렵다.

한편, 한국교육과정평가원(평가원)은 23일 오전 진행된 브리핑에서 2018학년도 수능 국어영역에 대해 “폭넓고 다양한 국어 능력을 평가하기 위해 다양한 소재의 지문과 자료를 활용해 출제했다”고 밝혔다.




고정호 기자 jhkho2840@asiae.co.kr
김하균 기자 lama@asiae.co.kr
문수빈 기자 soobin_222@asiae.co.kr
최형진 기자 rpg456655@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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