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로 연료전환이 예상되는 수송에너지를 생각해보자. 최근 미국의 에너지정보국(EIA)이 발표한 '세계 에너지전망'에 따르면 2040년 수송에너지 중 액체연료(석유 등) 소비 비중이 2015년 95%에서 88%로 감소하지만 여전히 가장 중요한 역할을 담당할 전망이다. 주목할 만한 사실은 2015년에서 2025년까지 자동차 연비가 43% 가량 향상돼 소비 감소의 많은 부분이 연료대체가 아닌 효율개선을 통해 나타난다는 점이다. 많은 사람들이 전기자동차가 친환경적이라고 하지만, 전기를 생산하는 발전부문이 석탄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면 수송 부문의 오염 물질 배출을 단지 발전 부문으로 이전시킨 것 뿐이라고 할 수 있다.
최근 신고리 5·6호기 공론화위원회는 신고리 5·6호기의 공사 재개를 권고하면서 추가로 향후 장기적으로 원자력발전을 축소하는 에너지정책 방향을 제안했다. 전력 산업과 마찬가지로 국가 기반 산업인 석유 및 화학 산업은 장기적으로는 친환경적인 새로운 산업으로 전환하는 것이 필요하지만, 기술적 준비, 경제적 충격, 제도 및 환경 구축 등을 고려할 때 상당 시간 동안 여전히 주력 산업의 역할을 담당할 가능성이 높다. 앞서 언급한 EIA 보고서에서도 2040년 세계 에너지 수요를 석유 31%, 천연가스 25%, 석탄 22%, 원자력 5%, 기타(신재생 등) 17%의 비중으로 예측하고 있다. 이는 태양광과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가 빠르게 증가하는 에너지원으로 부상하고는 있지만, 석유 및 화학 산업의 산업적 중요도 역시 오랜 기간 지속될 것을 의미한다.
한편 이 보고서에서는 2040년 에너지수요가 2015년 대비 28% 증가하고 이러한 성장세가 대부분 비OECD 국가에서 나타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들 국가들은 우리나라 기업들이 휘발유, 경유, 항공유 등을 수출하는 주요 수출대상국들이다. 에너지 정책을 수립하는 정부와 전문가들이 간과해서는 안 될 부분이다.
조영상 연세대학교 산업공학과 부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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