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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벼랑끝교권下]"교사에게도 인권이 있습니다"

최종수정 2017.11.15 10:57 기사입력 2017.11.15 10:57

학생인권 강조 분위기 속 교사 인권 경시…
교원지위법 상 교권보호 내용 구체화 필요… 별도의 교권법 제정 요구도
제도적 접근과 문화·인식적 접근 병행돼야


[아시아경제 이민우 기자, 이현우 기자] 학교 현장에서 일어나는 교권 침해를 막기 위해서는 제도적 정비와 더불어 교권도 교사의 인간으로서의 권리, 인권이라는 인식이 사회전반에 확고히 자리잡아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박남기 광주교대 교수는 "교권의 개념은 교사의 인권과 학생을 가르치는 권리로 나눌 수 있다"며 "학생인권조례가 제정되고 학생들의 인권을 존중하려는 풍토는 확대되는 반면 교사의 인권을 존중하는 인식은 아직 크게 낮다"고 말했다.

실제 현장에서 벌어지는 교권 침해는 폭행과 성희롱 등 기본적인 인권을 침해하는 차원의 문제가 대부분이다. 2009년부터 지난해 상반기까지 교육부에 보고된 교권침해사례 3만1202건 중 65%가 폭행과 폭언·욕설, 교사 성희롱이었다. 교사가 아닌 일반인에게 적용해도 충분히 인권 침해 사례로 볼 수 있는 항목들이다.

하지만 이를 공론화하고 법적 처벌로 이어지는 경우는 드물다. 대한교육법학연구회의 '교권과 학생인권의 법적 쟁점 분석(2014)' 연구에서는 이를 "교육자라는 교사의 도의적인 지위와 소송으로 학교를 소란스럽게 만드는 것을 꺼리는 교육계 전반의 분위기에 기인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교사의 교권 보호는 인권 보장을 전제로 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이를 위해 교권의 법제화와 법 집행 과정에서 교사 인권을 존중하는 태도가 필요하다.
현재 교권에 대한 명확한 법적 근거는 아직 부족한 수준이다. 현존하는 교권 관련 법은 '교원의 지위 향상 및 교육활동 보호를 위한 특별법(교원지위법)'이 유일하다. 지난 1991년 '교원지위향상을 위한 특별법'이 처음 제정된 후 2015년 개정되며 '교육활동 보호'가 이름에 추가됐다. 교권침해 사건 발생할 경우 교육청에 보고하고, 교원치유센터를 운영하며, 학생과 학부모에 대한 특별교육을 진행한다는 내용이 담겼지만 실효성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2013년 교원예우에 관한 규정(대통령령)에 근거해 마련된 교권보호위원회 역시 법적 효력이 없고 강제성도 없어 실효성이 부족한 실정이다. 대전의 한 고등학교 교사 이모씨는 "교권보호위원회가 있는지 자체도 모르는 교사들이 상당하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교권을 인권으로 명확하게 규정하는 별도의 법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온다. 김민석 전국교직원노동조합 교권상담실장은 "애당초 이 법이 제정된 핵심 목적은 교원단체와 교육감 및 교육부장관과의 교섭·협의에 관한 규정을 통해 교원단체의 정책참여 공식화"라며 "교권 침해를 규정하는 구체적인 가이드라인과 교권을 보호하고 시행할 수 있는 실효적인 조치를 명문화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기존 제도를 잘 활용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서울시교육청의 교권 침해 사례를 전담하고 있는 정혜민 변호사는 "교권 침해 중 형법 또는 특별법 상 처벌대상이 되는 경우 고소·고발을 하는 등 처리 방법이 명확하지만 오히려 학부모의 악성 민원에 무방비로 시달리는 등의 모호한 성격의 행위가 해결이 어렵다"며 "교권보호위원회에 참여한 학부모 위원들이 적극적으로 입장을 조정하고 설득하는 역할을 하는 경우가 많은 만큼 이를 장려하는 것도 방편"이라고 설명했다.

교육당국이나 교원단체의 법률 서비스를 확대하는 것도 대안으로 꼽힌다. 서울교육청의 경우 서울 시내 11개 지역 교육지원청에 학교폭력 및 교권보호 전담 변호사를 배치했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는 대한변호사협회 소속 변호사를 학교와 연결, 학교 고문변호사로 위촉해 무료 법률 자문을 받게 하는 '1학교 1고문변호사제'를 2011년 302개 학교에서 시작했다. 현재 전국 1600여개 학교로 적용이 확대된 상태다.

박 교수는 "제도적 측면과 문화적 측면 양 방향 같이 가야한다"며 "교사의 인간으로서의 권리와 교육을 할 권리, 학생들의 교육을 받을 권리와 인권 등에 대한 논의와 동시에 제도적 정비도 함께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민우 기자 letzwin@asiae.co.kr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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