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행잔액·장수도 0%대…삼성·카카오페이 등 1년새 이용 3배 늘어
[아시아경제 조은임 기자]쌓아둔 동전을 교환하러 은행을 찾았던 김모(54세·여)씨는 가져갔던 동전꾸러미를 그대로 다시 가져와야 했다. 은행 점포 직원으로부터 당장은 동전을 교환하기가 어렵다는 말을 들어서다. 동전을 세고 이를 지폐로 교환하는 데 적잖은 시간이 걸린다는 이유에서였다. 김씨는 "사용하기 번거로운 동전을 집에 쌓아뒀는데 은행에서도 받아주질 않으니 그야말로 무용지물이 된 것 같다"고 했다.
15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9월부터 올해 8월까지 전년동기대비 감소하는 모습을 보였다. 최장기간 감소세다. 작년 9월 발행액은 136억6500만원으로 1년 전보다 32.4%(48억4000만원)줄어들기 시작했다. 올 8월엔 동전 발행이 67.2%(91억8800만원)나 감소하기도 했다. 이는 2008년 2월(73.1%) 이후 가장 큰 감소율이다. 추석 연휴 직전인 올해 9월엔 5.6%(5억6900만원)로 소폭 발행이 늘었지만 지난달엔 다시 39.9%(30억1000만원) 감소했다.
특히 눈에 띄는 건 10원짜리의 추락이다. 10원화의 월 발행액은 올해 2월부터 8월까지 매달 1억원을 넘지 못했다. 한때는 매월 4억원이 넘게 발행되기도 했던 점을 고려하면 화폐로서의 위상이 급격하게 추락한 셈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과거엔 공중전화나 커피자판기 등 10원짜리를 쓸 만한 곳이 있었지만 지금은 사실 있어도 쓸 곳이 없다. 그러다 보니 발행자체가 줄어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5만원권 지폐는 높은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다. 5만원권의 발행잔액은 10월말 기준 85조5437억3700만원으로 전년동기대비 16.8%(12조3302억4700만원) 증가했다. 작년 7월을 기점으로 증가율이 20%대에서 10%대로 줄어들긴 했지만 여전히 두 자릿수의 증가폭을 보이고 있는 모습이다. 5000원권과 1000원권도 10월말 기준 전년대비 4.3%(584억7100만원), 4.6%(707억7700만원) 발행잔액이 늘었다. 단, 1만원권은 발행잔액이 0.9%(1456억7500만원) 줄었다. 5만원권 등장으로 효용성이 줄었단 분석이다.
동전의 자리를 대체한 건 신용카드와 모바일 간편결제다. 신용카드의 경우 소액 결제가 늘면서 이용건수가 급증했다. 지난 8월 신용카드 이용건수는 10억6486만9000건으로 전년동기대비 11.5%(1억994만1000건) 늘었다. 올해 1월부터 8개월 연속 두 자릿수 증가세다.
삼성페이, 카카오페이를 필두로 스마트폰을 활용한 간편결제는 폭발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 올해 2분기 삼성페이 등 신종 전자지급서비스 이용실적은 일평균 246만건, 842억원으로 전기대비 각각 49.5%, 35.3% 증가했다. 지난해 2분기와 비교해선 이용건수는 195.4%, 금액은 231.8%씩 늘었다. 1년 간 이용건수와 금액 모두 3배 이상 증가했다.
조은임 기자 goodn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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