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베이징=김혜원 특파원] 중국이 북한을 오가는 하늘 길에 이어 다음 달 중순께 유일한 육로마저 일시 폐쇄하기로 한 것은 북한의 외화벌이를 원천 봉쇄할 수 있는 대북 영향력을 다시 상기시키는 일종의 경고성 조치로 보인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특사로 쑹타오(宋濤) 공산당 대외연락부장이 지난 17~20일 북한을 방문했다가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을 만나지 못하고 '빈손'으로 돌아온 이후 중국은 독자 대북 제재로 해석할 만한 강경책을 이어가고 있다.
중국 당국은 보수 공사를 철교 폐쇄의 명분으로 삼았지만 이 기간 사실상 북·중 무역이 끊기기 때문에 전통적인 대북 압박 '카드'를 꺼낸 시점에 예의주시하는 분위기다. 중조우의교는 압록강을 사이에 두고 중국과 북한을 연결하는 유일한 다리로, 1909년 건설됐으나 6·25전쟁 때 무너졌다가 2002년 북·중 양국이 합의 하에 재건했다.
북·중 관계에 정통한 소식통은 요미우리신문에 "이 철교는 지난해에도 열흘 동안 보수 공사로 일시 폐쇄된 적이 있다"면서도 "이번 일시 폐쇄 조치는 중국이 '더 한 무역 제한 조치도 불사하겠다'는 경고를 북한에 보내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시 주석이 북한으로 보낸 특사가 처음으로 김 위원장을 만나지 못하는 사태가 발생하면서 체면을 구긴 중국이 대북 기조를 강경으로 선회했을 수 있다는 얘기다.
중국 해관총서가 전날 발표한 국가별 무역 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북한의 대(對)중국 수출액은 9075만달러(약 985억5000만원)로 지난해 같은 기간(2억3837만달러) 대비 61.9% 감소했다. 이는 3년 9개월 만에 최저치다. 10월 북한의 대중 수입액은 2억442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4.9% 줄었다. 이에 따라 새 안보리 대북 제재 발효 후 처음으로 공개된 북중 월간 무역액은 3억3490만달러로 지난 2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중국은 쑹 부장이 귀국한 다음 날인 21일부터 베이징과 평양을 오가는 유일한 국영 항공사 중국국제항공(에어차이나)의 항공편 운항도 일시 중단했다. 중국 측은 수요 부족을 이유로 제시했지만 북한에 압력을 가하기 위한 목적이 더 크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중국이 베이징~평양 노선 운항을 중단한 것은 올해 들어 이번이 두 번째다. 요미우리신문은 "중국이 북한에 대한 압력을 강화했다는 것을 미국에 어필하겠다는 의도도 있어 보인다"고 판단했다.
베이징 김혜원 특파원 kimhy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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