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예산심사 이모저모…정무위원회, 금융위원장 출석 놓고 파행
[아시아경제 부애리 기자] "이게 말이 됩니까! 똑바로들 하세요!" 14일 예산안 심사를 위해 열린 국회 정무위원회 회의에는 고성이 울려퍼졌다.
김성원 자유한국당 의원은 이날 회의 시작에 앞서 최종구 금융위원장 대신 출석해 앉아있던 김용범 금융위 부위원장을 자리에서 일으켜 세웠다. 김 의원은 김 부위원장을 향해 "국회를 무시하고 정무위를 무시하는 행동을 했다"며 목에 핏대를 세우며 면박을 줬다.
김 의원은 "어떻게든 의원들이 정무위 소관 기관에게 잘해주려 하는데 위원장님을 찾아오지는 못할망정 전화도 못하느냐"며 계속 언성을 높였다. 지상욱 바른정당 의원 역시 "두 달 전부터 예정된 국회 의사일정을 무시한다는 건 용납 못한다"고 비판했다. 결국 이날 오전 회의는 최 위원장의 불출석을 이유로 파행됐다.
정무위 위원장 측은 "공무원들이 왔다 갔다 하는 수고를 덜어주기 위해서 도장을 먼저 찍어 준 것이다"라며 "위원장에게 직접 전화 정도는 해야 한다고 사전에 언지 했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국회가 금융위에 대한 군기잡기에 나선 것 아니냐는 의견도 나왔다. 한 정무위 관계자는 "통상 장관급이 못 올 경우 차관급으로 대체하기도 하는데 정권이 바뀌자 여당 쪽으로 갈아탄 금융위에 대해 야당이 심사가 불편했을 수도 있다"고 전했다.
여당도 위원장이 불출석한 사실을 두고 금융위 편을 들어주기엔 애매한 상황이 됐다.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 역시 "다른 공무원들은 무슨 날벼락이냐. 여당 의원이지만 납득이 안 간다"고 비판했다.
핏대를 세우던 오전과 달리 오후에 최 위원장이 출석하면서 사태는 싱겁게 일단락됐다. 최 위원장은 "오전에 불참하게 되어 대단히 송구스럽다"면서 "정무위 참석을 게을리 할 의도는 없었다"고 고개를 숙였다.
금융위 측은 "우리도 연초부터 계획됐던 행사였다. 오후에 회의를 잘 했으니 문제가 없었던 것 아닌가"라면서도 "국회 담당자의 보고 실수였다"라며 한 발 물러섰다.
부애리 기자 aeri345@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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