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생각하십니까]법인택시기사 유니폼 착용…“불편”VS“깔끔”

서울시, 법인택시 기사 한명 당 셔츠 2벌과 조끼 1벌 지급

사진=서울시 제공

[아시아경제 금보령 기자] 지난 13일부터 서울 법인택시 기사들은 밝은 청색 체크무늬 셔츠와 검정색 조끼로 구성된 지정 승무복을 입고 운행을 하고 있다. 지난 2011년 택시 기사 복장 자율화가 실시된 지 6년 만이다. 서울시는 그동안 택시 기사들의 불량복장 관련 민원이 지속적으로 발생하자 올해 시비 16억1000만원을 투입해 법인택시 기사 한명 당 셔츠 2벌과 조끼 1벌을 지급했다. 서울 내에는 255개 법인택시회사에서 3만5000명의 택시 기사가 일하고 있다.

법인택시 기사들이 지정 승무복을 착용한 지 약 1주일이 지나면서 일부에선 불만이 나온다. 우선 '불편하다'는 것이다. 법인택시 기사 김모(52)씨는 "깔끔하다는 데엔 동의하지만 셔츠 신축성이 뛰어난 것도 아니고 팔을 굽힐 때마다 불편하다. 우리(택시 기사들)가 팔을 많이 사용한다"며 "조끼를 잠갔더니 배도 답답하다. 조금이라도 살이 찌면 금방 못 입을 것 같다"고 말했다.

계절과 관계없이 재질이 똑같은 셔츠를 입어야 하는 것도 법인택시 기사들이 말하는 불만 요소다. 시가 나눠준 셔츠는 긴소매다. 시 관계자는 "택시 기사들이 여름에는 에어컨, 겨울에는 히터를 틀어서 같은 재질의 긴소매 셔츠를 입어도 크게 상관없다"고 설명했으나 한 법인택시 기사는 "대부분 차 안에 있지만 그래도 밥 먹을 때나 화장실 갈 때 등 밖에 나갈 때도 있는데 계절도 생각하지 않고 똑같은 셔츠만 입으라는 건 무리"라고 말했다.

이어 이 법인택시 기사는 "남은 한 달 반은 평소처럼 입고 내년 1월부터는 단속한다고 하니까 그때 가서 지정 승무복을 입을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지정 승무복 착용은 내년부터 의무가 된다. 올해 말까지는 계도기간으로 잡고 있다. 만약 복장규정을 어기면 운송사업자에게는 운행정지(1차 위반시 3일, 2차 위반시 5일)나 10만원의 과징금이, 택시 기사에게는 10만원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반면 깔끔한 이미지가 마음에 든다는 의견도 많았다. 법인택시 기사 이모(47)씨는 "그동안 슬리퍼, 민소매 차림 등 대충 입고 일하는 사람들 때문 택시 기사 이미지가 별로였는데 이번을 계기로 좀 개선되길 바란다"며 "셔츠 색상이 밝아서 나도 하루를 밝게 시작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개인택시를 몰고 있는 임동일씨는 "법인택시 기사들이 승무복 입는 게 깔끔해 보이기도 하고 좋아 보인다"고 평가했다.

최광선 시 택시물류과 택시서비스팀장은 법인택시 기사들의 '단정한 옷차림'에 초점을 맞췄다고 설명했다. 최 팀장은 "불쾌감을 주지 않는 정도로 입는다면 지정 승무복을 안 입었다고 해서 굳이 단속할 계획은 없다. 개인적인 사정으로 불가피하게 모자를 쓴다든가 하는 경우는 규제하지 않을 예정"이라며 "현장의 요구사항도 들어보면서 반영하겠다"고 말했다.

금보령 기자 gold@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