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강희종 기자, 명진규 기자]22일 실시된 삼성전자 조직개편 및 보직인사에서 가장 주목할 만한 인물은 손영권 최고전략책임자(CSOㆍ사장)다. 이재용 부회장의 전폭적인 신뢰를 받는 손 사장에게 반도체, 스마트폰 이후 불투명한 삼성전자 미래 먹거리를 발굴하라는 특명이 주어졌다.
삼성전자는 전날 실시한 2018년 정기 조직개편 및 조직인사에서 "비즈니스 디벨로프먼트(BD) 관련 손영권 사장의 역할을 강화해 최근 다양한 사업 영역의 융복합화와 업계의 합종연횡 등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산업 환경에 대응하고 미래 먹거리 발굴을 가속화시킬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번 조직 개편으로 손 사장이 맡고 있던 미국 전략혁신센터(SSIC)는 그동안 DS(부품) 부문 산하에서 전사 조직으로 독립됐다. SSIC는 미국 실리콘밸리를 중심으로 유망 기업에 대한 투자나 인수합병(M&A)을 추진하던 조직이었다.
삼성전자의 신사업 발굴은 그동안 이재용 부회장이 맡아왔다. 이 부회장은 미국을 방문할 때마다 손 사장으로부터 실리콘밸리 등 최근 미국 정보기술(IT) 기업들의 동향을 파악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만큼 손 사장은 이 부회장의 속마음을 잘 알고 있는 사람중 한명으로 꼽힌다.
일부에서는 손 사장이 전사 신사업 발굴 업무를 맡으면서 그동안 주춤했던 대형 M&A도 속도를 내는 것 아니냐는 전망도 나온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 관계자는 "손 사장의 역할이 기존 반도체ㆍ부품에서 사물인터넷(IoT), 인공지능(AI) 등으로 범위가 넓어진 것일 뿐"이라며 "수천억~수조원 규모의 대형 M&A는 여전히 총수의 결단이 필요한 사항"이라고 선을 그었다. 이 부회장의 구속 상황이 지속되는 한 대규모 투자에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이번 조직개편을 통해 실체를 드러낼 것으로 예상됐던 사업지원TF는 여전히 정현호 사장 이외 다른 인사는 깜깜이다. 일부에서는 40여명의 구 미래전략실 임원들이 합류했을 것으로 관측하고 있지만 현재 조직도상 정 사장 외에는 아무도 이름을 올려놓고 있지 않다.
삼성전자가 사업지원 TF라는 비정규 조직을 꺼내놓고 실체는 밝히지 않고 있는 데 대해 재계에서는 "권한과 책임을 명확히 하는 컨트롤타워를 내놓겠다는 당초 의미가 퇴색되고 있다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 관계자는 "사업지원TF의 경우 현재 조직이 다 꾸려지지 않은 상황"이라며 "전자 계열사간의 업무 조율을 위한 지원 조직인 만큼 불필요한 논란이 생기지 않도록 고민 중이다"고 설명했다.
한편, 삼성전자가 조직개편까지 마친 만큼 이번 주 전자계열사들은 조직개편까지 마무리 지을 것으로 전망된다. 비전자계열사들의 인사 역시 다음주께 진행된다. 금융계열사는 12월에 진행될 예정이다.
강희종 기자 mindle@asiae.co.kr
명진규 기자 ae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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