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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만리]꿈꾸는 섬…빨강·파랑·분홍, 조각보 닮은 연홍도의 오색 꿈

최종수정 2017.11.15 11:00 기사입력 2017.11.15 11:00

전남 고흥 섬여정- 섬 속의 섬 연홍도 미술관, 고래 닮은 거금도 해안일주 늦가을 정취 가득


미술관이 된 연홍도의 무지개빛 늦가을 풍경

천등산에 올라본 들녘과 바다

거금도 오천 공룡알 해변


연홍도 방파제에 만들어진 작품

멸치 말리는 연홍도 주민들

연홍도에서 바라본 완도 금당도

미술관된 연홍도


[아시아경제 여행전문 조용준기자]'지붕 없는 미술관' 이라 불리는 전남 고흥은 우리 땅의 남쪽 끝, 멀고도 먼 곳입니다. 이맘때 중부지방은 겨울의 문턱이지만 고흥은 늦가을 따스한 햇살이 아늑합니다. 쪽빛 바다를 바라보는 밭에는 초록빛이 그득했습니다. 고흥은 다도해를 배경으로 펼쳐진 올망졸망한 섬들이 참 많습니다. 거대한 고래를 닮은 거금도를 비롯해 시대의 슬픔과 애환이 서려 있는 사슴을 닮은 섬 소록도, 섬 속의 섬 연홍도, 봄이면 온 섬에 향긋한 쑥이 쑥쑥 자라서 쑥섬이라 불리는 애도(艾島) 등입니다. 볼거리도 가득합니다. 팔영산의 편백숲과 나로도의 우주센터, 눈부신 남열리 일출과 녹동항과 중산 일몰은 황홀하기 그지없습니다. 어디 그뿐인가요. 공룡알을 닮은 오천해변의 거대한 둥근 갯돌은 파도와 세월이 만든 걸작품입니다. 이중 파도가 들숨 날숨으로 빚어놓은 해안선을 따라가는 거금도와 미술관으로 변한 연홍도로 섬 여정을 다녀왔습니다.

고흥은 스스로 '지붕 없는 미술관.'이라 부른다. 여기서 미술관이란 진짜 미술관을 말하는 게 아니다. 풍경이 마치 예술작품을 방불케 할 만큼 아름답다는 것을 비유하는 말이다. 그런데 고흥의 자그마한 섬인 연홍도가 진짜 지붕 없는 미술관으로 유명세를 타고 있다. 고흥읍에서 소록도로, 다시 거금도로가 작은 배를 타고 건너가는 말 그대로 '섬 속의 섬'인 연홍도. 손바닥만 한 그 섬이 지금 아름다운 미술관으로 변신 해 있다.

거금도 서쪽 끝 신양 선착장에서 서면 연홍도 섬 전체가 한눈에 들어온다. 고흥만 해도 남쪽이라 날이 따뜻했지만, 그중에서도 계절이 늦은 연홍도는 섬 전체가 아직 가을이 성성했다.

3분여 걸리는 뱃길이지만 섬으로 다가 갈수록 알록달록 한 폭의 그림속으로 빨려드는 것 같다.
방파제 위에 하얀 소라, 자전거를 타는 아이, 굴렁쇠를 굴리며 뛰노는 아이들이 형상화된 조형물이 반긴다. 파란 하늘 아래 파랑과 빨강의 원색 지붕을 배경으로 사진 한 장을 담으니 바로 그림이 된다. 늦가을 햇살이 내려쬐는 섬은 아늑하다.

자그마한 마을을 기웃거리며 걷다 보면 이내 반대편 바다다. 완도에 속한 섬 금당도의 우람한 석벽이 병풍처럼 펼쳐진다. 기암괴석이 많기로 이름난 금당도는 완도 쪽에서 들어갈 때보다, 이곳 연홍도에서 보는 경관이 더 훌륭하다.

섬에는 연홍미술관이 자리하고 있다. 1998년 폐교된 금산초등학교 연홍분교장이 지난 2006년 재탄생한 공간이다. 미술관 정원 앞의 바닷속에는 물고기 조형물이 설치돼있다. 옥빛 바닷속에서 은빛 스테인리스스틸 물고기가 등을 드러내고 있는 형상이다.

섬 남쪽 끝에서 북쪽 끝을 잇는 둘레길을 천천히 걸어보자. 약 30분 정도 걸리는 무난한 길이라 늦가을의 정취를 만끽할 수 있다. 바다를 병풍처럼 두르고 고구마수확이 한창인 주민과 그 곁을 지키고 선 황소 한 마리가 평화롭다.

연홍도를 나와 거금도로 향한다. 소록도 바로 아래에 있는 우리나라에서 10번째로 큰 섬이다. 금이 겁나게 많이 나서 거금도(居金島), '거억금도'라고 불렀다는 기록도 있다. 지난 2011년 거금대교가 개통하면서 섬에서 벗어나 육지가 됐다.

거금도 드라이브는 고흥 팔경중 하나다. 수평선 위로 크고 작은 섬들이 고운 자태를 드러내며 길동무를 한다. 마치 파도가 오르내리는 듯 출렁거리는 해안도로의 아름다움은 달려보면 알게 된다.

오천 몽돌해변은 꼭 들러보자. 고흥의 아름다운 해변 중 하나인 이곳 몽돌해변은 공룡이 낳은 알처럼 둥근 갯돌이 이색적인 풍경을 연출한다. 모난 돌이 파도를 만나 씻기고 씻겨 만들어진 거대한 몽돌이 수두룩하다. 얼마나 더 긴 시간이 흐르면 공룡 알이 다시 조그마한 몽돌로 변할까. 한참을 공룡알 위에서 파도가 들고나는 모습을 바라본다.

고래처럼 떠있는 거금도를 위시해 일대의 바다를 다 내려다볼 수 있는 곳이 있다. 천등산이다. 산행 중 가장 발품을 덜 파는 구간이 철쭉동산에서 오르는 길이다. 1km가 채 안 되는 30분 거리의 완만한 코스다. 철쭉동산 주차장에 차를 대고 나무데크를 따라 오르면 정상에 이른다. 본격 산행객들은 풍양면 송정마을회관 쪽에서 올라 정상, 사동마을을 잇는 4~5시간 코스를 이용한다.

산 정상의 아찔한 벼랑 위에 올랐다. 송정리 들판과 물을 뿜는 고래처럼 적대봉이 우뚝 솟은 거금도가 눈앞에 펼쳐진다. 연홍도와 아기자기한 섬들과 바다를 건너 거금도로 가는 늘씬한 거금대교와 소록대교가 내려다보인다.

고흥=글 사진 조용준 여행전문기자 jun21@asiae.co.kr

◇여행메모
▲가는 길=
수도권에서 가면 호남고속도로 주암IC에서 27번 국도와 15번 국도를 갈아타고 벌교를 지나면 고흥반도다. 벌교를 벗어나 고흥읍내까지는 차로 30분 정도. 읍내에서 거금도도 연홍도까지 가려면 40분~1시간 이상 걸린다.
분청박물관

▲볼거리=최근 특별한 볼거리가 생겼다. 지난달 개관한 고흥분청문화박물관(사진)이 그것이다. 박물관 일대는 청자와 백자의 중간단계인 분청사기 가마터가 발견된 곳. 분청사기와 함께 고흥의 역사와 설화문학 등에 관한 자료와 유물도 전시한다. 개관기념으로 국내에 처음으로 떨어진 운석 등을 전시하는 특별전을 연다. 국내 첫 운석은 1943년 11월 23일 고흥 두원면 성두리에 떨어졌다.

▲먹거리=녹동항 길손식당의 바지락해장국은 아침 속 풀이 음식으로 그만이다. 과역면에는 기사식당(사진)이 몰려있다. 메뉴는 한 가지 돼지고기불고기 백반이다. 깔끔한 찬들과 함께 한상 푸짐하다. 해주식당의 '피굴'은 겉보기엔 뜨거운 국물 같지만 숟가락으로 한 술 뜨면 이가 시릴 정도로 차갑다. 뽀얀 국물에 오동통한 굴이 씹을수록 달콤하다. 거금도 월포식당은 고흥의 특산물이 매생이를 이용해 떡국과 칼국수를 내놓는데 맛이 담백하고 먹을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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