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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스토리]한중일 돌며 332조원 챙긴 '트럼프'…협박과 협상의 정치학

최종수정 2017.11.10 14:19 기사입력 2017.11.10 11:26

[아시아경제 나주석 기자]"중국이 미국을 강간하고 있다." 이 발언은 1년 뒤 2500억달러(279조5000억원)의 투자ㆍ무역거래로 둔갑했다. 발언도 "나는 전임 정권들의 무능을 비난하지, 중국을 비난하지않는다(I don't blame China)". 그 주인공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트위터 계정 바탕 화면.

아시아 순방에 나선 트럼프 대통령은 한ㆍ중ㆍ일에서만 332조원 이상의 경제적 성과를 냈다. 한국 내년 정부 예산 429조원의 77%에 이르는 규모다.

이런 결과는 기업을 경영하며 협상이 몸에 밴 트럼프 대통령의 전략적 성과이다. '협상의 기술'이라는 책을 썼던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부터 한ㆍ중ㆍ일 압박에 나섰다. 이때 그가 쏟아냈던 선거용 '말'들이 아시아 순방의 자산으로 활용됐다는 것이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그동안 좌충우돌 '예측불허의 인물'이 되기를 서슴지 않았던 결과물이다. 협상을 위한 판을 미리 깔고 상대방을 몰아세운 것이 효과를 낸 것이다. 가령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후보 시절 대중 무역적자를 지적하며 "중국이 더 우리나라를 강간하는 것을 용인할 수 없다. 중국이 우리에게 하는 짓이 바로 이런 짓이다"라고 말했다. 이런 말을 쏟아낸 후보자가 미국 대통령이 되어 중국을 방문하니 시진핑(習近平) 주석이 긴장하는 것은 당연하다. 결국 트럼프 대통령의 돌출 행동을 걱정한 한ㆍ중ㆍ일 모두 트럼프 대통령의 환심을 하기 위해 의전에서부터 손에 쥐여준 선물까지 모두 '역대급'으로 준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과 일본을 대상으로 제기한 안보 무임승차론은 한ㆍ일 정상의 고가 무기 구매 약속을 이끌어 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문재인 대통령과의 기자회견에서는 한국이 수십억 달러의 미국산 무기를 살 것이라고 공공연하게 자랑까지 했다. 협상 상대방을 치켜세우는 것도 잊지 않았다. 세일즈에 홍보, 애프터서비스까지 겸한 트럼프의 행보는 그야말로 사업가의 모습이었다.

세일즈맨을 연상시키는 그의 노력은 위기에 몰린 기업 최고 경영자(CEO)가 대형 수주를 통해 돌파구를 모색하는 것과 닮아있다. 러시아 스캔들로 고전 중인 트럼프 대통령이 아시아 순방 성과로 돌파구를 찾으려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미국 내 반응은 뜨뜻미지근하다. 한ㆍ중ㆍ일 순방에서 천문학적인 성과를 냈음에도 불구하고 미국 언론 등은 성과 대부분이 계약이 아닌 법률 구속력이 없는 메모라고 지적하고 있다. 실제 '돈'이 될지는 알 수 없고 오랫동안 지켜봐야 한다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트럼프가 실리를 챙기려 한 것은 미국의 곳간이 아니라 본인의 대통령직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나주석 기자 gongg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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