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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tests] 문학과 지성의 소설 두 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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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적판을 타고》와 《흥분이란 무엇인가》

◆해적판을 타고=윤고은의 세 번째 장편소설. 소설가는 2003년 대산대학문학상을 받으며 등단한 이래 소설집 《1인용 식탁》, 《알로하》, 《늙은 차와 히치하이커》, 장편소설 《무중력증후군》, 《밤의 여행자들》을 출간했다. 그의 작품들은 환상과 현실의 경계를 허물면서 사회문제를 환기시키는 힘이 있다. 여기에 위트 있는 문장과 재치 있는 서사를 겸비했다.
윤고은의 견고한 구성과 문장을 다루는 솜씨는 사춘기를 지나 대학에서 수학하는 과정을 거치면서 높은 경지로 부양되었을 것이다. 서울에서 태어난 그는 동국대학교에서 문예창작을 전공하였는데, 이 학교는 일제강점기로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한국 문학의 요람 역할을 한 명가로서 혹독한 수련을 통하여 젊은 문사(文士)들을 배출해 왔다. 조정래와 황석영이 대가의 반열에 들었고 손홍규와 김덕희 같은 재능 충만한 젊은이들이 미래를 예고하고 있다.
소설은 어느 가족이 사는 집 마당에 유해 폐기물이 묻히면서 시작된다. 해결할 수 없는 미로에 갇힌 듯 마당 밖의 세상으로부터 고립되어가는 가족의 이야기에 주목함과 동시에, “이게 저희 가족만의 문제가 아닌 거 아니에요?”라며 의문을 던진다. 더불어 어른들의 삶과 대비되는 ‘중2’ 채유나와 뒤뒤의 이야기가 작품의 다른 한 축으로 등장하면서 재난에 가까운 상황에 묘한 활력을 불어넣는다.
윤고은은 ‘작가의 말’에 “유해 폐기물을 내 집 마당에 묻은 건 소설적 상상이 아니라 현실이 이미 선점한 장면이다. 후쿠시마 사고 이후를 다룬 뉴스에서 방사능 폐기물을 묻은 어느 집 마당을 본 적이 있었다. 그 위에서 살아가는 사람의 표정도. (중략) 우연히 ‘마당을 빌려주세요’라는 내용의 현수막을 보게 됐다. 그 현수막은 폐기물과는 전혀 관계없는 내용이었는데, 그 순간 내 안의 먼지들이 합쳐졌고 첫 문장과 둘째 문장과 셋째 문장과, 여러 가지가 떠올랐다”고 적었다.
‘말이 먼저 튀어 나가 상황을 견인하는 경우도 있지만, 때로는 말이 가장 늦는 경우도 있다. 말보다 앞서 걸어간 것이 더 많은 세계, 나와 뒤뒤가 산책한 건 그런 세계였던 게 분명했다. 그리고 이제 저렇게 말이 떨어지자, 막연히 짐작하고 있던 것들이 일순간 긴장한 듯 도열했다.’ - 184쪽


◆흥분이란 무엇인가=10대에 문화대혁명을, 20대에 신시기의 풍운을 겪은 중국 현대 문학의 거장 장웨이 문학의 시원을 만나볼 수 있는 소설. 고도성장기 중국의 시대상, 대자연의 아름다움과 인간 욕망의 비루함에 대한 통렬한 반성과 참회가 담긴 장웨이의 작품 세계가 선명하다. 이 책은 장웨이의 초기 중단편 스무 편을 엮어 실은 것이다. 표제작 《흥분이란 무엇인가》는 가난한 10대 시골 소년들의 하루를 그리고 있는데, 그들의 잡담에 등장하는 사연과 소문은 당시 중국 사회의 모순을 단편적이면서도 총체적으로 보여준다.
장웨이는 1956년 11월 산동성 용구시에서 출생했다. 원적지는 산동성 서하현이다. 1975년에 시를 발표하기 시작했고, 1980년부터는 소설·산문·문론 등을 발표하였다. 대표작은 《옛 배》(한국어판 《새벽강은 아침을 기다린다》), 《구월의 우언》, 《외성서》, 《추행 혹은 낭만》, 《고슴도치의 노래》 등 장편소설들이다. 현재 산동사범대학 중문과 겸임교수로 일하고 있다.
장웨이는 중국 전통 문화의 현대적 변용과 지식인의 정신적 구원의 문제를 고민하는 글쓰기를 해왔다. 그는 자신이 산동 출신 작가로 제나라와 노나라 문화의 자양분을 많이 받았으며, 자신의 작품에서는 해풍이 불어오는 해변 분위기가 물씬 풍긴다고 즐겨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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