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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체 핵무장론의 진실]①핵탄두 만들 수 있어도…선결 과제 '산더미'

최종수정 2017.10.30 10:40 기사입력 2017.10.30 1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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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YT, 한국이 핵탄두 4300개 이상 만들 수 있다고 보도했지만

이미지=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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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가 핵탄두 4300개 이상을 제조할 수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하면서 그 실현 가능성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북한이 핵을 포기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는 상황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국빈 방문을 앞두고 한국 내에서 자체 핵무장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를 위해선 선결해야 하는 과제들이 산적해 있어 가능성은 낮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NYT는 28일(현지시간) 한국이 보유한 24개 원자로에서 나오는 재처리 물질에서 플루토늄을 추출하면 핵탄두 4300개 이상을 제조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실제로 우리나라가 운영 중인 원자력 발전소 24기에서 확보한 폐연료봉을 재처리할 경우 막대한 양의 플루토늄을 얻을 수 있다. 플루토늄은 핵무기의 주요 원료다. 또 우리나라는 이미 천연 우라늄에서 핵무기 제조에 쓰이는 '우라늄 235'를 고순도로 농축하는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여기에 기폭장치와 제반시설을 갖추는 데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는다는 점을 감안하면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핵무기를 손에 넣을 수 있다는 결론에 도달한다. NYT는 "6개월 만에 핵무기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는 서균렬 서울대 원자핵공학과 교수의 말도 소개했다.

하지만 기술력을 가지고 있다고 해서 '마음만 먹으면' 핵탄두를 만들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우선 우리나라는 핵확산금지조약(NPT)에 가입한 국가로, 핵연료로 사용 가능한 플루토늄은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관리를 받고 있다. 원전에서 나오는 플루토늄 양을 신고하도록 돼 있는 것이다. 핵무기 개발에 나서려면 NPT를 탈퇴해야 한다. 하지만 이 과정이 쉽지 않다.

NPT 10조 1항에는 "본 조약상의 문제에 관련되는 비상사태가 자국의 지상이익(supreme interests)을 위태롭게 하고 있음을 결정하는 경우에는 탈퇴할 수 있는 권리를 가진다"고 돼 있다. 현재의 북핵 위기가 '비상사태'이며 '국가의 지상 이익을 위태롭게 하는 경우'라고 해석될 수 있는지가 관건인 셈이다. NPT에서 탈퇴하고 싶으면 조약 체결국 모두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3개월 전에 통보하고 비상사태에 대한 설명을 해야 한다.

이것이 받아들여지면 일본과 대만 등 동북아 각국의 핵무장으로 이어질 우려도 있어 실제 한국의 NPT 탈퇴는 쉽지 않다는 게 지배적인 분석이다. 현재까지 NPT 탈퇴 선언을 한 국가는 북한뿐이며 NPT는 아직까지 이를 공식 인정하지 않고 있다. 핵무기를 만들려면 북한처럼 일방적으로 NPT 탈퇴를 선언해야 하는데 이 경우 국제사회의 제재와 한미동맹의 균열까지도 감수해야 하는 셈이다.
핵탄두를 만들어도 이를 실어 보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기술을 갖추지 못하면 지근한 거리의 북한에는 효과가 있을지라도 다른 나라와는 전쟁 억제를 위한 '공포의 균형(balance of terror)'을 이루는 데 한계가 있을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우리나라의 ICBM 기술력은 우주발사체 기술을 통해 알 수 있는데 지난 2013년 성공한 '나로호(KSLV-1)'의 발사체는 러시아에서 도입한 것이었다. 우리나라는 순수 국내 기술로 만든 '한국형우주발사체'를 2020년까지 완성한다는 계획이다.


김철현 기자 kc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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