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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급점검, 포스트차이나]베트남 입맛 바꾼 '오리지널 한국 김치'…매출도 익어간다

최종수정 2017.11.14 09:40 기사입력 2017.11.14 09:40

인도네시아·베트남 파고든 한국유통 탐방기
⑦베트남 'CJ제일제당'


비비고 김치·김스낵 등 인기

현지 최대 업체 '킴앤킴' 인수

20억원 투자 생산라인 증설·리뉴얼

한국식 김치로 과감한 승부
K-푸드 저변확대 우선과제

현지화 위해 '고수 김치' 출시도

지난해 매출 39억원서 내년 200억원 기대

베트남 호찌민 사이공트레이딩그룹(SATRA)마트에 마련된 비비고 김치 특별 코너.(사진=오종탁 기자)

[아시아경제 오종탁 기자] "쩌 비비고 라우 응어 김치.(비비고 고수 김치 주세요.)"
요즘 웬만한 베트남 대형마트, 편의점에선 비비고 김치를 볼 수 있다. 냉장 진열대에 놓인 것은 단순한 김치가 아닌 한국의 자존심이다. 비비고 김치, 김스낵 등이 히트 상품이냐고 물어보면 아직 쉽게 대답하기 어렵다. 식문화 한류(韓流) 전도사 CJ제일제당은 "이제 시작"이라며 베트남에서의 성공을 자신한다.

지난 1일 찾은 베트남 국영 사이공트레이딩그룹(SATRA)마트에는 CJ제일제당 상품만 모아놓은 공간이 세 군데나 있었다. 비비고 김치와 김스낵, 이 밖의 백설ㆍ해찬들 등 상품 특별존이다. 광고판에 CJ그룹 로고를 표기하고 '한국 최고의 식품회사(No. 1 Korean food company)'라 소개했다. 비비고 브랜드와 김치, 김스낵에 대한 설명도 꼼꼼히 표기했다. 프로모션보다는 상품을 알리기 위한 캠페인에 가까웠다.

박승찬 CJ푸드베트남(CJ제일제당 계열 베트남 법인) 법인장은 "상품이 많이 팔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한국 음식 저변 확대가 최우선 과제"라며 "베트남 사람들이 우리 제품에 익숙해지고 그 가치를 알아보도록 하기 위해 전력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다.

최근 마케팅에 주력하고 있는 한국식 김치는 팔기 시작한 지 2년이 채 되지 않았다. CJ제일제당은 지난해 2월 베트남 최대 김치업체인 킴앤킴을 인수했다. 킴앤킴이 운영하는 브랜드 옹킴은 베트남 사람이라면 누구나 알고 있었다. 김치 자체도 상당수 식당의 밑반찬일 정도로 보편적이다. 베트남에서 김치 시장 규모는 그리 크진 않아도 최근 수년 간 40% 이상의 고성장세를 나타냈다. 문제는 맛이었다. 김치는 매운맛ㆍ단맛ㆍ신맛ㆍ감칠맛과 더불어 아삭아삭한 식감이 특징이다. 그러나 기존 베트남 김치는 지나치게 달짝지근하고 조미료 맛도 강했다. 말 그대로 '모양만 김치'였던 것이다. 정석대로 만들지 않으니 발효 역시 잘 될리 없었다.
비비고 호찌민 공장에서 김치가 포장되는 모습.(사진=오종탁 기자)

CJ제일제당은 과감하게 '한국 맛으로의 전환'을 결단했다. 박 법인장은 "김치의 경우 아무리 해외 생산ㆍ유통이라도 '오리지널리티'를 최대한 살리는 게 필요하다고 판단했다"며 "궁극적으론 베트남인들이 김치뿐 아니라 잘 발효된 김치를 활용한 요리까지 먹게끔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CJ제일제당은 킴앤킴 인수 후 약 20억원을 투자해 김치 생산 라인을 증설했다. 비비고 브랜드로 디자인을 변경하고 포장 고급화 등 대대적인 리뉴얼 작업을 마쳤다.

처음 한국식 김치를 선보였을 때 반응은 그다지 좋지 않았다. 맵고 자극적인 음식이란 오해도 일부 생겼다. CJ제일제당은 베트남 소비자가 느끼는 생경함을 완화시키기 위해 고수 김치까지 출시했다. 배추와 베트남인들에게 익숙한 채소 고수를 함께 넣어 김치 제품을 만들었다. 물론 김치의 특질은 그대로 지켰다.
강신철 CJ푸드베트남 부장이 비비고 호찌민 공장에서 기자에게 김치 제조 공정을 설명하고 있다.(사진=이아름 CJ까우제 사원)

이날 CJ푸드베트남 생산 공정을 총괄하는 강신철 부장의 안내로 공장을 돌아봤다. 현대식 시설에서 베트남인 직원들이 위생 복장을 갖추고 김치를 만들고 있었다. 철저한 분업 구조다. 우선 배추를 17시간가량 소금물에 절인 뒤 세척한다. 이물질을 골라내기 위해 배춧잎 한 장 한 장을 살펴보는 작업이 이어졌다. 배춧잎에 양념을 골고루 묻히면 포장은 기계 몫이다. 100g씩 포장용기에 착착 담아내며 납품 준비를 마무리했다. 김치 6종을 비롯해 두부 4종, 김ㆍ김스낵 3종이 현지 공장에서 생산되고 있다. 강 부장은 "인건비가 저렴해 더 꼼꼼하게 상품을 만들 수 있다. 그만큼 맛과 질이 좋아진다"며 "베트남 문화가 한국과 비슷해 현지 직원들과의 팀워크도 만족스럽다"고 전했다.
비비고 호찌민 공장의 베트남인 직원들이 김스낵을 만들고 있다.(사진=오종탁 기자)
 
CJ푸드베트남은 핵심 기술과 설비, 전문 인력 등을 지속적으로 보강할 계획이다. 저변 확대와 투자에 진력하는 가운데 자연스레 외형 성장도 따라오고 있다. CJ푸드베트남의 현지 거래처 수는 2700개에 이른다. 법인 출범 원년인 지난해 39억원이었던 매출은 올해 140억원가량으로 성장했다. 내년에는 더 늘어난 200억원 수준을 기록할 전망이다. 베트남에서 웰빙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점은 엄청난 잠재력이다.


호찌민(베트남)=오종탁 기자 tak@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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