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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민의 포토리포트]살벌한 원조 오빠들, S더비서 함께 웃던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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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농구 이상민 삼성감독(왼쪽)과 문경은 SK감독이 두 번째 S더비 맞대결을 마친 뒤 웃으며 인사하고 있다. [사진=김현민 기자]

프로농구 이상민 삼성감독(왼쪽)과 문경은 SK감독이 두 번째 S더비 맞대결을 마친 뒤 웃으며 인사하고 있다. [사진=김현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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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열한 승부가 갈린 희비의 순간, 두 팀 감독이 함께 미소 짓는 광경은 쉽게 보기 어렵다. 더구나 라이벌의 대결이라면 더욱 그렇다.

프로농구 SK의 문경은 감독(46)과 삼성의 이상민 감독(45)은 연세대 선후배 사이지만 감독으로서는 라이벌이다. 전희철 SK코치(44)는 두 감독의 라이벌 의식을 "살벌하다"고 표현했다. "아무리 친해도 승부는 한 치 양보도 없다"는 것이다.
두 감독은 연세대를 1993~94시즌 농구대잔치에서 대학 팀으로는 처음으로 우승시킨 주역들이다. 문 감독은 삼성을 거쳐 SK에서 은퇴해 사령탑에 올랐다. 이 감독은 현대(현 KCC)의 간판으로 활약하다 삼성으로 이적해 은퇴한 뒤 지휘봉을 잡았다. 지난 시즌까지 상대 전적은 10승8패로 이 감독이 앞섰다.

삼성과 SK는 서울을 연고지로 삼은 대기업 팀으로서 경쟁의식이 강하다. 올 시즌에는 '에스(S) 더비'란 브랜드로 팬들의 주목을 원하고 있다. 두 기업의 영문 첫 글자를 따 지은 이름이다. 로고도 따로 만들고, 유니폼(삼성 파란색, SK 빨간색)을 입기로 했다. 2월 18일에 열리는 6라운드 경기에서는 옛 유니폼을 입을 예정이다.

현역 시절 '오빠 부대'를 몰고 다닌 스타들의 자존심 대결이기도 하다. 문 감독은 "라이벌 경기는 팬들이 만들어준다. 개막전 경기를 이기고 나가다가 표 때문에 '난리'가 났다는 얘기를 들었다. 20년 만에 처음 듣는 말이다. 그런 경기를 해야 감독도 선수도 신나고 재미있는 경기를 한다"고 했다.
이 감독은 "라이벌전이 장착된다면, 팬들도 그런 인식 때문에 서울 더비에 더 많이 찾아올 것 같다. 그런 점에서 우리의 역할도 중요하고, 팬들 역할도 중요한 것 같다. 좋은 경기로 팬들에게 보답하겠다"고 했다.

올 시즌 두 라이벌 간의 승부를 예측하기란 쉽지 않다. 개막 후 7연승을 달리며 개막 최다 연승 기록을 바라보던 문 감독에게 첫 패배를 안긴 게 라이벌 이 감독이었다. 삼성은 지난 1일 잠실실내체육관에서 한 첫 대결에서 86-65로 크게 이겼다. 당시 3승4패로 공동 6위를 기록하던 삼성이 무서운 기세로 선두를 달리는 상대로 대승할 것이라고는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다.

에스 더비 2차전 역시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릴 때까지 결과를 알 수 없었다. 삼성은 18일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시즌 두 번째 맞대결에서 4쿼터 한때 열 점차까지 뒤처졌지만, 매서운 추격전을 했다. 특히 김동욱(36)이 3점슛 세 개를 몰아넣어 한 점차까지 추격하는 뒷심을 발휘했다. 삼성은 경기종료 14초전 두 점차 상황서 마지막 공격권을 따냈지만, 역전을 노린 이동엽(23)의 3점슛이 림을 벗어났다.

최종스코어 88-86. 1차전 패배를 설욕한 문 감독은 회심의 미소를 띠웠다. 반면 패장이 된 이 감독의 모습은 다소 의아했다. 고개를 떨구며 아쉬워할 패장의 모습이 아니었다. 이 감독은 선수들에게 박수를 보내고 있었고, 라이벌과 악수를 나누면서도 미소를 지었다.

이 감독은 "무너질 수 있는 상황에서 끝까지 따라갔다"며 선수들을 칭찬했다. 또 "이동엽의 버저비터가 실패한 건 어쩔 수 없는 상황이다. 이후 선수들이 위로해준 게 보기 좋았다"고 했다. 오랜만에 보는 명승부였다.




김현민 기자 kimhyun8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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