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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원 뇌물, '朴비자금' 의혹으로 비화…어디에 썼는지 초점

최종수정 2017.11.03 11:08 기사입력 2017.11.03 1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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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전 대통령

박근혜 전 대통령



[아시아경제 김효진 기자] 검찰이 박근혜정부 '문고리 3인방'인 이재만ㆍ안봉근ㆍ정호성 전 청와대 비서관으로부터 '박근혜 전 대통령의 지시로 국가정보원 특수활동비를 상납받았고, 박 전 대통령의 요구에 따라 돈을 전달하거나 사용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하면서 국정원의 청와대 뇌물상납 사건은 박 전 대통령의 비자금 의혹으로 비화했다. 검찰이 이ㆍ안 전 비서관의 구속영장 혐의사실에 박 전 대통령을 공모자로 적시한 만큼 박 전 대통령은 국정농단에 이어 또다른 뇌물 혐의자로 직접수사를 받게 됐다.

관심의 초점은 박 전 대통령 및 그의 지시를 받은 '문고리 3인방'이 상납금을 어디에 어떻게 썼느냐다. 일각에서는 이 돈이 청와대 직원들이나 각종 기관ㆍ단체에 대통령이 내려주는 격려금조로 쓰였을 가능성이 제기되는데, 이는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청와대에 깊이 몸담았던 한 관계자는 "청와대도 매년 90억원에 육박하는 특활비를 운용하는데 대부분 대통령의 격려금으로 이용된다"면서 "굳이 국정원에서 검은돈을 받아 그런 데 쓸 이유는 없다"고 말했다.

이런 탓에 법조계와 정치권 안팎에서는 박근혜정부 청와대와 국정원이 합작해 자행한 각종 정치공작ㆍ여론조작에 국정원 특활비가 투입됐을 것이란 관측이 고개를 든다. 특히 친정부ㆍ친박 보수단체의 왜곡된 여론활동과 관제시위를 지원하는 데 지출됐을 가능성을 의심하는 목소리가 높다. 당시 청와대와 국정원이 기업들을 동원해 친정부 단체를 지원했다는 이른바 '화이트리스트' 사건의 단초 또는 연장으로 여기는 시각이다.

청와대 상납 실무를 총괄한 것으로 의심받는 이헌수 전 국정원 기획조정실장도 사실은 화이트리스트 사건으로 검찰 조사를 받기 시작했다. 검찰 관계자는 "화이트리스트 사건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국정원 상납 정황을 포착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박 전 대통령의 정치자금 유용설도 고개를 든다. 국정원의 '청와대 여론조사 비용 대납' 사건이 이런 관측에 무게를 더한다. 검찰과 정치권에 따르면 박근혜청와대는 지난해 4ㆍ13총선을 앞두고 이른바 '진박 감별용' 여론조사를 비공개로 여러차례 실시했는데, 조사 업체에 줘야 할 대금을 제 때 주지 못하고 미루다가 국정원에서 별도로 5억원을 받아 같은 해 8월께 지불했다.

청와대와 당시 새누리당 일각이 밀어붙인 '진박 마케팅'에 거액의 혈세가 매우 은밀하고도 적극적으로 유용된 셈이다. 따라서 박 전 대통령의 지시 또는 묵인에 따라 총선 전후로 정치권 일각에 국정원 뇌물이 흘러들어갔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이 같은 분석ㆍ관측과 함께 국정농단에 돈이 쓰였을 것이란 지적도 제기된다. 박영수 특별검사팀과 검찰의 국정농단 수사에서 밝혀졌듯이 박 전 대통령 시절에는 그 이유와 배경을 밝힐 수 없는 '유령손님'이 청와대에 불법적으로 드나들었고, 이들이 벌인 각종 비위에 문제의 돈이 경비로 투입됐을 가능성이 있다. 특히 박근혜정부 청와대 부속실 기능의 상당부분이 '비선실세' 최순실씨를 위해 가동됐고 안 전 비서관이 최씨를 사실상 '전담 관리'했던 터라 최씨 및 그의 측근그룹으로 상당액이 흘러들어갔을 것이란 추론은 설득력이 있다는 분석이다.

한편 검찰은 3일 오전 이ㆍ안 전 비서관을 구속했다. 법원은 "죄를 범했다고 의심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고 증거인멸의 염려가 있다"며 검찰이 신청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이들은 2013년부터 국정농단 사건이 불거진 지난해 7월 무렵까지 국정원 고위 간부들로부터 매월 1억원씩, 총 40억원 정도의 국정원장 특수활동비를 수수한 혐의를 받는다. 남재준ㆍ이병기ㆍ이병호 전 국정원장, 조윤선ㆍ현기환 전 청와대 정무수석 등 다른 연루자들에 대한 조사도 임박했다.



김효진 기자 hjn2529@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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