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국민의당…통합vs반대 갈등 최고조

호남중진 중심 의견그룹 '평화개혁연대' 출범…일전 태세

[아시아경제 유제훈 기자]
국민의당이 바른정당과의 '중도보수통합'을 두고 핵(核) 분열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특히 비안철수계를 중심으로는 통합에 반대하는 의견그룹까지 구성해 일전을 불사할 태세다.

19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민의당은 21일로 예정된 중도보수통합과 관련한 '끝장토론'을 앞두고 안철수 대표와 호남 중진의원들의 간의 입장차이·감정대립이 날로 심화되고 있는 형국이다.

특히 박지원 전 대표, 천정배 전 공동대표, 정동영 의원 등을 중심으로 한 당내 호남 중진의원들은 '평화개혁연대'라는 당내 의견그룹까지 형성해 안 대표의 중도통합론에 반기를 들고 있다.

박 전 대표는 전날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평화개혁연대는 정체성과 가치를 지키려는 의원들의 자발적인 당내 서클이지 분당이나 신당창당을 위한 모임이 아니다"라며 "어떠한 경우에도 정체성과 가치를 지키고 애매모호한 중도보수대통합을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당내 일각에서는 안 대표가 해당행위를 하고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당내 일부 당원모임인 '국민의당 개혁과 공당사수를 위한 당원연대'는 온라인 상을 중심으로 안 대표의 제명·출당을 요구하는 서명운동까지 벌이고 있는 상태다.

그러나 통합론을 제기하는 안 대표 역시 전과 다른 어조로 중도통합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안 대표는 지난 16일 덕성여대 강연을 통해 "(바른정당과) 연대 내지는 통합으로 가는 것이 우리가 처음 정당을 만들었을 때 추구한 방향과 같다"고 밝힌 바 있다.

안 대표 측 관계자 역시 이와 관련 "열린우리당이 새천년민주당에서 갈라져 나올때도, 고(故) 김영삼 전 대통령이 3당 합당을 추진할 때도 지난한, 매우 치열한 노선투쟁의 과정이 있었다"며 "중도 확장을 통한 천하삼분(天下三分)은 생존을 위한 필수적 과제"라고 강조했다.

이처럼 양 세력간 갈등이 최고조에 달하면서 21일 열릴 통합관련 끝장토론에도 관심이 모인다. 정치권에서는 양측이 입장차만 확인 한 채 봉합에 실패할 경우 사실상 '결별' 수순을 밟는 것이 아니냐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유제훈 기자 kalamal@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