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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노사피엔스 소비시대①]'내 손안의 작은 세상' 스마트폰이 바꾼 혁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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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 없이 살 수 없는 신인류
포노사피엔스 '클릭'에 의해 평가되는 기업 가치
소비자 선택권 확대…시장의 플랫폼 혁명


[사진제공=서울대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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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선애 기자] #올해로 직장 생활 5년차인 이수연(29)씨는 바쁜 업무를 핑계로 제대로 된 오프라인 쇼핑을 즐길 수가 없다. 시간에 쫓겨 온라인 쇼핑을 접한 이후 어느새 모바일 쇼핑에 푹 빠지게 됐다. 인터넷이나 커뮤니티, 홈페이지 등에 올라온 제품구매 후기를 찾아보고 정말 그 값을 하는지 먼저 판단한다. 다양한 사람들의 의견을 본 이후 구매를 한다. 수연씨 역시 다양하고 솔직한 후기를 게재하면서 의견을 공유한다.
#5살 딸과 3살 아들을 키우고 있는 전업주부 류지화(38)씨는 스마트폰이 없으면 제대로 된 육아가 힘들다며 손에서 스마트폰을 내려놓지 못한다. 각종 육아 커뮤니티 알림 글이 울릴 때마다 좋은 정보가 있기 때문에 바로 확인을 한다. 조금이라도 늦게 확인해서 좋은 할인 정보 등을 놓치면 그렇게 아쉬울 수가 없다. 단순히 정보만 획득하지 않고, 본인이 알아낸 좋은 정보를 공유하고. 트렌드를 주도하기도 한다. 지화씨 같은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관련 업계는 이들의 목소리에 귀을 기울이며 제품 개발에 반영하고, 마케팅 전략에도 활용한다.

"시장의 주인이 기업에서 소비자로 완전히 넘어갔다." 바야흐로 '포노 사피엔스(Phono Sapiens)' 시대다. 지금으로부터 15만~25만년 전 인류의 조상인 '호모 사피엔스(Homo sapiens)'가 지구에 등장했다. 돌과 청동, 철을 도구화해 문명을 발전시킨 인류는 2007년 현재 '스마트폰'이라는 강력한 도구을 얻었다.

이를 두고 영국 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스마트폰 없이 살기 어려운 현 인류를 가리켜 '포노 사피엔스(Phono Sapiens)'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현대인의 심각한 스마트폰 중독 현상을 현생 인류의 학명인 호모 사피엔스란 단어로 풍자한 것이지만 이제는 단순 풍자를 넘어 진짜 현실이 됐다.
2015년 영국매체 BBC는 아시아인들의 스마트폰 중독을 다룬 기사에서 휴대폰 중독 치료를 받고 있는 19세 한국 소녀 윤 모양을 인터뷰했다. 윤 양은 인터뷰에서 "스마트폰이 내 세계의 전부"라며 "휴대폰을 잃어버렸다고 생각하면 심장이 두근거리고 손에 땀이 날 정도"라고 말했다. 이로 인해 일부 전문가들은 스마트폰을 마약이나 도박처럼 법적인 중독요인으로 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심각하게 받아들일 필요는 없다는 의견도 지배적이다. 미국의 중독 심리 치료사 로버트 와이즈는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스마트폰 의존도가 높아지고 있긴 하지만 '중독'이란 단어를 사용하는 건 적절하지 않다"고 말했다. 스마트폰은 매개체이자 도구일 뿐 중독을 유발하는 본질적 원인이 아니라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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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논란 이후 시간이 흘러 현재는 4차 산업혁명에 대한 관심이 증폭되고 있다. 포노 사피엔스가 즉각적인 시장의 변화를 촉발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시장의 주인이 기업에서 소비자로 넘어가면서 그들은 자신들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인터넷에 올려 공유하고 소비 트렌드를 이끌고 있다.

최재붕 성균관대 기계공학과 교수는 "애플,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페이스북 등 포노 사피엔스를 소비 타깃으로 하는 세계 5대 기업의 시가총액만 3100조원에 달한다"며 "미디어소비 트렌드와 미디어의 역할이 변화하고, 이러한 시장에서 기업의 가치는 포노 사피엔스의 자발적인 '클릭(click)'에 의해 평가된다"고 언급했다.

이제 기존 제조기업 중심시대는 가고, 소비자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비즈니스 플랫폼 시장이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다는 것. 이에 따라 모바일 경제의 지속적인 성장이 예상되면서 기업들 간 경쟁은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주요 IT(정보기술)업체와 유통업체, 스타트업 등 업종과 규모의 구분 없이 모바일 플랫폼을 내놓고 있다.

기업들 간 경쟁이 격화됨에 따라 소비자들의 선택권은 더욱 확대되고 있다. 오프라인과 달리 모바일에서는 시간과 공간의 제약 없이 상품 및 서비스 비교가 가능하다. 앱 설치와 회원가입이 간편하게 때문에 특정 플랫폼에 의존하지 않아도 된다.

브랜드 컨설팅 전문업체 인터브랜드가 펴낸 '빅데이터를 움직이는 개인들이 온다, 당신의 시대가 온다'에 따르면 디지털 기기가 일반화되면서 개인은 전보다 더 많은 힘을 갖게 됐다. 소비자는 개인이자 새로운 미코노미(Me+Economy·개인이 중심이 되는 경제 생태계)의 중심이며 이제 구매자들은 스스로를 하나의 브랜드로 관리하고 있다는 것.

수많은 모바일 플랫폼이 난무하면서 이제 소비자들의 다양한 요구를 어떤 방식으로 충족시킬지가 기업의 생명력을 좌우하게 됐다.

최 교수는 "이같은 포노 사피엔스 시대에 기업들은 라이프 스타일의 미묘한 차이를 인지해야 한다"며 "빅데이터에 주목하고, 스토리를 만들고, 미디어를 활용하고, 플랫폼을 구축하고, 생태계를 생각해야 시장혁명시대 기업이 성공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이선애 기자 lsa@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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