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니, 한국형전투기 올해 하반기 분담금 1389억원 미납 확인

방사청이 제출한 2017년 9월 28일 기준 KF-X 인니 분담금 입금관리 현황.(제공=김종대 의원실)

[아시아경제 이설 기자] 한국형 전투기(KF-X) 연구개발사업의 공동투자·개발국인 인도네시아 정부가 2017년도 하반기 분담비용 1389억 원을 기한이 지난 1일 현재까지 납부하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앞서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김종대 정의당 의원은 지난 9월 27일 "인도네시아 정부가 우리 정부에 KF-X 분담비용 납부가 어렵다는 의사를 전달했다"며 "정부 차원의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한 바 있다.

이에 방사청은 당시 "10월까지 분담금이 계획대로 이행될 수 있도록 인도네시아 정부와 협조 중에 있다"고 설명했다. 또 4월 분담금 납부가 계획대로 이행돼 사업이 정상진행 중이고 인도네시아 정부로부터 분담금 납부가 어렵다는 공식 통보를 받은 바 없다고 반박했다.

하지만 1일 "현재 인도네시아 정부가 분담금 1389억 원을 납부하지 않음에 따라 앞선 지적이 사실로 판명 났다"는 김 의원의 문제 제기에 방사청은 "올해 납부기한을 넘긴 것은 사실"이라고 수긍했다.

KF-X 공동투자·개발 사업은 2008년 8월 우리 정부가 11개 국가에 비공식적으로 투자 의사를 타진하고 인도네시아가 유일하게 답변을 보내오며 시작됐다. 투자금은 KF-X 총사업비 8조8000억 원 중 에이사(AESA) 레이더 연구개발비와 사업진행비 등을 제외한 7조5000여억 원을 한국 정부 60%, 인도네시아 정부 20%, 한국항공우주산업(KAI) 20%로 분담하는 구조로 이뤄져 있다.

방사청이 제출한 KF-X 연구개발 분담금 현황.(제공=김종대 의원실)

하지만 실 계약은 양국 정부가 아니라 인도네시아의 공기업인 PTDi(PT Dirgantara Indonesia)와 한국 측 체계개발 업체인 KAI 간 체결됐다. 인도네시아 분담금이 기한 내에 납부되지 않으면 개발비의 40%를 KAI가 고스란히 떠안게 되는 구조다.

현재 KAI는 수리온 헬기 감사를 시작으로 이전 경영진의 비리 의혹 등으로 자금 유동성 부족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에 김 의원은 "분담금 납부 지연 사태가 장기화 될 경우 KF-X 사업에 심각한 차질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또 "최첨단 기술을 요하는 연구개발사업은 자금의 적시 조달이 중요하기 때문에 특단의 대책이 마련되지 않는 한 KF-X 사업 자체가 파행에 이를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며 "지역 경제와 항공 산업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정부가 주도적으로 대책 마련을 강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방사청은 10일 이후 문재인 대통령이 인니를 방문할 때 양국 정상 회담 간 의제로 상정할 계획을 김 의원에게 보고했다. 방사청은 "(인니 측에서는) KF-X 사업이 2대 국책사업 중 하나이기 때문에 이쪽으로 예산을 최대한 끌어서 배정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들었다"고 설명했다.

이설 기자 sseol@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