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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tests] ‘치우, 오래된 역사병’ 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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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우, 오래된 역사병=중국 서주(西周)시대에나 문헌상에 등장하는 치우는, 한족을 대표하며 정의를 상징하는 황제에 맞서 반란을 일으켰다가 패하는 악의 상징이었다. 한데 20세기 후반에 갑작스레 역사적 기원을 달리하는 중화민족과 먀오족, 한국의 영웅적 조상으로 모셔지게 되었다. 치우는 신화전설상의 인물이지만 이는 가능하지 않다. 그렇다면 치우는 과연 누구의 조상일까 하는 의문은 당연히 역사적 논구(論究)의 대상이 된다. 그 경로와 배경은 물론 파급 효과와 의미, 정치적 속내까지 짚어볼 필요가 있다. 자국 내 정치적 갈등을 해결하기 위해 민족주의를 동원하려 해서는 동아시아의 평화를 해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중원 지역이 고대 한국인의 영토였다는 등 ‘화려한 부활’을 꾀하는 논거로 치우가 동이족으로 한국인의 조상이었다는 주장을 펴는 국내 유사역사학계의 주장이 자칫 중국 측 논리에 휘말릴 우려가 있기도 하다. 이제 치우라는 이름의 ‘역사병’에 대해 그 원인과 경과, 치유책을 살펴봐야 할 때라는 것이 이 책을 펴낸 이유다. (김인희 지음/푸른역사/2만원)

◆냉전의 과학=냉전의 개막을 알린 원자폭탄 개발과 핵 군비경쟁에서 정부의 엄청난 연구개발비가 낳은 현상인 군산복합체와 거대과학, 냉전시기의 제3세계를 풍미했던 개발 이데올로기, 그리고 냉전 과학기술의 군사화에 반발해 나타난 군사연구 반대운동과 그것이 이후에 미친 영향에 이르기까지, 이 책은 냉전시기 과학기술의 이야기를 미국을 중심으로 풀어놓는다. 미국의 과학사가인 저자는 방대한 문헌 연구를 바탕으로 여러 에피소드, 일화, 인물을 동원하여 국가권력을 유지하고 투사하는 데 과학기술이 하는 역할을 다루고 있다. 냉전은 막을 내렸지만 그것이 남긴 유산이 여전히 심대한 영향을 주고 있는 지금, 냉전시기 과학기술에 대한 반성과 성찰이 필요하다. 이 책을 통해 지난 70여 년 동안 과학기술 분야에서 일어난 중요한 제도적ㆍ조직적ㆍ이데올로기적 변화가 어떤 것이었으며, 그것이 오늘날의 과학기술과 정치경제에 어떻게 뿌리를 내리고 있는지를 확인할 수 있다. 1991년 소련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지만, 이후 초강대국을 자처하던 미국은 9.11 테러가 일어난 후 ‘테러와의 전쟁’을 선포했고 중국이 새로운 산업대국으로 떠오르면서 ‘G2’라 불리는 양강 체제가 고개를 들었다. 사드 배치와 북한 핵실험 문제로 긴장이 고조되는 지금, 이 책은 우리에게 과학기술과 과학자, 국가(권력)의 관계에 대한 진지한 질문을 던진다. (오드라 J. 울프 지음/김명진, 이종민 옮김/궁리/1만8000원)

◆철학의 사생활=너무나 당연한 것들에 대해서 의문이 들 때가 있다. 그러면 질문에 질문은 꼬리를 물며 무수히 머릿속에서 쏟아진다. 이 책은 일상의 질문 중 마흔아홉 개를 골라 철학자들의 답을 제시한다. 역사상 위대한 철학자들은 모두 사물의 본질을 알기 위해 질문을 했고 그 질문에 대한 해답을 찾기 위해 노력했다. 하지만 사실 그 질문과 해답은 일상과 동떨어져 있지 않았다. 이 책은 철학에서 시작하지 않고 일상에서 시작한다. 실생활에서 건져 올린 질문과 철학자의 대답이 넘나들어 자연스럽게 철학자가 일상에 대해 생각하는 법을 익히게 하겠다는 것이 편집의도다. 그래서 철학이 어렵지 않다. 오가와 히토시는 일본의 ‘시민 철학자’라 불릴 만큼 쉽고 재밌는 철학을 추구한다. 구체적인 사례를 제시하고 이에 대한 자신의 경험담과 견해를 풀어놓는다. 그는 철학이 삶 바깥에서 부유하지 않고 삶 속에서 생활과 조우함을 증명한다. (오가와 히토시 지음/박진열 옮김/라르고/1만4500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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