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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넘어 이명박으로…'적폐청산 2막'

최종수정 2017.11.11 08:00 기사입력 2017.11.11 08:00

4자방에 이어 국정원·군 정치관여 의혹
이명박 12일 바레인으로 출국
박근혜 국정원장 3명 줄줄이 검찰 소환 조사
與 "성역없는 수사…적폐청산 현재진행형"


이명박 전 대통령(사진=연합뉴스)

[아시아경제 오현길 기자] "이제는 MB"

정부, 여당이 추진하고 있는 적폐청산이 박근혜 전 대통령에 이어 이명박 전 대통령을 정면으로 겨냥하면서 '제2막'이 열렸다는 평가다.

4대강과 자원외교, 방산 등 이른바 '4자방' 비리에 이어 국정원과 국군 사이버사령부 댓글조작 정치공작 의혹이 연이어 불거지면서 적폐청산 깃발이 꽂힌 전선은 그 끝도 보이질 않는다. '다스는 누구겁니까'라는 말이 세간에 유행가처럼 나돌 정도로 많은 사람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김관진 전 국방부 장관은 검찰 조사에서 사이버사 인력 충원과 관련해 '우리 사람을 뽑으라'는 이 전 대통령의 지시사항이 있었고, 사이버사의 공작활동 내용을 청와대에 보고했다고 일부 시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김 전 장관이 2010∼2012년 연제욱 전 사이버사령관 등에게 정부와 여권을 지지하고 야권을 비난하는 방향으로 온라인상에서 정치관여 활동을 벌이도록 지시했다고 의심하고 있다.

또 '댓글 공작'을 벌인 사이버사령부가 군무원 79명을 추가 선발할 때 친정부 성향을 지녔는지를 기준으로 선발하도록 신원 조사 기준을 상향하게 하고, 호남 등 특정 지역 출신을 배제토록 조치한 혐의(직권남용)도 파악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이 전 대통령은 '다스 실소유' 의혹으로도 검찰에 고발된 상태다. 이 전 대통령의 맏형 이상은 씨가 최대주주인 다스는 2012년 대선 당시에도 이 전 대통령 실소유 논란이 제기된 바 있다.

'BBK 주가조작' 사건의 피해자인 옵셔널캐피탈 대표 장모 씨는 이 전 대통령이 임기 중 국가 기관을 움직여 다스의 투자금 회수를 도왔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이 전 대통령과 김재수 전 LA총영사 등을 직권남용 혐의로 고발했다.

이 전 대통령이 오는 12일 2박4일 일정으로 강연 차 바레인을 방문할 예정으로, 출국금지 여부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민병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자신의 트위터에 통해 "이명박 출국금지 요청이 제출된 가운데 그가 12일 두바이 강연 차 출국 한다"면서 "검찰이 블랙리스트 피해자 대리인단 요청과 수사 진행 상황을 두고 어떤 판단할지 주목된다"고 말했다.

민 의원은 이어 "망명 신청 해외장기체류 아니면 숨고르기 바람 쐬기. 어떤 판단을 할까?"라고 물으며 "수사는 기 싸움이다. 일단 출국금지부터"라고 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사진=연합뉴스)


박근혜 정부에 대한 적폐 수사도 속도를 내고 있다.

박근혜 정부 청와대에 국가정보원의 특수활동비를 상납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는 이병기 전 국정원장이 피의자 신분으로 오는 13일 검찰에 출석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박근혜 정부 국정원장 3명이 모두 검찰 조사를 받게 됐다. 앞서 검찰은 남재준 전 국정원장과 이병호 전 국정원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강도 높은 조사를 벌였다.

이 전 원장은 박근혜 정부 시절인 2014년 7월부터 2015년 2월까지 국정원을 이끈 이 전 원장은 청와대에 특수활동비를 뇌물로 상납한 혐의를 받고 있다.

국정원은 전 정부 청와대 실세들에게 매달 5000만원 또는 1억원씩 총 40억여원의 국정원 특수활동비를 뇌물로 건넨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뇌물의 종착지'를 박근혜 전 대통령으로 의심하고 있다.

이 일로 최근 '문고리 권력'으로 불리는 안봉근 전 청와대 국정홍보비서관과 이재만 전 총무비서관이 나란히 구속됐다. 국정농단 사건으로 이미 재판을 받고 있는 정호전 전 부속비서관 등 전 정부 청와대 실세들도 연루됐다.

김관진 전 국방부 장관


이에 여당에서는 박근혜와 이명박 전 대통령에 대한 소환조사를 실시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추미애 민주당 대표는 지난 10일 이명박 전 대통령을 향해 "사욕과 탐욕으로 나라의 미래를 망친 분이 나라가 과거에 발목 잡혔다고 하는 것은 염치조차 없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추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이명박 정권이 국정원과 국군 사이버사령부 등을 동원해 여론조작 정치공작을 펼쳤다는 실체가 마침내 이제야 밝혀지고 있다"며 이 같이 밝혔다.

추 대표는 앞서 3일에도 "박근혜 정권 시절 국정원 특수활동비 불법 유용사건의 몸통이 드러나고 있는데 놀랍게도 그 중심엔 박 전 대통령이 있다"며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추가 수사가 뒤따를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우원식 민주당 원내대표도 "국정원 특수활동비가 박근혜 정권의 금고라는 것을 확인했다"며 "국가를 지키는 특수활동비가 대통령 비자금처럼 쓰였다는 것을 보고 정말 '이게 나라인가'라고 느꼈다"고 비난했다.

여권 관계자는 "촛불혁명 1주년이 지나면서 적폐청산 작업이 결실을 맺기 위해서는 사건의 핵심인 전직 대통령에 대해서도 철저한 수사가 이뤄져야 한다"며 "'끝날 때까지 끝난게 아닌' 것 처럼 적폐청산은 현재진행형"이라고 말했다.

오현길 기자 ohk041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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