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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죄와 벌'의 작가, 느닷없이 사형수 된 까닭

최종수정 2017.11.13 08:39 기사입력 2017.11.11 08:00

[오늘 그사람]11일 도스토옙스키 탄생 196주년

도스토옙스키
'죄와 벌', '카라마조프의 형제들'. 이 세계적인 고전들은 자연스럽게 작가 도스토옙스키를 떠올리게 한다. 그의 대표작인 죄와 벌은 1866년, 카라마조프의 형제들은 1879년에 발표됐다. 하지만 도스토옙스키의 연보를 보면 데뷔작과 이 작품들 사이에 짧지 않은 간극이 있다. 그 배경에는 도스토옙스키를 사형수로 만들었던 한 사건이 있었다.

11일은 러시아의 대문호 표도르 도스토옙스키 탄생 196주년이 되는 날이다. 그는 1821년 11월11일 태어나 1881년 타계할 때까지 철학적이고 종교적인 문제의식을 담은 수많은 걸작들을 남겼다.

도스토옙스키는 1846년 선보인 첫 소설 '가난한 사람들'이 당시 비평계의 거물 벨린스키의 인정을 받으며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그런데 그가 초기작을 선보인 1840년대 후반과 죄와 벌, 백치 등을 발표한 1860년대 사이에는 10여년의 공백기가 있다. 일찌감치 전업 작가에 뜻을 두고 24살의 나이에 평단의 주목을 받았던 그가 10여년 동안 펜을 놓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그는 이 시기 공상적 사회주의 경향의 폐트라옙스키 모임에 나갔고 이것이 문제의 발단이 됐다. 미하일 폐트라옙스키가 주도한 이 모임은 샤를 푸리에 등의 저작을 연구하고 당시 러시아의 정치체제를 비판했다. 황제 니콜라이 1세는 이 같은 지식인들의 움직임을 주시하고 있었다고 한다. 이들의 사상이 러시아에 미칠 파장을 우려했던 황제는 급기야 1849년 폐트라옙스키 모임에 참여했던 33명을 체포해 도스토옙스키 등에게는 사형을 선고한다.

도스토옙스키의 죄목은 이 모임에서 당시 금서로 분류된 벨린스키의 '고골에게 보내는 편지'를 낭독한 것이었다. 이 편지는 러시아 민중들에게 인간의 존엄성을 일깨워주는 것이 필요하다는 내용을 담고 있었다. 이른바 불온서적을 읽었다는 이유로 사형을 당할 위기에 처했던 도스코옙스키는 집행 직전 황제의 특사로 징역형으로 감형돼 살아남을 수 있었다. 극적으로 사형 집행이 취소된 것은 당대 지식인들을 죽음의 문턱까지 몰아넣은 뒤 살려줘 황제의 자비심을 극대화하기 위해 니콜라이 1세가 직접 꾸민 일이라고 전해진다.
여하튼 이후 도스토옙스키는 시베리아에서 4년 동안 감옥 생활을 했다. 출옥 후에는 5년 동안 사병으로 근무하며 형기를 채웠다. 하지만 니콜라이 1세의 억압은 오히려 이 위대한 작가를 더 강하게 단련시키는 결과만을 낳았다. 사형 직전에 살아난 경험과 이후의 수형생활은 그의 작품에 고스란히 반영됐고 그를 위대한 작가의 반열에 올리는 밑거름이 됐다.


김철현 기자 kc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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