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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끼리의 딜레마]①트럼프의 코끼리 '트로피 사냥' 허가, 미 총기협회 눈치 때문?

최종수정 2017.11.17 11:07 기사입력 2017.11.17 10:45

(사진=아시아경제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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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현우 기자]트럼프 행정부가 지난 15일(현지시간), 아프리카 잠비아와 짐바브웨에서 미국인들의 코끼리 '트로피 사냥'을 허용하기로 결정하면서 논란이 지속되고 있다. 코끼리 사냥은 지난 2014년, 오바마 행정부 당시 금지된 이후 지난 3년동안 규제가 풀리지 않고 있었다. 동물보호단체들의 반발 속에서도 트럼프 행정부가 이번 결정을 한 것은 막강한 자금력을 갖춘 '미국총기협회(NRA)'의 눈치를 봤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사실 '트로피 사냥(Trophy hunting)'이란 유럽과 미국에서는 상당히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스포츠 중 하나다. 코끼리 뿐만 아니라 호랑이, 사자, 버팔로와 같은 대형 동물들을 사냥해 박제를 하거나 상아 등을 전시해 일종의 트로피처럼 전시하면서 개인의 위용을 뽐내는 귀족들의 스포츠였다. 오늘날에는 당국으로부터 사냥 허가증을 받은 뒤, 재미와 과시를 목적으로 수만~수십만 달러의 비용을 들여 야생 동물을 사냥해 전리품으로 전시하는 부유층의 과시용 스포츠가 됐다.

지난 2012년 4월, 코끼리 트로피 사냥에 나섰다가 구설수에 올랐던 후안 카를로스 스페인 국왕(오른쪽)의 코끼리 사냥 당시 모습. 코끼리나 대형 야생동물 사냥은 유럽과 미국에서 전통적인 귀족 스포츠로 알려져있다.(사진=아시아경제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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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지구상에서 가장 크고 강력한 육상동물로 일컬어지는 코끼리는 트로피 사냥꾼들에겐 가장 좋은 전시물로 여겨진다. 초대형 포유류인 코끼리의 경우, 좁은 동물보호구역에서 너무 많은 개체수가 서식할 경우, 지역이 황폐화 될 우려가 있기 때문에 아프리카 각 국에선 사냥철을 따로 두고 개체 수 조절에 나선다. 이때 아프리카 현지와 미국의 브로커들이 끼어들어 미국과 유럽의 트로피 사냥꾼들 대상으로 투어 상품을 공급한다. 총기 제조사들도 대형동물 사냥용의 대구경 총기를 팔 수 있는 시장이 확대되기 때문에 이 투어는 총기산업과 대부분 연결돼있다.

그러다보니 코끼리의 개체 수는 지속적으로 감소해 왔다. 유럽과 미국의 트로피 사냥 관광객들과 함께 아프리카의 인구 증가에 따른 서식지 파괴와 중국의 상아수요까지 높아지면서 야생코끼리의 개체 수는 20세기 이후 급격히 줄기 시작했다. 20세기 초까지 아프리카에서만 수백만 마리의 코끼리를 볼 수 있었지만, 현재 아프리카 코끼리는 '멸종 위기'보다는 한 단계 낮은 '취약종'으로까지 개체 수가 줄어들었다.

중남부 아프리카의 코끼리 개체수 분포도. 대부분 지역에서 감소세를 나타내고 있다. 2007년 이후 2014년까지 7년간 14만4000마리의 코끼리가 밀렵과 트로피 사냥, 상아 수출용으로 사살돼 감소한 것으로 추정된다.(자료=그레이트엘리펀트센서스(GE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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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끼리 보호단체인 그레이트엘리펀트센서스(GEC)의 지난해 조사에 의하면, 2014년 기준 아프리카 15개국에 남은 코끼리 개체수는 35만2271마리로 2007년 대비 14만4000마리 감소했다. 연간 감소 수는 8%에 이르며, 코끼리 보호단체들은 이 속도로 밀렵이 자행되면 코끼리를 22세기엔 볼 수 없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처럼 코끼리가 멸종 위기에 처하면서 전임 버락 오바마 정부는 2014년, 미국인들의 코끼리 사냥과 수입을 금지했지만, 트럼프 행정부는 이를 3년 만에 뒤집어 버렸다. 이번 결정에는 미국총기협회의 영향력이 작용한 것으로 판단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직후부터 오바마 행정부 때 의결했던 총기 규제를 철폐하기 위한 움직임을 지속적으로 보여왔다. 미국총기협회는 트럼프 행정부의 이번 결정에 대해 적절한 조치라고 환영의 뜻을 밝혔다.

대형동물에 대한 트로피 사냥은 주로 총기사업과 이해관계를 같이 한다.(사진=미국총기협회(NR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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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보호단체들의 반발에도 이번 결정이 번복될 가능성은 매우 낮다. 총기협회는 지난 오바마 행정부 당시 총기규제 및 사냥규제를 두고 정부와 각을 세웠던 총기협회는 전방위 로비를 통해 정치권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조직으로 유명하기 때문이다. 450만명에 달하는 회원을 동원해 갖가지 반대집회를 열 뿐만 아니라 매년 1억달러가 넘는 정치자금을 미국 정치권에 제공한다. 그러다보니 여당인 공화당 뿐만 아니라 야당인 민주당 의원들도 총기협회를 무시할 수가 없는 상황이다.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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