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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이 안 보이는 獨…'대연정'·'재선거' 등 남은 시나리오는?(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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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정 구성 실패로 혼란 거듭하는 獨
메르켈 "새로 선거 치르는 게 낫겠다"
대연정, 소수정부, 재선거 모두 험난한 상황


[아시아경제 나주석 기자]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20일(현지시간) 연정 구성 협상 실패와 관련해 "소수 정부를 구성하는 것에 대해서는 거의 생각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시계 제로에 놓은 독일 정치권은 새로 선거를 치르는 방안과 또 다른 연정 모색 사이에서 고민 중이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앙겔레 메르켈 독일 총리

[이미지출처=연합뉴스]앙겔레 메르켈 독일 총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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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켈 총리는 이날 독일 공영방송 ARD에 출연해 "(소수 정부 구성에 대해) 회의적"이라며 "새로 선거를 치르는 것이 보다 낫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선거가 치러지면 당을 이끌겠다고 밝혀, 사퇴 가능성 등을 일축했다.
하지만 집권여당인 기민당 내부에서는 상황이 이렇게 내몰린 데 대해 메르켈 총리를 비판하는 목소리도 상당하다. 이민자를 수용하는 메르켈 총리의 정책이 결국 상황을 이렇게 만들었다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연정 협상에서도 이민문제가 발목을 잡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메르켈 총리는 연정 구성을 위한 추가적 협상 등에 대해서는 적절하지 않다고 배제하며, 이제 공은 프랑크-발터 슈타인마이어 독일 대통령에게 넘어갔다고 밝혔다.

TV 인터뷰 전에 메르켈 총리는 슈타인마이어 대통령과 만나 현 상황을 논의했다. 슈타인마이어 대통령은 메르켈 총리를 만난 뒤 "독일이 전후 전례 없는 정치 상황에 내몰렸다"면서 "각 정당이 정부가 구성될 수 있도록 나서달라"고 촉구했다.
영국의 경제지 파이낸셜타임스(FT)는 슈타인마이어 대통령의 당부는 자유민주당이 연정 협상에 복귀해줄 것을 호소하는 것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고 전했다. 마찬가지로 대연정 가능성을 배제하고 있는 사회민주당에 대해서도 재고를 요청하는 것이다. 총리는 재선거, 대통령은 그래도 다시 한번 연정 구성을 재촉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은 향후 독일 상황과 관련해 여러 가지 시나리오를 제시했다.

먼저 거론되는 상황은 새로 선거를 치르는 것이다. 복잡한 재선거 과정을 거쳐 결국 독일 의회가 해산되고 조기 선거를 할 경우 새로운 선거를 치를 수 있다. 일단 메르켈 총리 역시 새로운 선거에 대한 선호를 밝힌 데다 독일에서 2번째당인 사민당 역시 찬동하고 있다.

여론은 이미 재선거 쪽으로 기울고 있다. 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45%의 유권자는 재선거를 희망하지만, 27%는 사민당과의 대연정을, 24%는 소수 정보를 선호한다고 응답했다. 하지만 재선거를 치를 경우 극우 정당인 독일을 위한 대안(AfD)가 득세할 것이라는 우려가 팽배한 상태다.

하지만 정치적 계산은 제각각이다.

특히 메르켈 총리로서는 이번 정치위기를 계기로 기존 지지층이 다시 집결할 수 있다면, 집권 연정 구성을 두고서 어려움에 부닥치는 현 상황을 타개할 수 있다고 볼 수도 있다. 하지만 반대로 연정 구성 실패의 책임을 물어 유권자들이 메르켈 총리를 심판하는 상황도 배제할 수 없다.

사민당은 반사이익을 기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메르켈의 기민당-기사당 연합이 무너질 경우 사민당이 유일한 대안세력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독일 정치권은 낙관적 기대보다는 지난 총선에서 3위로 등장한 AfD의 영향력 확대를 우려하고 있다. 극우정당이 독일 의회에 진출한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재선거 시 AfD의 선전을 우려하는 목소리는 결코 허황된 주장은 아니다. 현재 지지율 흐름으로는 기존 정치에 대한 불만을 바탕으로 지지율이 상승세인 AfD의 의석이 늘 수도 있다.

현재 독일 연정 실패 이면에는 지난 총선에서 AfD가 선전을 거둬 AfD를 배제한 집권 연정을 구성하기 어렵게 된 탓이 크다. 즉 새롭게 선거를 한다고 해서 이런 난국이 풀릴 수 있을 것으로 볼 수만 없다. 오히려 독일 정국이 더 꼬일 뿐더라 극우세력의 영향력 확대를 조장할 수도 있는 상황이다.

재선거로 결론 나도 가는 과정은 복잡해, 혼란은 계속 이어질 수밖에 없다. 우선 독일은 재선거를 결정해도 일단 총리를 선출해야만 한다. 이를 위해 1차로 총리 투표를 하고 과반수가 나오지 않을 경우 2주내에 다시 2차 투표를 한다. 여기에서도 과반득표자가 없을 경우 3차 투표를 통해 최다 득표자를 총리를 임명한다. 여기에서 선출된 총리가 제청할 경우 대통령이 의회를 해산하고 재선거를 할 수 있다.

메르켈 총리가 가능성은 낮췄지만, 소수 정부 출범 가능성도 남아 있다. 다만 소수 정부의 경우 일종의 다음 선거 때까지 유리한 정치적 자산을 확보하기 위한 '임시'의 성격이 크다. 더욱이 소수 정부가 출범할 경우 법안마다 야권과 협의를 해야 해야만 한다. WSJ은 소수 정부는 몇 주 이상 버텨낸 적이 없다고 밝혔다. 더욱이 제1야당인 사민당의 경우 메르켈 총리가 이끄는 소수 정부를 용인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가능성은 작지만 대연정 가능성도 있다. 앞서 메르켈 총리는 사민당과의 연정을 통해 정부를 구성했다. 지난 총선에서 의석이 줄었더라도 기민당-기사당에 사민당이 연정으로 참여할 경우 무난하게 과반의석을 확보할 수 있다. 하지만 지난 총선에서 유권자의 외면을 받고 야성(野性)을 내세우는 사민당은 연정 참여에 대해 거부했다. 다만 메르켈 총리가 사퇴할 때는 변화 가능성도 남아 있다.




나주석 기자 gongg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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