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현우 기자]지난 15일 발생한 지진으로 인해 그 어느 때보다 '포항'이란 지명이 자주 언론에 노출되는 상황이다. 포항이야 포항제철도 유명하고 동남권의 중심도시 중 하나라 잘 알려진 지역 중 하나임에도 우리나라에서 경상북도 포항시의 지명을 정확히 아는 사람은 생각보다 드물다.
우리나라 동남 해안의 주요 항구 중 하나다보니 주로 '포구 포(浦)'자에 '항구 항(港)'자를 쓴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포항은 한자로 '浦項'이라고 쓴다. 뒤에 붙은 항자는 항구란 뜻이 아니라 강과 바다가 만나는 하류지점인 '갯목'을 뜻한다. 사실 포항이란 지명은 형산강 하류의 갯목에 세웠던 한 건축물의 이름에서 나왔다.
원래 포항의 주된 지명은 '영일(迎日)'이었다. 이는 '떠오르는 해를 맞이한다'는 의미로 한반도에서 가장 빨리 해가 떠오르는 호미곶을 끼고 있기에 예전부터 태양의 고장, 빛의 고장 등으로 불렸다. 삼국유사에 등장하는 일월성신설화인 '연오랑과 세오녀' 이야기의 배경도 이 영일만이다. 주인공인 연오랑의 이름 역시 이 영일에서 따온 것으로 추정된다.
삼국유사의 연오랑과 세오녀 이야기에서 연오랑 부부는 일본으로 건너가 왕이 되고, 해와 달을 잃은 신라는 고민하다가 세오녀가 직접 짜서 보낸 비단을 하늘에 바치고서야 해와 달이 도로 떴다는 전설이 나온다. 이 이야기의 해석을 두고 여러가지 학설이 나오고 있는데, 연오랑과 세오녀 이야기가 신라의 건국 세력이었던 박혁거세의 박씨 가문이 해양세력인 석탈해의 석씨 가문에게 밀려 일본으로 망명한 일이 배경이 된 것이 아니냐는 견해도 나오고 있다. 이후 이 영일만 일대에는 천제단이 존재했고 봄과 가을, 중양절에 하늘에 제사를 지냈다 전해지지만 일제강점기를 거치면서 모두 사라져버렸다.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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