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양낙규 기자]13일 공동경비구역(JSA)에서 귀순한 북한 병사가 총격을 받은 지점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귀순병사가 군사분계선(MDL) 북쪽지역에서 총격을 받았다면 문제가 되지 않지만 MDL 남쪽지역에서 총격을 받았다면 북한의 도발로 규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우리 군이 대응사격을 하지 않았다면 논란이 될 수 있다.
14일 유엔사사령부는 "귀순병사는 MDL인근까지 군용차량을 타고 이동했으며 MDL 북쪽지역에서 배수로 턱에 걸려 차량이 움직이지 않자 남쪽으로 도보로 도주했다"며 "귀순병사가 MDL 북쪽지점에서 총격을 받았는지, 남쪽지역에서 총격을 받았는지 조사 중"이라고 말했다.
사격을 가한 화기에도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북한군이 귀순병사에게 총격을 가한 화기가 권총이 아닌 소총으로 드러날 경우 모든 전방부대의 비무장지대는 사실상 사라지게 된 셈이기 때문이다.
남북은 정전이후 전방지역에 중화기 반입을 사실상 금지해왔다. 하지만 북한군이 JSAㆍ 비무장지대(DM 내의 소초(GP)에 박격포와 14.5㎜ 고사총 등 중화기를 배치한 것으로 알려지자 유엔(UN)군사령부는 2014년 9월부터 우리 군에도 DMZㆍJSA 등에 중화기 반입을 허가했다. JSA에서 귀순한 북한군이 소총으로 총상을 입었다면 유엔사의 중화기반입 허용 이후 권총 외 첫 실사격 사례로 남을 수 있다.
북한이 소총으로 사격을 했다면 전방지역 비무장지역의 효력은 사실상 사라진 셈이 된다. 전방지역의 '무장지대화'가 가속될 수 있다는 것이다. 남북은 정전협정 발효이후 DMZ 등 에 개인화기 외에는 중화기 반입을 허용하지 않고 있다. 정전협정은 ▲적대행위와 일체의 무장행동 중지 ▲군사분계선과 비무장지대 설정 ▲군사정전위원회 및 중립국감독위원회 설치 ▲전쟁포로 인도ㆍ인수 ▲ 한국 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위한 정치회의 소집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북한 군인이 총상을 입고 귀순한 사실에 대해 세계 주요 언론들도 주요 뉴스로 다뤘다. 외신들은 북한이 핵실험과 미사일 개발로 국제사회로부터 고립된 상황에서 북한 군인이 귀순했다는 점, 그것도 이례적으로 판문점 JSA를 통해 남쪽으로 내려왔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JSA 지역에서 북한군 병사가 귀순한 것은 2007년 9월 이후 10년 만이다. 미국 CNN 방송은 판문점에 대해 "지난달 27일 제임스 매티스 미 국방장관이 방문한 곳과 같은 접경지대"라고 소개했다.
양낙규 기자 if@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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