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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스인줄 알고 원샷"…사람 잡는 푸드 화장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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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드 콘셉트 화장품 주의보…5세 아이 둔 부모, 주스로 착각해 음용
유명 무실한 '사용상 주의사항'…뒷면 제품 설명란에 1㎜ 크기로 적혀
관련 법도 없고 정부도 나몰라라…일각, 업체 자율에 맡긴 상황 지적


아모레퍼시픽은 지난 6월부터 해피바스 주스 스무디 바디워시 제품 캡 윗부분에 경고문구를 담아 제품을 생산 중이다. 실제 음료 제품과 유사한 패키지, 질감, 향 등으로 인해 오인할 수 있는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회사측은 설명했다.

아모레퍼시픽은 지난 6월부터 해피바스 주스 스무디 바디워시 제품 캡 윗부분에 경고문구를 담아 제품을 생산 중이다. 실제 음료 제품과 유사한 패키지, 질감, 향 등으로 인해 오인할 수 있는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회사측은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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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호윤 기자] 직장인 황인정(가명) 씨는 최근 남편이 회사 워크숍에서 경품으로 받아온 스무디 콘셉트의 바디워시만 보면 화가 난다. 스무디인 줄 알고 5~6세 자녀들에게 따라줘 마시게 한 기억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겉면에 영어로 바디워시라고 적혀있지만, 무심코 흘려보면 영락없는 스무디, 주스다.

그는 "바디워시를 삼킨 아이들에게 뱉으라고 한 후 119에 의료 상담까지 했다"며 "이것은 명백한 기업 책임"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119측은 다행히 바디워시에 독성 성분이 없어 물로 수시로 게워내라고 했다"며 "'먹지 마시오'라는 경고 문구는 보이지도 않는 크기의 검정 글씨로 뒷면에 적혀 있었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푸드 콘셉트의 화장품들의 안전 장치가 전무해 대책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실제 음식과 혼동할 정도로 유사한 겉모습에 음용하는 안전사고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지만, 제품에는 간단한 '경고문구' 조차 식별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31일 아시아경제가 시중에서 유통, 판매되고 있는 대표 푸드 콘셉트의 화장품 8종(해피바스 '비어스파 바디워시'ㆍ'쥬스 스무디 바디워시', 에뛰드하우스 '버블티 슬리핑팩', 스킨푸드 '슈가 토핑 마스크'ㆍ'오일 필링 마일드 젤', 어퓨 '팩플러리'ㆍ'그뤼에르 치즈 크림')을 조사한 결과, '먹지 마시오'라는 경고문구는 제품 설명과 함께 뒷면에 적혀 있어 '위험'을 인지하기 어려운 상황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 제품들 중 30~40%는 '사용상 주의사항'에 '마시지 마시오'라는 표기도 돼 있지 않았다.
시중에서 유통, 판매되고 있는 대표 푸드 콘셉트의 화장품 8종.(사진= 조호윤 기자)

시중에서 유통, 판매되고 있는 대표 푸드 콘셉트의 화장품 8종.(사진= 조호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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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스인줄 알고 원샷"…사람 잡는 푸드 화장품 원본보기 아이콘

푸드 콘셉트의 화장품들은 '푸드메틱'(푸드+코스메틱) 등 신조어를 유발하는 등 재미를 더한 마케팅 기법으로 주목받았다. 하지만 소비자 안전에는 대부분 소홀했다. 발사믹 오일, 쥬스 스무디, 꿀, 아이스크림, 버블티 등 시중에서 판매하는 식음료 및 디저트 콘셉트를 차용한 제품들은 어린이는 물론 성인들도 인지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정부도 수수방관하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 관계자는 "모든 물질을 표시할 수 없다"며 "대신 보관 및 취급시 주의사항에서 유아, 소아의 손에 닿지 않는 곳에 보관하라 등이 써져 있다"며 소비자 주의를 요구했다.

관련 법도 전무하다. 화장품법 시행규칙에서는 사용시 주의사항을 담으라고 규정하고 있지만, 어떤 내용을 담아야 하는 지는 업체 자율에 맡긴 상황이다.
아모레퍼시픽은 지난 6월 해피바스 주스 스무디 바디워시 제품 뒷면의 경고문구를 보다 확대해 생산 중이다. 실제 음료 제품과 유사한 패키지, 질감, 향 등으로 인해 오인할 수 있는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회사측은 설명했다.

아모레퍼시픽은 지난 6월 해피바스 주스 스무디 바디워시 제품 뒷면의 경고문구를 보다 확대해 생산 중이다. 실제 음료 제품과 유사한 패키지, 질감, 향 등으로 인해 오인할 수 있는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회사측은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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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모레퍼시픽은 지난 6월 실제 음료 제품과 유사한 패키지, 질감, 향 등으로 인해 오인할 수 있는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 자사 브랜드 해피바스 '주스 스무디 라인'의 안전 문구 크기를 확대, 캡부분에 주의 문구를 추가했다. 하지만 시중에는 안전문구 도입 전 제품이 여전히 유통 중이다.

아모레퍼시픽은 "고객들께 참신한 이미지로 다가가기 위해 실제 음료를 콘셉트로 제품 네이밍부터 패키지, 향 등을 반영해 출시했다"며 "하지만 실제 음료로 착각을 일으킬 수 있다는 우려에 따라 제품 출시부터 제품의 패키지 상자, 제품 뒷면, 홈페이지 등 주의사항에 '먹지 마세요'라는 음용 주의 문구를 기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에이블씨엔씨 측은 "현재까지 사고 접수 문의는 없었다"며 "소비자들이 오인하는 일이 없도록 음용금지 문구를 잘 보이는 곳에 넣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시중에서 판매되고 있는 떠먹는 요거트 콘셉트의 수입 화장품. 사용상 주의사항은 뒷면 제품설명과 함께 1mm 크기로 적혀 있다. 아비노를 전개하는 존슨앤드존슨측은 "제품에 붙어 있는 라벨의 경우, 용기가 작아 떼어내는 라벨을 사용했다"며 "한 면을 떼어 내면 그 안에 추가 정보가 담겼다"고 설명했다.(사진= 조호윤 기자)

시중에서 판매되고 있는 떠먹는 요거트 콘셉트의 수입 화장품. 사용상 주의사항은 뒷면 제품설명과 함께 1mm 크기로 적혀 있다. 아비노를 전개하는 존슨앤드존슨측은 "제품에 붙어 있는 라벨의 경우, 용기가 작아 떼어내는 라벨을 사용했다"며 "한 면을 떼어 내면 그 안에 추가 정보가 담겼다"고 설명했다.(사진= 조호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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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호윤 기자 hodo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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